그런 사람 다 우리사회에 있어야 할 사람이라고 얘기하잖아요. 여러분도 다 그런 사람 좋다고 그러잖아요. 그런데 왜 그런 사람 좋다면서 자기는 그렇게 되기가 싫어할까? 일은 조금 해놓고 많이 했다 이러죠. 그리고 스님한테 “이거 언제까지 해야 됩니까?” 이래요. 그리고 못된 일은 많이 해놓고 조금밖에 안했네요. 이런단 말이오. 그러니 우리가 지금 뒤집어져 있다. 거꾸로 인생을 살고 있다. 그래서 전도몽상이다. 이렇게 말한다.
우리가 자연이 만들어준 은혜를 모른다. 자연이 얼마나 우리들에게 많은 이익을 주는지를 우리가 모르죠. 그러니까 사람의 은혜만 모르는 게 아니라 자연의 은혜를 모르는 거요. 천지만물의 은혜를 모르는데서 온 게 뭐요? 환경파괴란 말이오. 엄청나게 자연이 우리들에게 이익을 주는데도. 안중에 없죠. 왜? 노동가치설에 빠져서. 북한에서 왜 한반도가 같이 붙어 있는데 맨날 “올해는 홍수 때문에 농사 망쳤다.” “올해는 가뭄 때문에 망쳤다.” “올해는 홍수 때문에 망쳤다.” 요즘 맨날 그러잖아. 왜 그럴까?
거기만 특별히 비가 많이 오거나 비가 적게 왔을까? 아니에요. 땔감이 없다고 산에 나무를 하나도 없이 다 베어서 민둥산이 되었어. 경제가 안 되니까 석탄이 공급이 안 되니까. 그다음에 먹을 게 없으니까 산꼭대기까지 전부 땅을 파서 개간을 해서 비만 조금만 오면 홍수가 지고, 비만 조금만 안 오면 가뭄이 들고. 산에 나무가 있을 때 나무 그거 베어서 팔았을 때 돈 얼마 되느냐? 이것만 갖고 살림자원에 대한 계산을 하는데,
그 숲이 물을 저장하고, 물을 저장해서 홍수를 막고 가뭄을 막는 그것은 지금 우리나라에서 막은 그 모든 땜들하고 비유가 안 될 정도로 많다. 그거 아무도 자산이라고 생각 안하잖아요. 그러니까 그것을 다 베어내도 손실로 계산 안하고, 그거 있는 것도 자산이라고 계산을 안 하니, 자산이 아니니까 다 베어버리지. 이렇게 자연이 우리에게 주는 갖가지 은혜를 모르고 있단 말이오.
지금 동강댐 같은 것도 간척지 같은 거 우리 생각해보면 갯벌 아무 천하 쓸데없이 바닷물이나 왔다 갔다 하고 물이면 물이 담겨 있든지, 땅이면 땅이든지 이건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니고 천하 쓸데없는 땅이오. 그러니까 막아서 논하는 것은 어때요? 엄청나게 잘하는 짓이라고 생각했지만, 지금 갯벌이 우리에게 주는 이득이 거기에서 농사지어서 주는 이득보다 더 많다. 이런 것이 요즘 되면서 간척사업을 할 필요가 있느냐? 논쟁이 되죠.
이게 우리들의 어리석음이란 말이오. 환경파괴는 여기서 오는 거요. 기본적으로는 많이 생산해서 많이 쓰는 게 잘 사는 거다. 이런 헛된 생각과 그 다음에 실제로 우리들의 갖가지 은혜를 주는 것을 몰라서 스스로 자기 몸을 파괴하듯이 즉, 제 손으로 제 눈을 찌르듯이 이렇게 해서 온 결과다.
부부간에도 다 마찬 가지오. 신혼부부가 서로 이익을 보려고 “저 남자하고 결혼하면 어느 정도 이익을 볼까?” 이것 때문에 선을 30명씩 50명씩 보는 거 아니오. 뭣 때문에 30명 50명 봐요. 학벌에다가 인물에다 뭐에다 뭐에다. 친구는 의리만 갖고 사귀고, 동업자는 신용만 갖고 하죠. 그런데 이 마누라나 남편은 얼굴도 봐야 되고, 가문도 봐야 되고, 신용도 봐야 되고, 그죠? 의리도 봐야 되고, 성격도 봐야 되고, 종합적으로 다 좋아야 돼. 그런데 그런 사람 지 꼬라지에 쉽게 걸릴까? 그러니 못 만나 괴롭고.
그래서 종합점수가 땡! 해서 100점짜리 신랑이나 여자를 만났다. 하면 “마누라 하나 잘 얻었다.” “신랑하나 잘 만났다.” 이러지마는 그 잘난 남자, 그 종합점수가 좋은 그 남자를 나만 좋아할까? 딴 여자도 좋아할까? 딴 여자도 좋아하겠지. 다 주위에서 여자가 들끓고, 그래서 질투심이 생기고, 바람피우면 “안녕히 계십시오.” 하면 끝나죠.
왜 “안녕히 계십시오.” 못할까? 지 꼬라지 어디 가서 그런 남자를 만나? 죽을 때까지 질투심가지고 거기 목매달고 미워하면서 원망하면서 살아야 되고, 그 속에 자식 낳으니까 애 말 안 듣고. 요렇게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나고 돌고돌고 돌고돌고, 이게 육도윤회요.
여러분들 젊을 때 “내 이생은 달라질 거야.” 하지만 나는 딱 알 수 있어. 넌 어이될지. 넌 어떻게 될지. 넌 어떻게 될지. 그거 뭐, 콩을 심어봐야 뭐가 되느냐? 콩 밖에 안 돼. 절대 팥이 안 돼요. 그런데 문제는 팥이 되려면 팥이 될 만한 씨앗을 심든지, 그렇지 않으면 지가 콩씨면 결과도 콩 나올 줄 알든지 둘 중에 하나에요. 늘 인생은.
지은대로 받든지,
그렇게 받기 싫으면
다른 인연을 짓든지.
그런데 우리는
그런 인연을 짓기는 싫고,
받기도 싫고,
그러니 괴로울 수밖에 없죠.
늘 억울하고 분하고,
죽을 때까지 여러분들은
내가 왜 이렇게 되었을까?
부모 잘못만나 이렇게 되었나?
전생에 죄가 많아서 이렇게 되었나?
하나님이 나만 미워하시나?
이렇게 생각하고 살다 죽는다니까.
사위성 사바티라고 하는 도시에 한 가난한 여인이 있었는데, 즉 구걸을 하는 여인이었어요. 구걸을 하는 여인인데, 사람들이 웅성웅성하고 굉장해요. 축제가. 그래서 물어봤어. “무슨 일이오?” 이렇게 물으니까 “아이, 당신 그것도 모르요?” 이 성에 지금 부처님이 오셨다는 거요. 부처님이 오셔서 이 나라 왕이 석 달 동안 부처님께 갖가지 공양을 올리고, 만개나 되는 등을 정상에 켜서 숲에다 공양을 올린다는 거요. 그러니까 사람들이 축제분위기란 말이오.
그래서 이 여인이 생각하니, “아, 참 왕은 좋겠다. 과거에 복을 많이 지어서 이생에도 또 복 받고, 이생에 또 저렇게 부처님께 공양을 올리면 다음 생에 또 복 받겠지. 그런데 나는 지난 생에 복을 못 지어서 이 생에 가난해지고, 가난하다고 또 아무것도 못하니 다음 생에 또 가난할 거고. 그래서 나도 복 좀 지어야 되겠다. 이렇게 해서 길가는 사람에게 구걸을 해서 동전 두 닢을 얻었어.
그것을 가지고 기름집에 가서 기름을 달라고 그랬어. 그랬더니 기름집 주인이 이렇게 보니까 그 여자는 기름 살 여자에요? 아니에요? 아니죠. 그 여자가 급한 건 지금 음식이란 말이오. 굶어죽는 여자가 기름가지고 뭐해요? 그래서 “뭣 때문에 기름 살려고 그러냐?” “부처님께 기름 올리려고 기름사려고 한다.”는 거요. 그러니 그 주인이 감동을 해서 두 배를 줬어. 그래서 불을 켜서 가져가면
자, 왕이 만개의 등불을 켰다면 이 여인이 가져간 조그마한 등은 켤 자리가 있을까? 없을까? 켤 자리가 없겠죠. 편한 데는 다 켰겠지. 우리나라 식으로 표현하면 어느 부분이 좀 안 켜졌을까? 아마 뒷간 쪽이 좀 안 켜졌을 거 같아. 그죠? 딴 데는 다 켜고 변소 쪽에, 옛날 시골 변소 가는 쪽에 그것은 안 켰을 거 같아. 그런데다가 불을 켜놨어.
잘 때 되어서 불을 다 껐어. 그런데 불이 환할 때는 이게 안보였는데 다 끄고 들어가려는데 저기서 조그마한 불이 반짝반짝 한단 말이오. 왠 불을 저기 켜놨나 해서 아난존자가 가서 껐는데 불이 안 꺼지는 거요. 훅~ 해도 안 되고, 이래도 안 되고, 그러니 부처님이 나오셔서 하시는 말씀이 "아난다여, 부질없이 애쓰지 말아라. 그것은 가난하지만 마음착한 여인의 넓고 큰 소원과 정성으로 켜진 등불이다. 그러니 결코 꺼지지 않을 것이다. 그 등불의 공덕으로 그 여인은 오는 세상에 반드시 성불할 것이다."
그 여인이 등불을 켜놓고 뭐라고 그러냐하면 "저도 부처가 되게 하여 주십시오." 이렇게 기도를 했다. 그러니까 그 여인의 기도가 그대로 성취되어서 다음 생에 그 여인은 반드시 성불할 거다. 이랬단 말이오. 이 말을 전해들은 프라즈나대왕은 부처님에게 여쭈었다. “부처님 석 달 전에 부처님과 스님들께 큰 보시를 하고, 수천 개의 등불을 켰습니다. 저에게도 미래의 수기를 주십시오.”
부처님은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다.
『불도란 그 뜻이 매우 깊어 헤아리기 어렵고, 알기 어려우니 깨치기 어렵소. 그것은 하나의 보시로서 얻을 수 있는 것이기도 하지만 백천의 보시로도 얻을 수 없는 경우가 있소. 그러므로 불도를 얻기 위해서는 먼저 여러가지로 보시하여 복을 짓고 좋은 벗을 사귀어 많이 배우며 스스로 겸손하여 남을 존경해야 합니다. 자기가 쌓은 공덕을 내세우거나 자랑해서는 안 됩니다. 이와 같이 하면 뒷날에 반드시 불도를 이루게 될 것이오.』
왕은 속으로 부끄러워하면서 물러갔다.
스님이 이렇게 조작한 거 아닙니다. 경전에 있는 내용이에요. 하나를 보시하고도 불도를 이룰 수도 있고, 백천을 주고도 이룰 수 없다. 이게 부처님이 하신 말씀이오. 누가 이렇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요즘? 대통령이나 부자 앞에서 누가 이렇게 말할 수 있을까요? 요즘 스님들이? 나도 못할 거요. 돈 끊길까 봐 겁이 나서. 그러니까 “아, 정말 이분은 위대하신 분이구나.” 이 눈이 바로 뜨여진 자가 아니고는 이렇게 어떻게 얘기할 수 있겠어요.
이런 글을 여러분들이 지금까지 내가 설명한 거 없이 읽으면 이게 무슨 소리인지 사실 잘 몰라요. 그러나 “가난한 여인이 정성을 들여서 기도를 했더니 성취가 되었다는 얘기구나.” 이렇게 생각하지. 지금까지 내가 설명한 이런 배경을 다 세상의 이치의 배경을 알면 부처님께서 이렇게 말할 수밖에 없겠지. 가난한 여인은 그 동전 두 닢이 뭐요? 그의 전 재산이죠? 임금은 이렇게 공양을 올렸다 하더라도 그것은 그의 재산의 만분의 1도 안 될 거고. 또 그게 그의 재산이에요? 그렇게 부처님께 올리면 모자라면 뭐하면 됩니까? 세금 거둬드리면 되죠. 그럼 부처님께 공양은 누가 올린 거요?
그러면 미안한 줄 알아야지. 뭐라고? 지가 “나는요?” 이런다고. “야, 너는 안 돼.” 그래서 뒤에 뭐라고 그랬어요?
공덕을 내세우거나
자랑해서는 안 됩니다.
말이 부드럽지만 정말 하나하나 뼈가 있는 얘기란 말이오. 이게 세간의 구조를 훤하게 알고 계시니까 이렇게 아주 간단하게 얘기가 나오는 거요. 여러분들이 우리가 쓴 이 삶의 길이 어떤지를 알고, 이 모순을 극복하기 위해서 경전을 읽으시면 경전은 만화책보는 것 보다 더 재미있고, 소설책 읽는 것 보다 더 재미있고 더 쉽습니다.
그러나 여러분들이 우리들이 나아가는 삶의 길의 모순을 알지 못하고, 그 색안경을 끼고 경전을 읽으면 도대체 무슨 소리인지 알 수가 없고, 설령 안다하더라도 이게 무슨 큰 사상이 있어 보입니까? 없어 보입니까? 이게 뭔 큰 사상이 있어 보여? 국민학생 놔놓고 하는 얘기요.
중국에 불교가 들어와서 많은 탄압을 받다가 남북조시대 말엽에 불교가 중국에 싹 국교가 되었습니다. 특히 남쪽에 양나라에는 불교가 아주 융성했어요. 무제가 불교를 옹호했어요. 왕이 명령을 내려서 절을 수천 개를 방방곡곡에 짓고 탑을 세우고 그리고 스님들 몇 천 명을 머리를 깎여 뒷바라지를 했단 말이오.
그러니까 모든 불교인들이 “와, 호법의 왕이 태어나셨다. 전륜성왕이 태어났다. 아쇼카왕이 중국에 다시 태어나셨다.” 이렇게 해서 법왕이라고 존경을 했단 말이오. 임금이 행차를 하면 뒤에 스님들이 고승 수십 명이 양쪽 날개처럼 시녀처럼 호위를 했단 말이오. 그리고 그는 온갖 경전을 번역을 하고 칭송이 자자했죠.
그런데 인도에서 달마라고 하는 한 스님이 중국 땅에 도착했다. 인도에서 고승이 왔다 하니까 모셔야 될 거 아니오. 그죠? 왕궁에 모셔서 극진하게 진수성찬으로 대접을 했단 말이오. 그리고 자기 얘기를 쭉 해서 뭐도 하고 뭐도 하고 뭐도 하고 뭐도 하고 뭐도 하고 이래서 딱 얘기한 뒤에 이 사람과 똑같이 물었어요. “대사, 이만하면 내 공덕이 어떻소?” 이랬어요. 이렇게 까지 해서 내 공덕이 얼마나 많이 되겠냐? 달마대사가 “무!” “없어!” 이랬어. 화가 날까? 안 날까? 화가 나겠지. 칼을 빼서 모가지를 쳐버렸으면 좋겠지만 그래도 옆에 승려들이 있고 그렇게 할 수도 없잖아.
또 자기도 불법을 알아요? 몰라요? 알지. 그래서 왕이 물었어요. “야, 너 누구니?” 이랬어. “후아유” 이랬단 말이오. 흉내를 내서. 그랬더니 달마대사가 “아이 돈 노우” 이랬어. 그러니 양무제가 얼마나 화가 나겠어. 씩씩대면서 당장 죽여 버리려고 그랬는데 말렸어요. 그 왕의 스승이 엄청나게 말렸어요. 그래서 안 죽이고 목숨만 부지 되어서 쫓겨났어요. 그래서 양자강 건너 강북으로 갔단 말이오.
중국에 불교가 굉장히 흥황 하다는데 달마대사가 와서 봤을 때 중국불교는 이런 불교였어. 면벽 9년이라고 그러죠? 여러분들 벽만 쳐다보고 9년 있었다. 믿어요? 안 믿지. 설령 그랬다면 미친놈이지. 면벽 9년이라는 게 뭐냐? 온갖 사람이 와서 묻는데 다 이런 식이란 말이오. 다 뭐 달란다 말이오. 인도에서 왔다니까 “산스크리트어 좀 가르쳐주세요.” “경전 좀 번역해주세요.” “달마권법 좀 가르쳐주세요.” “호흡은 어떻게 합니까?” “기는 어떻게 돌립니까?” “신통 좀 알려주세요.” “주력 좀 알려주세요.”
전부 뭘 하나 얻겠다고 줄을 서서 물었단 말이오. 대답할 가치가 있어요? 없어요? 없어. 말을 안했어. 9년 동안 말을 안했다는 거요. 상대를 안했다는 거요. 새소리 듣듯이 그냥 가만히 놔놨죠. 중생은 어차피 그렇게 헛소리를 짓거리니까. 만 명이 잠꼬대한다고 깨어있는 사람이 대적을 합니까? 안하지? 아이고, 쯧쯧쯧. 이러고 그냥 두지.
그런데 이렇게 얻으러온 사람은 안주면 갑니까? 그래도 계속 있습니까? 안주면 가지. 성질 급한 놈은 그냥 씩씩대고 갈 거고, 혹시나 하는 놈은 한 1~2년 기다리다가 갈 거고,
상놈은 가진 게 없잖아요. 그래서 보리쌀을 한 가마 집에 있는 것을 지게에 짊어지고 피난길에 나서고, 양반은 돈이 많으니까 딱 봐서 제일 값어치 있는 금화를 한주머니에 넣어 피난을 갔는데 같이 가게 되었어.
양반이 쌍놈을 보니까 불쌍하죠. “야, 이런 전쟁판국에 그 무거운 거 값도 안 나가는 거 그것을 왜 짊어지고 가느냐? 머리가 그렇게 안 돌아가니 너 평생 그렇게 종노릇하지.” 그래서 길을 갔는데, 다 피난을 가버리고 중간에 밥 사먹을 때가 없어졌어. 그래서 저녁때가 되었는데 쌍놈은 땀을 뻘뻘 흘리고 기우뚱기우뚱 이렇게 걸어가고, 양반은 털렁털렁털렁 이렇게 걸어갔단 말이오.
저녁이 되니까 쌍놈은 거기서 보리쌀을 한 움큼 내서 밥을 했단 말이오. 양반은 냇가에서 머리감고 씻고 있었단 말이오. 밥 때가 되었으니 밥 먹으라 소리를 해야 되겠죠. 그런데 밥 먹으라는 소리를 아나는 거요. 괘씸하죠. 조선의 예법에 밥 먹을 때는 개도 같이 먹는데, 쌍놈이라 참 할 수 없죠. 괘씸하기 이를 데 없지만, 쌍놈이니까 “짜식, 너 두고 보자. 내일 되어서 내가 진수성찬으로 먹을 때 너 국물도 없다.” 이렇게 생각하고 배는 꼬르륵 꼬르륵하지만 참고 그냥 잤어.
이튿날 가는데 다 도망가 버리고 아무도 없는 거요. 그래서 또 저녁때가 되어서 힘이 빠져서 허기가 져 죽겠는데 또 밥해서 지 혼자 먹는단 말이오. 그래서 오늘도 또 안 줘. 그래서 얻어먹을 게 아니라 “야, 내가 동전 한 닢 줄 테니까 너 보리쌀하만 나한테 팔아라.” 그랬어. 금화 한 닢이면 보리쌀을 5가마를 살 돈인데, 그냥 선심 써서 어때요? 5배로 탁 쳐줬어.
상놈이 들은 채도 안하는 거요. 그래서 기분이 팍 나빴어. “이 자식이 전쟁 통이라고 야, 이것도 뺀다. 5배를 쳐줬는데도 더 받으려고 큰소리친다.” 이렇게 생각이 되니까 괘씸하잖아 그죠? “짜식, 내일이면 후회할 거야. 치워버려라. 임마. 오늘 저녁에 지나면 됐어.” 이러고 잤다.
일어나 또 길을 가는데 또 아무것도 없는 거요. 이제는 눈앞에 침침하니 걷기도 힘들어. 그런데 또 이놈은 자기 혼자 해먹는 거요. 그러니 동전을 5닢을 꺼내서 탁 줬단 말이오. 주면서 하는 소리가 “야, 보리쌀 반가마마 팔아라.” 주기는 5배주고 받기는 반만 받겠다고 그랬어. 왜? 받기는 다 받고 자기는 안주나 싶어서. 그런데도 이놈이 입을 다물고 가만히 있는 거요. 그래서 양반이 화가 팍 나는 거요.
“이 나쁜 놈의 자식, 너 그렇게 폭리를 취하면 너 전쟁 끝나고 보자. 관가에 고발해서 넌 당장 능지처참이야.” 씩씩댔어. 그래도 어떻게 해? 힘으로도 못 이기겠고, 지금은. 그래서 잤어. 내일이면 해결이 될 거라고 생각했어. 내일 아침에 또 길을 가는데, 아이고 이제 오히려 누가 앞에 갑니까? 내 뒤에 따라오던 상놈이 뒤뚱뒤뚱하면서 앞에 가고 양반은 구부정해서 뒤따라간단 말이오.
저녁이 되었어. 이제 죽겠는 거야. 그래서 동전을 한주머니 반을 탁 잘라서 “야, 이거 반줄 테니까 너 나한테 한말만 팔아라.” 이랬어. 수백 배 준 거요. 그런데도 상놈이 말을 안 들었어. 그러니까 양반이 그 허기진 속에서도 화가 불같이 오르는 거요. “넌 정말 인간이 나쁜 놈이다. 너 그러니까 상놈이라고 그러는구나.” 이러면서 조상까지 들먹여가면서 악을 악을 쓴 거요.
너 같은 놈 지옥 갈 거라고 이러면서. 이튿날 또 길을 가는데 양반은 정신이 오락가락하면서 이렇게 가고 쌍놈은 뚜벅뚜벅해서 갔어. 겨우 양반이 쌍놈이 가는 길을 따라왔는데, 그때 양반이 이제 기가 푹 꺾여서 "여보게, 내 이거 동전 다 줄 테니까 밥한 그릇만 주오." 이랬어. 그런데 상놈이 안 말도 안했어. 화나겠죠. 이 한줌의 금을 다 주겠다는데 밥 한 그릇도 안 주는 거요. 저게 인간이오? 저런 게? 분노가 폭발할 정도요.
그런데 이튿날 가는데 이제는 걷지를 못하는 거요. 한 일주일 굶어놓으니까. 그런데 상놈은 지게를 지고 뚜벅뚜벅 가는데 양반은 혼수상태요. 그러니 금화가 전에는 가벼웠는데, 지금은 엄청나게 무거워. 그런데 이게 천하 쓸모가 있어요? 없어요? 쓸모가 없죠. 이거 밥한 그릇도 못 바꿔먹는 거 이거 뭐해요? 아무 쓸모가 없는 거.
그래서 무거우니까 꺼내 던져버렸어요. 논에. 그리고 힘닿는 데까지 기어가다가 결국 쓰려졌어. 쓰려져서 "여보시오, 여보시오." 이제 말도 바뀌죠. 그래서 지게를 떡 바치니까 여보게 나 좀 살려줘. 나 도저히 숨넘어갈 테니까 물도 주고 밥 좀 주면 안 되겠나. 그러니까 쌍놈이 지게를 딱 바치더니 밥을 해서 양반을 줬어.
뭘 말할까? 이거 숙제요. 아시겠습니까? 예. 자, 오늘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법륜스님 > 실천적불교사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법륜스님 실천적불교사상 제24강 불망어계 (0) | 2017.08.31 |
---|---|
법륜스님 실천적불교사상 제23강 불사음 (0) | 2017.08.30 |
법륜스님 실천적불교사상 제21강 불투도계2 (0) | 2017.08.25 |
법륜스님 실천적불교사상 제20강 불투도계 (0) | 2017.08.24 |
법륜스님 실천적불교사상 제19강 오계3 (불살생계) (0) | 2017.08.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