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도 모르는데 내가 어떻게 알아.
우리 옛말에 어려운 것을 한번 극복할 때마다 뭐라고 그래요? ‘한 고비 넘겼다.’ 이런 말 하죠. 또는 ‘한 고개 넘었다.’ 이런 말도 한단 말이오. 그러니까 고개를 넘으려면 힘이 들어요? 안 들어요? 힘이 들지. 고개를 넘어야 내가 사는 세상 밖에 다른 세상을 볼 수 있어요. 산간지대에서는. 인도에서는 이거를 뭐라고 표현 하냐 하면 ‘강을 건넜다.’ 이렇게 표현해요. ‘바다를 건넜다.’ 이렇게 표현해요. 거기는 평지니까 산이 있어요? 없어요? 없으니까 산을 넘었다. 고개를 넘었다. 그래서 새로운 세상을 본다. 이런 개념이 없단 말이오.
그러니까 강이 가로막고 있어서 강 저쪽을 못 가보니까 그래서 배를 타고 강을 건너야 저쪽 세상을 볼 수 있다. 그래서 강 저쪽, 저 언덕, 이게 피안이잖아. 피=저, 저쪽 언덕이란 뜻이란 말이오. 그걸 ‘건너다’하면 도피안이 되고. 저쪽 언덕은 한문으로 하면 피안이란 말이오. 그러니까 ‘저쪽 언덕으로 건너가다.’ ‘도피안’ 이게 ‘바라밀다’란 말이오. 바라밀다. 바라밋다. 이렇게도 얘기하죠. 그러니까 ‘보시 바라밀다’ 이 말은 베풀 때 우리가 저쪽 세계, 이 괴로움의 이쪽 세계에서 괴로움이 없는 저쪽 세계로 건너갈 수가 있다. 이런 얘기에요.
그러니까 우리는 산간지대니까 고개를 넘어야, 사랑으로 둘러싸인 지역인 저쪽 세계로 넘어가는 그 통로가 뭐요? 고개란 말이오. 고개를 넘는다. 그럼 힘이 든다는 거요. 고개를 넘어야 저쪽 세계로 갈 수 있는데, 자기는 항상 고개를 넘으려고 갔다가 한 중간쯤 갔다가 되돌아온다. 힘이 들어가지고. 그러니까 많이 가봐야 한 7부 능선까지 갔다가 되돌아온다 이 말이오. 올라가다 무슨 생각이 든다? “내가 뭐 하러 죽을 고생해서 이 고개를 넘을 필요가 뭐가 있노? 고개 넘다가 다리 부러지면 도로 손해 아닌가?” 예를 들면 이런 계산을 하고 도로 내려오고, 도로 내려오고 이런 습성이 있다는 거요.
결혼을 해도 이런 고비, 고개가 있고, 애를 키워도 고개가 있고, 3천배를 해도 고개가 있고, 정토법당에 앞으로 활동을 해도 그런 고개가 있단 말이오. 그 고개가 자기 까르마 업씩이에요. 우린 늘 그런 고개에 걸리는데, 이걸 인도식으로 표현하면 마장이라고 그래요. 마장에 늘 걸려 넘어진다. 이런 얘기에요. 그러니까 자기는 만약에 3천배, 2천배 나가 떨어졌다. 그러면 7부 능선이 자기 고비에요. 만약 3년 기도를 한다하면 자기가 억지로 이를 악 다물고 해도 언제까지밖에 못한다? 2년만 하고는 ‘이거 기도 안하고도 잘 살았는데 뭣 때문에 기도 하노?’ 이런 식으로 항상 그만두는 그런 습성이 있다.
그러니까 이 모든 면에서 다 그렇다는 거요. 그러니까 이제, 정진을 하려면 3천배, 그게 중요한 게 아니고, 고비를 넘기는 게 중요해요. 3천배를 하기로 했으면 3천배를 한번 넘어보고, 무슨 말인지 아시겠죠? 그러니까 매일 108배를 백일 하기로 했으면 백일을 한번 해보고, 천일 하기로 했으면 천일을 한번 해보고. 그게 효과가 있든지 없든지, 다리가 부러지든지 까짓것 병신이 되든지 정했으면 한번 해본다. 그러면 그게 다리가 부러질 거 같고, 허리에 병이 날거 같고 이런 건 위협이란 말이오. 고비를 넘어가는 위협이란 말이오. 그게 저항, 마장 아니오. 그걸 자기가 한 번도 넘어가본 적이 없기 때문에 늘 이게 반복된다.
조그만 이득을 얻고, 그 속에 자꾸 안주하게 된다. 그러니까 자기가 깨달음장 갔다 오고 불교대학 하면서 만약에 한 3부 능선까지는 가가지고, 거기서 자기 지금 안주한단 말이오. 옛날보다는 훨씬 더 멀리보이고 좋으니까, 뭐 이정도면 되었지 굳이 갈 거 있냐? 옛날 바닥에 있던 거 보다는 훨씬 나아졌으니까, 자기가 지금 안주하는 습성이 있다. 아직 목적지에 도달하려면 까마득한데, 그건 아예 생각 안하고 이 정도면 많이 왔다. 옛날 생각하면 많이 좋아졌잖아. 그죠? 거기 안주하는 습성이 있으니까, 자기가 아직 양파 껍질로 치면 수백 번 껍질을 벗겨야 되는데 이제 한 껍질 두 껍질 벗어놓고, 뭐 이정도면 되지 않았냐 이렇게 생각하는 거다. 그러면 재앙이 닥치는 거요. 그럼 도로 돌아간다 이런 얘기요. 일이.
지금 당분간 괜찮은 거 같지만, 똑같이 일어나는 거요. 결혼하기 전에 힘들었어. 결혼하고 좋았는데, 결혼하다보니 또 살다보니 또 고비가 왔어. 또 헤어졌어. 헤어지고 나니, 지금 좋아진 거 같은데 또 일이 있으면 또 고비가 또 나타나. 그러니까 주어진 환경에 처음에는 사람이 누구나 다 그렇지. 혼자 살다 결혼하면 혼자 살던 괴로움이 없어져. 그런데 또 시간이 지나면 둘이 사는 괴로움이 또 생겨. 둘이 살다 괴로워서 헤어지면, 둘이 사는 괴로움이 없어져 살 거 같은데, 시간이 또 지나면 혼자 사는 문제가 또 발생해. 그래서 늘 고락이 교대하는 윤회의 세계에 우리가 살고 있어.
그러니까 지금 이렇게 안주하는 거는 새로운 재앙이 닥칠 지금위기에 직면해 있다. 그래서 뭐든지 하나를 정해서 그것이 3천배든 좋고, 뭐든지 상관없어. 자기 까르마 마장을 극복하는 연습을 해야 돼. 그러면 싫은 마음이 들거나 어려움이 닥칠 때 ‘아, 이거 장애다. 내가 이거 극복 대상으로 삼고 수행의 과정으로 삼는다.’ 이렇게 마음을 내면 넘어갈 수 있지.
자기가 뭐가 문제냐에 따라서 우리는 과제가 있는 거지, 자기 지금 별 문제없다고 그랬잖아. 자기 별 문제없고, 자기 지금 보니까 108배가하기 싫은 게 문제네. 그러면 그걸 극복하려면 자기가 100일 동안 매일 300배를 하면 극복이 되지.
100일 동안 지도법사가 300배를 하라고 그러는데 왜 지가 지 맘대로 108배를 해. 그러니까 자기는 지금 무슨 내용으로 하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고, 싫은 마음 장애를 극복하는 게 자기한테는 중요하다. 이런 얘기요. 이를 악 다물고 하든지, 어떻게 하든지 하루 300배를 내일부터 시작해서 100일 동안 해서, 싫은 마음이 어떤 게 올라오는지 봐야 돼. 그럼 지도법사도 꼴 보기 싫은 거야. 아까 은혜를 입었고 어쩌고 그건 다 빈말이고, 이게 무슨 수행이고? 이렇게 사람 고생시키는 게 수행이가? 뭐, 남 고통 주는 게 취미가? 온갖 생각이 일어날 거야.
그러니까 절을 할 때 이렇게 해야 돼. “어떤 고비가 오더라도 저는 넘기겠습니다. 어떤 고비가 오더라도 잘 넘기겠습니다.” 이렇게 기도를 해야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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