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은 과연 무엇일까?
행복을 찾기 위해 돈을 버는 방법을 찾아내고
행복을 얻기 위해 얼굴을 고치고
행복을 오래 누리기 위해 몸에 좋은 음식을 찾아다닌다.
때로는 자기 행복을 지키기 위해 남의 행복을 짓밟기도 한다.
그러나 이 풍요의 시대에
우리의 마음은 여전히 행복하지 못하다.
지금 인간의 욕망은 갈수록 커지고
행복의 사이클은 짧아지고 있다.
탐욕과 행복에 불행한 연결고리를 끊는 방법은 과연 무엇일까?
다큐멘터리 <마음>은 유한한 자원을 놓고 벌이는
끝없는 행복 전쟁을 끊을 방법이
마음을 잡는 것이라고 말한다.
특히 6부작 중 2편, ‘생각하는 대로 이루어진다’는
생각하고 상상하면 우리 뇌에 어떤 현상이 벌어지는지
희망과 긍정적 마음이
우리의 몸과 마음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를 탐구했다.
--우리는 오늘도 마음으로 먹고산다
마음이라 하면
흔히 가슴 부위의 하트 모양으로 그려진다.
그러나 다큐멘터리 <마음>의 근간은
‘마음은 뇌의 고등기관이다’라는 서구의학적 사고를 기본 명제로 깔고
우리 주변의 일상에서 마음을 해부해 나간다.
간절한 마음으로 아기를 원하면
신체가 마치 아기를 가진 것처럼 변한다.
그것을 우리는 ‘상상 임신’이라고 한다.
그건 완벽한 뇌의 작용이다.
그 반대의 경우도 존재한다.
출산 3일 전에야 임신 사실을 알게 된 산모가 그러하다.
100퍼센트 임신을 확신하는 마음과
단 1퍼센트의 임신 가능성도 생각지 않았던 마음의 작용이
판이하게 우리의 삶 속에 펼쳐지기도 한다.
우리의 몸은 매우 조직적이다.
5장 6부의 모든 기관은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오늘도 뛴다.
그러나 뇌는 다르다.
일 처리 방식이 좀처럼 일정치 않다.
감각 운동을 담당하는 뇌의 부위는
우리의 일상 속에서 수많은 착각을 일으킨다.
--마음의 저울질, 시냅스의 가소성에 대한 이야기
사지의 하나가 외상이나 수술 등에 의하여 상실되어도
대뇌에서는 상실된 팔다리에 관한 기능이
상당 부분 남게 된다.
예를 들면
환지통이라 하여
상실된 팔다리의 부위에서도
격심한 통증을 느낄 때가 있다고 한다.
세계적인 학자, 라마찬드란 박사는
이것은 뇌가 저지르는 소행, 뇌의 유령이라고 명명한다.
또한 신경외과 의사 윌더 펜필드 박사는
뇌의 감각 운동 지도를 그렸는데
신체 부분의 실제 크기가 아니라
숙면 정도에 따라 뇌의 차지 비율이 다르다는 것을 발견했다.
뇌의 특정 부분을 자기장으로 자극하면
신체 부위가 반응하는데
가령 뇌 지도에 인접해 있는 얼굴에서
손의 감각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즉 환지통은
뇌가 느끼는 고통이며
이는 뇌의 시냅스의 작용인 셈이다.
뇌의 연결 단자인 시냅스의 작용으로
우리의 생각은 얼마든지 변화무쌍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생각이 우리의 몸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여기서 생각이
우리의 몸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논의로 이어간다.
제작진이 준비한 ‘신개념 다이어트 우유 시음회’라는 타이틀로
참가자들을 무작위로 모집한다.
기본적인 설문지 작성과 시음을 하며
우유의 맛과 향을 체크해 간다.
우유 특유의 맛이 덜 강해
먹을수록 고소하고 신선하다는 참가자들의 호평이 이어진다.
그때 사전에 제작진과 이야기된 두 명의 참가자가
일부러 구토 증세를 연출한다.
그러자 시음회 참석자 가운데
먹은 우유가 속을 무겁게 만들고
비리다, 혹은 유통기한이 지난 느낌이라고 이야기하고
심지어 화장실로 달려가는 참가자들도 나오게 된다.
더군다나 실험 이튿날 참가자 중 한 명은
식중독 증세를 보이며 병원을 찾기도 한다.
자신의 부정적인 생각이
인체의 물리적인 증상인, 발진을 만들어 낸 셈이다.
이와 같은 일화는 주변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
유방확대술에 쓰이던 다우코닝사의 실리콘 팩이
일전에 우리나라에선
암까지 일으킬 수 있다는 판결이 나자
이를 제거하는 수술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유해물질이 내 몸 안에 있다는 걱정과 불안이
일상에서 의식 속에 쫓아다니게 되면서
실제로 신체의 고통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배로 증가한 것이다.
그러나 유럽에선 현재까지 사용되고 있으며
미국 류머티즘학회의 보고에 따라
현재 재사용이 결정된 상태다.
--생각하는 대로 이루어진다
접촉 없이도 상상만으로 뇌는 활성화될 수 있다.
여기서 생각만으로 근육의 힘을 키울 수 있다는
광예 박사의 연구는 그 신빙성을 더한다.
노인과 젊은이 모두
팔꿈치로 무거운 물건을 들어올린다는 상상 훈련만으로
뇌의 운동피질을 자극해
팔꿈치의 근력 강화를 이룰 수 있다.
종료 9초를 남기고 한판 승부를 일궈낸
아테네 올림픽 첫 금메달리스트, 이원희 유도 선수도 그러한 경우다.
대진표가 나오면
상대 선수와 상상 게임을 하면서
실전과 똑같이 이미지 트레이닝을 해왔다.
즉, 체력소모와 한계가 없는 가상 연습을 통해
경기 운영 전반에 대한 대처 방법을 꾸준히 연습한 결과였다.
일본의 아사라 준코 마라톤 선수는
93년 세계육상선수권 대회에서
우승의 70~80%가 이미지 트레이닝의 결과라고 말한다.
32km 내리막길 지점에서
선두를 제치고 나선다는 뇌의 이미지 트레이닝은
실제 경기에서도 적용되었다.
실제와 상상을 구분 못하는 뇌의 약점을 활용하면
우리는 뜻밖의 성과를 얻기도 한다.
의학계에서 논의되는 플라시보효과 역시
약 자체의 효능보다는
투약 후 치료 효과에 대한 환자들의 믿음으로
실제 치료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의사와의 만남 자체가 환자의 상태를 호전시킬 수 있다.
좋은 의사의 모델을 제시한, 패치 아담스의 경우
의사의 권위를 벗고
환자를 평생 친구로서 우정을 나눈다는
그의 ‘우정이 치료약이다’라는 말은
‘의사가 플라시보다’라는 말과 동의어가 된다.
--희망을 높이 가져라
<희망의 해부> 저자, 제롬 박사는
‘희망’은 마음을 근간으로
화학적 근거와 신체 변화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생존 가능성 5%의 희망에 도전한
전 서울대병원장 한만청 박사는
패러다임의 전환이 중요하다고 한다.
누가 5%로 사느냐?
누구는 살 것이다.
그러면 내가 5%이면 된다는 생각,
그것이 그에게 유일한 희망의 근거였다.
직장암 말기였던 영동세브란스병원 암센터 소장 이희대 박사는
현재 자신도 항암치료 중에 있지만
환자와의 교류 속에서
동병상련의 마음으로 서로에게 희망을 주고받고 있다고 말한다.
“병원에서 시신 부검을 해보면
암이 있는 분이 꽤 많습니다.
그들은 아무런 고통받지 않고 일생을 암과 같이 산 것입니다.
모르고 살면 편히 살 수도 있는 게 암입니다.
제 속에도 아직 암이 있습니다.
암 4기에서 상당히 절망적인 순간으로 빠져들었죠.
믿음과 소망이 들어오는 어떤 계기가 있어
지금은 잘 이겨가고 있으며
또 그걸 이겨내는 과정에서
희망의 증거가 수치상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내가 질병과 암을 이길 수 있다는 뇌 속의 오기가 있으면
암 4기를 넘어 5기로 갈 수 있습니다.
평온한 마음과 긍정의 마음은
여러분에게도 좋은 결과를 줄 것입니다.”
-故 이희대 박사(영동세브란스병원 암센터 소장)
의학은 불확실하다.
종양은 때때로 교과서를 따르지 않는다.
20~50분의 1명은 생물학적 변수가 있다고 한다.
그 한 명이 되기 위한 노력이 희망을 품는 것이다.
희망, 그것은 판도라의 상자에서 남겨진
인간의 마지막 선물인 셈이다.
스스로 건강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실제로 건강하고 장수한다는 명제를
이제 현실로 받아들일 수 있는
실증적인 사례를 우리는 지켜보았다.
희망과 긍정적 마음
그리고 플라시보로 불리는 기대심리가
우리의 몸과 마음에 실로 커다란 파장을 일으키고
삶의 희비를 결정하며
세상을 바꾸는 원동력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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