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은영TV] 우울증을 이겨낸 힘, 아빠와의 '단 5분'의 기억♥ - 요즘 가족 금쪽 수업 1 회

 

 

 

어느 날 학교가 끝나고 집으로 돌아가는데

저쪽 끝에서 덩치가 큰 남자가 걸어오고 있더래요.

이렇게 봤더니 아버지더래요.

아버지가 오신 거예요.

그래서 아버지를 딱 본 순간, 땅바닥에 발이 딱 얼어붙었대요.

 

제가 물었어요.

그 순간, 아빠! 이러고 달려가야 할지,

아버지 다녀오셨습니까? 해야 할지

결정을 모하겠더래요.

 

아버지가 싫지 않았지만, 이 분과 아버지 사이에

실질적인 상호작용이나 이 아빠와 보냈던 시간이 없으니

아빠를 보고 당황을 한 거죠. 긴장을 하고.

어떻게 말해야 할까.

 

저쪽에서 걸어오던 덩치가 큰 아버지가 갑자기 걸음을 멈추더래요.

저 멀리서 보이는데.

걸음을 딱 멈추더니 땅에 뭘 떨어진 걸 줍더래요.

 

그래서 이 딸이 뭐하시지?

그러고서 한참을 봤대요.

그러더니 아버지가 허리를 세우더니 걸어오시더래요.

어느 순간, 자기 발 앞에 딱 아버지가 멈춰 선 거죠.

그래서 아버지를 딱 봤는데, 아버지의 손에 들꽃다발이 들려져 있더래요.

 

이 딸을 보고, 아버지가 길에 있는 들꽃을 꺾은 거예요.

이렇게 이렇게 한 게, 들꽃을 꺾어서 꽃다발을 엉성하게 묶어서 이 딸한테

“윤지야” 그러면서 꽃다발을 아빠가 안기더래요.

 

자기는 그 순간, 그전까지

인사를 어떻게 해야 할까, 이런 마음은 어디론가 없어지고

그냥 눈물이 막 나더래요.

 

그래서 아버지한테 확 안겼대요.

그러면서 “보고싶었어요.” 막 울었대요.

그랬더니 아버지가, 이렇게 자기를 안아주는데

그 덩치가 큰 아버지와 자기 사이에 들꽃다발이 이렇게 끼어있는데

여기서 나는 들꽃의 향기가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퍼지더래요.

너무 좋았대요.

그리고 그 향기를 잊을 수가 없대요.

한 5분 남짓의 시간이었대요.

 

박사님이 그걸 물어보시는데

자기가 집에 가서 그 생각이 나더래요.

자기가 너무너무 우울할 때는 언제나 그 들꽃의 향기가 기억났데요.

그 들꽃의 향기를 떠올리면,

“어, 그때 너무 좋았는데, 그때 난 너무 행복햇는데, 그때 나는 마음이 너무 따뜻했는데

그런 말이 다시 오겠지?”

마음을 추스르면

그 죽고 싶었던 생각에서 발을 빼고 있는

자기를 다시 발견할 수 있었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