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들이 점술가의 사탕발림에 속아 넘어가고
사이비 교주의 꾀임에 빠집니다.
사후 세계를 체험했다는 이야기에 감동하고
초능력자의 신기한 능력에 열광하기도 합니다.
제3자 입장에서 보면 말도 안되는 것을 믿고 따르고
심지어 열광하는
이런 현상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요?
왜 사람들은 이런 말도 안되는 것들 을 쉽게 믿을까요?
마이클 셔머는 그의 책
<왜 사람들은 이상한 것을 믿는가>에서 그 이유를
이렇게 설명합니다.
--첫째, 위안이 됩니다.
마이클 셔머는 사람들이 이상한 것을 믿는 첫 번째 이유를 이렇게 말합니다.
다른 어떤 이유보다도 사람들이 이상한 것을 믿는 이유는
바로 믿기를 원하기 때문이다.
느낌이 좋다 편안하다 위로가 된다는 것이다.
셔머는 라틴어에서 유래된 크레도 콘솔 란스 라는 말을 씁니다.
그 의미가 바로 “내 마음을 달래주기 때문에 믿는다”라는 뜻이죠.
결국 그 믿음의 대상이 진실인지 여부와는 상관이 없는 겁니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믿고 싶은 것을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믿습니다.
사람들의 이런 본성이 세상에 이렇게 많은 종교가 번성하고 있는
이유에 대한 설명도 될 수 있겠죠.
--두 번째 이유는 즉각적인 만족 때문입니다.
이런 이상한 것들에 대한 믿음은 즉각적인 만족을 줍니다.
점쟁이들은 불안한 손님에게 안심 이 되거나 희망을 주는 점괘를 말합니다.
손님은 바로 만족하고 두둑하게 복채를 내죠.
사이비 교주는 재물을 바치면 곱절로 복이 돌아온다고 말합니다.
따르는 무리들은 재물을 바치고 이미 천국에 들어간 것처럼 만족해합니다.
믿음의 대가로 즉각적인 만족을 얻을 수 있는 것이죠.
점쟁이들은 이렇게 말합니다.
당신의 연애에서 무언가 긴장감이 감지됩니다.
한쪽이 다른 쪽보다 더 매달리는군요.
당신은 지금 직업을 바꿀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재정적 압박이 있군요.
어떤가요?
제3자가 들으면 무슨 저런 당연한 말을
대단한 예언처럼 말하지? 하는 생각이 들겁니다.
그런데 당사자는 점쟁이가 자신을 꽤뚫어 보는 듯한 느낌을 갖게 됩니다.
혹시 점괘가 틀리면 점쟁이는 앞으로 그렇게 될 거라고 말합니다.
심지어 가끔만 맞혀도 됩니다.
사람들은 못 맞힌 건 잊어버리고 맞힌 것만 기억하기 때문이죠.
가장 중요한 건 사람들이 점쟁이 말이 맞기를 원하기 때문입니다.
--셋째, 단순합니다
이런 이상한 이야기들은 아주 단순해서 이해하기 쉽습니다.
복잡하고 예측하기 힘든 세상살이를 단순하게 설명해 주는 거죠.
단순한 만큼 쉽게 끌리게 됩니다.
점쟁이는 고달픈 삶에 대한 설명을
'올해 액운이 끼었다'라는 한마디로 명쾌하게 설명해 주고
부적으로 손쉽게 해결해 줍니다.
사이비 교주는
'신이 주신 단련의 기회다' 라고 설명하고
기도와 헌금이라는 해결책을 제시합니다.
단순한 만큼 쉽게 믿을 수 있는 것이죠.
진화론과 창조론의 예를 봐도 그렇습니다.
진화론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생물학 지질학 고생물학 등등
여러 분야를 공부하고 이해해야만 합니다.
하지만 창조론은 신이 그렇게 하셨다는 이야기를 믿기만 하면 되죠.
마이클 셔머는 책의 많은 부분을 할애해서
허황 된 믿음의 사례들을 하나씩 각개 격파해 나갑니다.
임사체험, 외계인과의 만남, 창조론 등에 대한 사례 현황과 역사
그에 대한 반박을 아주 디테일하게 서술합니다.
먼저 임사체험에 대해서는 뇌의 착각일 뿐임을 명확히 합니다.
마이클 셔머는 이렇게 말합니다.
“임사체험 동안 주변의 다른 사람들이 얘기했던 것들이 기억되어
시각 이미지로 전환되고
그 다음 다시 말로 표현되는 것이다.
근거는 이렇습니다.
종교에 따라 임사체험 중에 만나는 대상이 달라진다는 것이죠.
기독교인은 예수님을 만나고
불교도는 부처님을 만납니다.
이슬람교도는 알라신을 만나겠죠.
신체에 투여된 약물이나 마취제가 환각을 유발하기도 합니다.
임사체험 중에 흔히 경험하는 유체이탈은 이렇게 설명할 수 있습니다.
뇌가 청각으로 받아들인 사건을 재구성하면서
사건들을 위에서 내려다보는 관점으로 시각화하는 것이죠.
결국 임사체험은
실제로 죽음을 경험한 것이 아니라 뇌의 작용일 뿐입니다.
자면서 꾸는 꿈과 다를 바 없죠.
외계인과의 만남은 이렇게 설명합니다.
꿈을 꾸면서 내용을 오해하거나
극도의 수면 부족 상태에서의 환각을 겪는 거라고 말합니다.
마이클 셔머 본인도 장거리 사이클 대회에서
자신을 지원하는 의료팀을 외계인이라고 착각한 경험이 있다고 합니다.
결국 외계인과의 만남은 뇌의 착각일 뿐이죠.
창조론에 대해서는 굉장히 전투적으로 서술합니다.
마이클 셔머는 이렇게 말합니다.
창조론의 바탕에 깔린 가정들은 진화생물학뿐만 아니라
모든 과학에 대해 양면 공격을 가하고 있다.
첫째) 만일 우주와 지구의 나이가 불과 만 년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면
우주론, 천문학, 물리학, 화학, 지질학, 고생물학, 고인류학,
초기 인류의 역사가 모두 무효가 되어 버린다.
둘째) 초자연적인 힘이 개입해서 한 가지 종만이라도 창조했다고 인정하는 즉시
자연법칙들은 물론, 자연의 운행에 관한 추론들이 모두 공허해져 버린다.
어느 쪽이 되었든 모든 과학이 무의미해진다.
창조론을 받아들인다는 것은 과학을 완전히 부정하는 것과 마찬가집니다.
개인의 종교적 신념으로 창조론을 받아들이는 것이야 누가 뭐라 않지만
창조론을 교과서에 싣고 공식적으로 가르쳐야 한다는 주장은
위험한 것이죠.
각종 사례가 아주 흥미진진하고
이런 허황한 믿음을 반박하는 논리가 통쾌해서 읽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재미있으면서도 한편으로는 씁쓸하기도 합니다.
읽는 내내 인간은 참 어리석고 나약하다는 것을 새삼 느꼈기 때문이죠.
저 역시도 이런 이상한 믿음을 갖고 오랫동안 살았었고
앞으로 또 빠질지 모를 일이니까요.
하지만 이런 이상한 믿음을 가진 사람들을 비난할 수만은 없습니다.
인간의 이런 쉽게 믿는 본성은 수십 만 년 진화의 결과
즉 본능에 가까운 것이니 말이죠.
그래서 스피노자의 이 말이 더 와닿습니다.
내가 지금까지 쉬지 않고 노력해 온 목적은
사람의 행동을 조롱하기 위해서도, 통탄하기 위해서도, 모욕하기 위해서도 아니다.
바로 사람의 행동을 이해하기 위해서이다.
저도 이 영상을 만든 목적이
이런 비합리적인 믿음을 조롱하기 위해서가 아닙니다.
이런 잘못된 믿음의 본능을 이성으로 이겨내며
과학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개개인의 노력이
더 나은 미래를 만들 것으로 믿기 때문이죠.
그래서 저는 과학이
우리 인간에게 가장 소중한 도구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이성과 과학으로 당신의 네모를
깨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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