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합이상분 30. 309페이지 본문을 읽어보겠습니다.
수보리 약 선남자 선여인 이 삼천대천세계
쇄위미진 어의운하 시미진중 영위다부
수보리언 심다 세존 하이고 약 시미진중 실유자
불즉불설시미진중 소이자하 불설미진중
즉비미진중 시명미진중 세존 여래소설
삼천대천세계 즉비세계 시명세계 하이고
약세계실유자 즉시일합상 여래 설일합상
즉비일합상 시명일합상 수보리 일합상자
즉시불가설 단법부지인 탐착기사
분의 제목이 일합이상입니다. 이치와 모양이 하나다. 이치와 모양이 한 덩어리다. 그런 내용인데, 한글 해설을 집중해서 한번 보시겠습니다.
수보리야 만일 선남자 선여인이 삼천대천세계를 부수어서
작은 먼지로 만든다면 그 수가 많지 않겠느냐?
수보리가 대답하기를 매우 많습니다. 세존이시여. 무슨 까닭인가 하면
만일 이 작은 먼지들이 실지로 있는 것이라면
부처님께서 곧 작은 먼지들이라고 말하지 않으셨을 것이 옵니다.
왜냐하면 부처님께서 설하신 작은 먼지들은
곧 작은 먼지들이 아니고 그 이름이 작은 먼지들입니다.
여기서 작은 먼지들이라 했는데, 작은 먼지들은 중생들의 마음위에 있는 티끌, 번뇌를 말하고 있어요. 예. 그래서 작은 먼지들은 작은 먼지들이 아니다. 이렇게 말하는 겁니다. 그 이름이 중생 마음위에 있는 티끌일 뿐이지, 그 마음위에 있는 번뇌일 뿐이지, 번뇌가 실상에 있는 것은 아니잖아요. 실상으로 있는 것은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여래께서 설하신 삼천대천세계는
곧 세계가 아니고 그 이름이 세계입니다.
무슨 까닭이냐 하면 만약 세계가 실로 있는 것이라면
곧 한 덩어리의 모양이 된 것이려니와
여래께서 말씀하시는 한 덩어리는 한 덩어리가 아니므로
한 덩어리라 이름 하나이다.
우리가 ‘하나다’ ‘하나다’ 이렇게 말했을 때
진짜 하나가 되어버리면 ‘하나’라고 말할 수도 없어요. 그 얘기를 하고 있어요.
수보리야, 한 덩어리의 모양이란 곧 말할 수 없거늘
다만 범부들이 그것을 탐내고 집착하느니라.
예, 우리 스님들이 공부를 하다보면 늘 ‘깨달음’ ‘한 물건’ 이런데 집착을 해요. 그런 데라도 집착을 하면 안 되는데, 집착을 한다 이 말이죠.
옛날에 육조혜능이라고 하는 큰스님이 계셨다. 우리가 알고 있잖아요. 육조 혜능 스님을 한 젊은 사람이 찾아왔어요. 젊은 스님인데, 그 스님 이름이 남악회양이라는 스님이오. 남악회양. 남악회양스님이 스님한테 와서 인사를 하니까 스님이 물었어요. “어디서 왔는가?” “숭산에서 왔습니다.” 숭산 회양스님 밑에서 공부하다가 온 사람이오. 그래서 “숭산에서 왔습니다.” 이렇게 말하니까, “어떤 물건이 이렇게 왔는고?” 이랬어요. 어떤 물건이 이렇게 왔는고?
요즘도 어디 큰스님 찾아가서 인사드리면 “어떤 물건이 이렇게 왔는고.” 하고 물어요. 그러면 거기에 대한 답변을 적절히 잘 해야지, 야단맞지 않지 안 그러면 아예 “공부가 좀 덜 됐구나 이래요.” 아무튼 어떤 물건, 어떤 물건이 어떤 물건이지 한번 생각해 봐야 되요. “어떤 물건이 이렇게 왔는고,” 하니까, 이 남악회양스님이 전혀 처음 받는 질문이라, 거기에 대해서 일절 대응을 하지 못했습니다. 아무 할 말이 없어졌어요. 그러면 답도 못하고 말 한마디 못하고 그냥 물러났어요.
그런데 이 한 물건, 어떤 물건, 이 어떤 물건을 알아내는데 8년이 걸렸어. 8년. “어떤 물건이 이렇게 왔는고” 했는데 그 답변을 알아내는데, 그 스님 밑에서 공부하면서 8년 걸렸다는 거예요. 우리가 여기 1년 공부해서 공부 다 했다. 2년 공부해서 공부 다 했다. 그것은 택도 아닌 소리입니다. 우리처럼 공부를 수십 년을 해도 “공부가 늘 미진한데, 아 공부 좀 더 해야 되는데” 이런 미련이 남거든요. 그래서 제가 지금도 무문관에 가서 늘 정진하고, 또 거기서 경전을 볼일이 있으면 극히 짧지만 경전도 가끔 보고 그렇게 하거든요. 그래서 공부는 부처님 경지에까지 올라가지 않는 이상은 계속 봐야 되요.
아무튼 어떤 물건이 이렇게 왔는고 했을 때 대답을 하지 못하고 있다가 8년 후에 드디어 육조혜능 큰 스님 앞에 나타났어요. “큰 스님, 한 물건이라고 해도 맞지 않습니다.” 이랬어요. 어떤 물건이 이렇게 왔는고에 대한 답변이 “한 물건이라 해도 맞지 않습니다.” 한 물건이라고 말했어요. 그때 스님께서는 “그러면 한 물건이라 해도 맞지 않는 그것을 닦으면 증득할 수 있는 것이냐? 얻을 수는 있는 것이냐?” 증득할 수는 있는 것이냐 하니까 제대로 공부를 한 모양입니다. 남악회양스님이.
큰 스님
닦아서 증득할 수는 있으나
더럽힐 수는 없습니다.
이랬어. 닦아서 증득할 수는 있는 것이나 더럽힐 수는 없습니다. 한 물건이라고 하는 그 본체적 성질이 그렇다 이 말입니다. 예. 그래서 한 물건이라 하는 것은 자기 안에 내재하고 있는 부처, 불성, 존재, 참자아, 그런 것을 지금 말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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