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일단 아이가 얄밉겠죠. 그리고 참, 저걸 죽여? 살려? 정말. 부글부글 끓겠지만, 일단 그 끓는 마음을 얼른 관찰해가지고 가라앉혀야 되요. 가라앉혀가지고 이 아이가 내 아이다. 이렇게 생각하니까 더 끓는 거예요. 내 아이다. 이렇게 생각하지 말고 통도사 불자아이다. 이렇게 생각하세요. 자기 닉네임을 붙여가지고 닉네임의 아이로. 제3자처럼, 관찰하면요, 여러분들 왜 남의 집 일에는 훈수 잘 두죠? 남의 집 누가 무슨 속 썩인다 그러면 “아이 그거 이렇게 하면 돼.” 하고 말 잘해요.
막상 자기아이가 속 썩이면 이게 답이 안 나와요. 왜? 성질이 먼저 받치니까. 열 받으니까 성질이. 그래서 나온 말도 있잖아요. ‘스님이 제 머리 못 깎는다.’ 그래서 이게 내 아들이다. 생각하니까 열부터 나는 거예요. 그러니까 해결이 안 돼요. 그러니까 내 아이다. 이렇게 생각하지 말고, 자기 법명을 붙여서. 아까 어떤 분 닉네임이 펭귄이라고 그러셨는데. “캬~ 저 펭귄 아들놈이 문신을 하고 다니는구나.” 이렇게 생각하면 조금 여유가 생겨요.
그러면 판단이 생깁니다. 그렇게 잘 판단하셔가지고 현명하게 대처를 하다보면, 분명히 아이가 뭔가 정서적으로 불만이 있거나 뭐가 불안정하거나 뭐가 과거부터 문제가 있거나 이러기 때문에 지금 그걸 하는 거거든요. 그거에 대해선 대화를 할 수 있고, 대화를 하다보면 원인을 알게 되고, 원인을 알게 되면 풀이를 할 수가 있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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