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제가 낭송해 드릴 글은
티베트 불교에서 오래전부터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기원문인데요
사후세계로부터 보호를 요청하는 기원문입니다.
이 생에 몸담아 살다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다 두고 홀로 떠나야 할 때
사후세계의 그 길은 적막하고 고독할 것입니다.
어떤 세상이 펼쳐질지 미지의 세계로 들어가게 될 때
막연한 두려움도 있지 않겠습니까?
그럴 때 누군가가 내 손을 잡아주고
더 나은 길, 더 밝은 길로 인도해 주는 분이 있다면
얼마나 위안이 되고 큰 안심이 되겠습니까.
내가 나 자신을 보호할 수조차 없을 때
이 우주 간에 이 법계 안에
누군가 자비의 눈과 자비의 손길을 가지신 부처님과 대보살님들이 내 곁에 계신다
이렇게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우린 아마 죽음의 순간에 헐떡거리거나 황망하게 떠나지는 않을 것입니다.
지금 읽어드리게 되는 이 기원문은
임종 전부터 시작해서
이미 숨이 거두어진 임종 이후
그리고 49일 기간 동안에 연결되는 기원문이 됩니다.
49일이라는 그 기간 동안
우리가 어떤 삶을 다시 살게 될지 알 수 없지 않습니까.
선업은 선업대로, 악업은 악업대로 다 가려지고 난 뒤
그리고 자기가 어떤 생을 다시 받아나게 될지 참으로 막연하고 알 수 없을 때
그럴 때를 대비해서 미리 기원문을 드려 놓는 것이죠.
이거는 돌아가신 분을 위해서 49일 동안 계속 읽어드려도 좋고요
사실은 돌아가신 이후를 꼭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런 청원문이나 기원문들은
대부분 내 의식이 영롱하고 맑을 때
평소에 매일 독송하면서 익혀두는 것이 좋습니다.
젊은 사람이라도, 나이가 들어도 남녀노소 상관없이
언제나 이런 기원문들을 평소에 독송하고 읽어두시면
그것이 자기 마음 안에 ‘제8식’이라고 하죠, 저장식에 저장돼서
자기가 가는 길을 인도하는
그런 등불 역할이 될 것이다 하는 것입니다.
--
사후세계로부터 보호를 청하는 기원문
내 삶의 주사위가 완전히 던져졌을 때
이 세상의 가족들은 내게 아무 소용이 없다.
나 혼자 사후세계를 방황할 때 평화의 승리자들이여
당신들의 자비의 힘으로 무지의 어둠을 걷어내 주소서
사랑하는 친구들과 헤어져 홀로 방황할 때
내 자신의 공허한 생각들이 환영이 되어 나타날 때
붓다들이시여!
당신들의 자비의 힘으로
사후세계의 두려움과 공포를 물리쳐주소서
다섯 가지 지혜의 밝은 빛이 비칠 때
두려움과 공포로 달아나지 않고
그것들이 나 자신의 표현임을 깨닫게 하소서
평화와 분노의 모습을 한 유령들이 내 앞에 나타날 때
두려움 없이 이 사후세계를 깨닫게 하소서
악한 업의 힘 때문에 온갖 불행을 경험할 때
평화의 승리자들이시여
이 불행이 사라지게 하소서
스스로 존재하는 존재 근원의 소리가 천 개의 천둥처럼 울릴 때
그것들이 위대한 가르침의 소리들로 변하게 하소서
내가 보호받지 못하고 업의 힘에 끌려다닐 때
평화의 승리자들이시여
나를 지켜주소서
업의 성향 때문에 고통을 당할 때
투명한 빛의 환희에 찬 명상 상태가 내게 밝아 오게 하소서
환생의 길을 찾는 혼란 상태에서 초자연적인 탄생을 선택받았을 때
나를 유혹하는 악귀들이 나타나 방해하지 않게 하소서
내가 바라는 곳에 도착했을 때
악한 업에서 생겨나는 환영의 공포를 경험하지 않게 하소서
사나운 짐승들의 울부짖는 소리가 들릴 때
그 소리가 여섯글자의 진언
‘옴마니 반메 훔’으로 바뀌게 하소서
눈, 비, 폭풍, 암흑에 쫓겨 다닐 때
그것이 빛나는 지혜의 눈으로 볼 수 있게 하소서
사후세계에 있는 생명 가진 모든 존재들이
조화로운 질서 속에서 서로를 질투하지 않고
보다 높은 차원에 태어나게 하소서
내가 배고픔과 목마름으로 극도의 고통을 당할 운명이라도
나로 하여금 배고픔과 목마름과 뜨거움과 차가움의 고통을 겪지 않게 하소서
자궁 속으로 들어가기 전 미래의 부모를 보게 될 때
그들을 신성한 부부로 볼 수 있게 하고
평화의 아버지와 어머니 신으로 볼 수 있게 하소서
내가 어느 곳에 태어나든지
다른 이들을 위한 삶이 되게 하시고
지혜와 자비를 갖춘 완전한 몸으로 태어나게 하소서
보다 좋은 인간의 몸을 얻어
나를 보거나 내 말을 듣는 모든 이들을
대자유의 길로 인도할 수 있게 하소서
악한 업이 나를 따르지 못하게 하시고
나를 따라오는 모든 공덕은 더 많아지게 하소서
어느 곳에 태어나든지
그 자리에서 평화와 분노의 승리자들을 만날 수 있게 하시고
내가 태어나자마자 걷고 말할 수 있게 하소서
또한 잊어버리지 않는 기억력을 얻어
과거생을 기억하게 하소서
모든 크고 작은 지식들에 대해
단지 보거나 듣거나 생각만 해도 다 알 수 있게 하소서
어느 곳에 태어나든
그곳이 진리가 있는 곳이게 하시고
모든 생명 가진 존재들이 행복을 얻게 하소서
평화와 분노의 승리자들이시여
나로 하여금 당신들의 육체를 닮고
당신들의 수많은 추종자들과 당신들의 긴 수명과 당신들의 무한한 세계가
끝없이 펼쳐진 나라를 내게도 허락하소서
그리고 당신들의 성스러운 이름을 닮게 하소서
나와 모든 존재들이 그 모든 것들에서 당신들을 닮게 하소서
완전한 선을 갖춘 수많은 평화의 신들의 자비에 의해서
더 없이 순수한 존재의 근원에서 나오는 축복의 파장에 의해서
그리고 마음을 다해 헌신하는 구도자들이 보내는 축복의 파장에 의해서
지금 여기서 기원하는 모든 것이 이뤄지게 하소서
-티베트 사자의 서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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