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강의에선
선행학습과 방학
그리고 사교육에 관한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이 세 가지 부분들에 관해선
아마 부모들이라면 자녀의 교육과 관련해서
많은 관심이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 세 가지 부분들에 대한 부모의 선택이
자녀의 학업성취도에 굉장히 큰 영향을 미칩니다.
그래서 이번 강의에선
아이를 최상위권 성적을 받는 아이로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이 세 가지 주제를 중심으로
그 정석을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선행보다는 후행
--첫 번째는 선행학습과 관련된 부분입니다.
저는 학생들을 예전에 많이 가르쳤습니다.
그런데 그 학생들이 선행학습을 하는 경우가 많았어요.
고등학교 1학년 학생이
고등학교 3학년 때 배우게 되는 학습과정을
학원에서 배우고 있는 것과 같은 경우는 흔한 일이었습니다.
선행학습을 하는 것은
한국인들의 일반적인 특성을 잘 보여주는 것 같기도 합니다.
빨리 달려가고 싶은 마음이 있는 것이죠.
선행학습이라는 학습활동은
앞선다는 느낌도 들게 하면서
뭔가 유리한 지점을 선점한다는 느낌을 분명히 주거든요.
그런데 문제는
선행학습이 실제로 아이를 앞서가지 못하게 한다는 점에 있습니다.
그리고 아이가 선행학습을 하는 이유는
주로 부모가 자녀교육에 관해 가지고 있는 가치관 때문에 그렇습니다.
아이에게 선행학습을 시키는 부모들에게
왜 선행학습을 하게 하는지에 대해 물어보면
깊게 공부하지 못하더라도
미리 빨리 전체를 학습하고
다시 공부할 수 있는 시간을
많이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대답합니다.
그런데 그렇게 답변하는 부모들은
대부분 자신이 학창시절에 선행학습을 해서
성공한 경험이 있는 것이 아니거든요.
그런데 여러분 만약 본인이
학창시절에 직접 선행학습을 해서 성공의 경험이 있다고 하면
자녀에게 선행학습을 시켜도 됩니다.
자격이 있으신 거예요.
직접 성취 경험을 하셨으니까
방법과 노하우를 아신다는 뜻이거든요.
그런데 문제는 아이에게 선행을 시키는 부모들은
자신이 직접 성공한 경험도 없으면서
아이에게 선행을 시킨다는 게 문제입니다.
로또처럼 아이 성적이 대박이 날 거라고 생각하지만
선행학습은 대부분 망합니다.
제가 가르쳤었던 한 고등학교 1학년 남학생도
고3 과정 수학을 선행하고 있었는데
개념이해가 정말 어설프게 되어 있어서
아주 심각한 수준이었어요.
수학은 특히나
개념의 계열성이 심하게 강조되는 과목이라서
앞에 있는 개념을 이해하지 못하면
뒤에 나오는 개념을 절대로 이해하지 못하게 되어 있어요.
소인수분해를 못하면
인수분해를 못하고
연이어서 방정식과 함수문제를 풀지 못하는 것과 똑같은 맥락입니다.
그래서 그 학생은
앞서 배웠던 학습개념들에 대해선 정말 깨끗하게 무지했습니다.
제가 삼각함수와 같은
고1 과정에서 배우는 개념들에 대해 질문해보면
그 학생은 그걸 배우긴 했었는데
그것이 개념적 정의가 무엇인지,
공식이나 정리가 왜 그렇게 유도되는지에 대한 원리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런 심각한 상황에서 고3 과정인
기하와 벡터를 학원에서 배우고 있었던 거예요.
그래서 전 그 당시에
그 학생의 상황을 빨리 개선해 주고 싶었습니다.
부모의 마음도 이와 비슷하지 않았을까요?
아이가 잘못된 길로 가고 있는데
그걸 방관하고 있을 부모가 어디 있겠습니까?
전 그때 진도를 빨리 끝내는 것이 좋다고
계속 선행수업을 강요하는 학원도 못됐고
지금까지 선행학습을 한 것이 아까워서라도
일단 진도를 끝내겠다고 변화를 주지 못하는
그 학생과 학생의 엄마도 한심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전 그 학생과 어머니에게
지금이라도 선행학습을 멈추고
완전학습을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한다고 권해드렸는데
자신들의 생각을 못 바꾸고 계속 선행학습을 했습니다.
사람이 자신의 생각을 바꾼다는 게 절대 쉬운 게 아닌 거예요.
지금까지 다룬 학습에 관한 강의들을 여러분이 잘 학습하셨다면
제가 꾸준하게 강조하는 것이
완전학습이라는 것을 이해하실 겁니다.
그리고 선행학습은 완전학습에 역행하는 학습방법입니다.
완전학습을 하려면
예습하고, 수업 듣고, 복습하는 과정을 충실하게 해야만
깊고 넓게 개념과 원리를 이해할 수 있는 것인데
선행학습은 기본적으로
자기 현재 학년 과정을 뛰어넘어서 미리 학습한다는 거잖아요?
특히 선행을 가장 많이 하는 과목이 수학인데
수학은 60퍼센트가 고2 때 포기하는 과목이죠.
그리고 약 84퍼센트의 학생들은
현재 자기 학년의 수학 과정의 진도를 못 따라갑니다.
자기 학년의 수학의 진도를 따라 가는 것만 해도
결코 만만한 일이 아닌데
많은 아이들이 그렇게 선행을 한단 말이에요.
대부분 아이들이 자기 학년의 현재 과정도 잘 못 따라가서
결국엔 수포자가 될 확률이 60퍼센트나 되는데
감히 선행을 한단 말이죠.
이건 용기가 참 대단한 거죠.
그런데 용기라는 것은
결국 결과가 밝혀주는 겁니다.
결과가 좋으면 용기가 되는 것이고
결과가 나쁘면 만용과 어리석음이 되는 것 아니겠어요?
수능이 끝나면 결국은 결과가 밝혀줄테지만
많은 학부모들이 왜 그렇게 어리석은 선택을 하냐면
왜 그렇게 만용을 부리냐면
결국 원칙을 모르기 때문인 것이고
본인이 공부를 잘해본 경험이 없어서 그렇습니다.
성공이 보장된 명확한 학습원칙이
본인들에게 서 있지를 않은 거예요.
그래서 절대로 선행을 웬만하면 아이에게 시키지 마세요.
아이가 지적으로 정말 우수하고
완전학습을 지금까지 계속 잘했었고
대학에 조기입학할 정도로 학습이 잘 되어 있다면
그럼 선행을 할 수 있죠.
그 아이는 지적으로 우수한 최상위권 학생이니까요.
그런데 대부분의 아이들은
그렇지 않기 때문에
선행학습을 시키면 안 되는 겁니다.
선행학습의 목적은
완전학습이 아니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고3 까지의 학습과정의 완주가 목표가 되어야 하지
먼저 빨리 가는 것이 별로 도움되는 거 아닙니다.
수능 보기 전까지만 완전학습이 완료되면 되는 것이지
그전엔 빨리 뛰어봤자 도움이 안 된다는 거예요.
입시는 단거리 달리기가 아니라 마라톤입니다.
장기 레이스라는 겁니다.
그래서 아이에게 선행이 아니라
완전학습을 시켜야 한다는 것
절대로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선행을 시켜서 일부러 아이에게 불리함을 주지 마세요.
선행학습이 공짜도 아니지 않습니까?
왜 돈을 주면서까지 아이에게 불리함을 주려고 하십니까?
상위권 학생이 아닌데 아이가 선행을 하게 되면
그 아이는 학습적으로 여러가지 불리함을 가지게 될 거예요.
그 아이는 계속 어설프게 불완전하게 학습을 할 것이고
모르고 있는데 알고 있다고 착각하면서 공부할 것이고
심지어 자신이 학습을 많이 하고 있다는
어설픈 자신감을 가지게 될지도 몰라요.
그리고 가장 중요한 입시에서 망하게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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