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정설이와 정남이의 데이트 장소는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효창공원입니다.
효창공원은 제가 평소에 산책하러 자주 가는 곳인데
정남이는 듣지도 와보지도 못한 생소한 장소라는 거 있죠.
주말에 날씨가 좋아서 정남이랑 같이 다녀왔어요.
그런데 정남이가 이렇게 물어보는 거예요.
“효창공원은 그냥 이 동네 공원이야?”
그래서 순간 머리가 띵했죠. ‘띠용...’
효창공원은 조선시대에 정조가 묘지로 만든 곳이거든요.
조선시대 정조가 맏아들인 문효세자와 문효세자의 어머니인 의빈 성씨가 죽자
두 사람을 안장하고 효창묘라 이름 붙였어요.
그런데 효창묘는 일제강점기에 공원으로 바뀌었어요.
묘지는 옮겨졌고 녹지였던 이 곳은 골프장, 유원지등으로 쓰여졌죠.
그런데 지금 효창공원은 독립운동의 성지가 되었어요.
효창공원이 지금처럼 애국지사의 묘역이 된 건 백범 김구선생님 덕분이래요.
왜일까요?
이번에 정남이란 데이트하면서 그 이유를 알 수 있었어요.
김구선생님이 효창공원에 남은 일제 침략의 잔재를 없애고
독립운동가분들의 유해를 효창공원으로 모셨기 때문이었죠.
다시는 나라를 빼앗기지 말자는 의미였을 것 같아요.
조국 독립을 위해 일생을 바친 김구선생님.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주석이셨죠.
/김구(1876~1949)
한결 같은 민족적 양심으로 정성 단결하여
다 같이 자주통일의 길로 총진군 할 수 있는 날에
비로소 이 겨레의 앞에는 통일과 자유의 서관이 비칠 것이다.
-민성지 (1949.7)에서/
올해는 3.1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수립 100주년인데, 효창공원에 오기를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범 기념관, 김구 선생님 묘역을 지나니
차례대로 의열사, 삼의사묘, 임정묘역이 저희를 기다리고 있었어요.
/의열사/는 효창공원 내 묘역이 있는 애국지사 7인의 영정을 모신 사당인데요,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절로 숙연해지는 마음이 들더라고요.
의열사의 모셔진 일곱 분의 묘지를 직접 보고 묵념을 드리러 가기로 했어요.
조국 광복을 위해 몸 바친 체 의사의 묘역, 이른바 /삼의사묘/로 이동했어요.
그런데 막상 도착했더니 알던 거와 다른 게 있는 거 있죠.
“저거 봐봐, 이름은 삼의사묘인데 묘가 4개네.”
백정기 의사(1896~1934)
나의 구국 일념은
첫째, 강도 일제로부터 주권과 독립을 쟁취함이요
둘째는 전 세계 독재자들 타도하여 자유·평화 위에
세계 一家(일가)의 인류공존을 이룩함이니
왜적 거두의 몰살은 나에게 맡겨 주시오.
윤봉길 의사(1908~1932)
장부출가 생불환 丈夫出 家生不還
대장부가 집을 떠나 뜻을 이루기 전에는살아서 돌아오지 않는다.
이봉창 의사(1901~1932)
이 모든 수모와 설움은
나라를 빼앗겼기 때문이다.
안중근 의사(1879~1910)
나는 국민의 의무로서 내 몸을 희생하여
어진 일을 이루고자 했을 뿐이다.
내 이미 죽음을 각오하고 결행한 바이니
죽어도 아무런 원한이 없노라.
백정기 의사, 윤봉길 의사, 이봉창 이사, 그리고 네 번째 묘의 주인은 안중근 의사였어요.
안중근 의사의 묘는 아직 찾지 못해 가묘이었기 때문에 삼의사묘라 이름 붙여진 것이었죠.
조국을 위해 목숨 건 용기를 낸다는 건 어떤 걸까요?
지금 저희가 한국인이라고 말하며 자유롭게 다닐 수 있다는 사실에도 내심 감사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다음 저희는 /임정요인의 묘역/으로 이동했어요.
대한민국 임시정부에서 중요하게 활약한 임정 주석 이동녕, 군무부장 조성환, 비서부장 차리석 선생님의 묘가 그곳에 있었어요.
조성환(1875~1948)
썩은 군대는 곧 나라를 망치게 합니다.
속히 썩은 자들은 이 땅에서
영원히 추방시켜야 합니다!
이동녕(1869~1940)
셋은 모든 대한민국이 대동단결함에 있으니
오로지 뭉이면 살고 길이 열릴 것이요,
흩어지면 멸망이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
차리석(1881~1945)
국토를 수복하되 일부분이 아니오
주권을 회복하되 조건부가 아니라
전부 또는 무조건 회수하는 것이 즉 완전광복이다.
조성환 선생, 이동녕 선생, 차리석 선생, 임정 요인의 묘까지 모두 둘러보고 나니
효창공원을 왜 독립운동의 성지라고 하는지 알겠는 거 있죠.
이제 저는 효창공원을 산책로보다는 애국지사의 묘지로 기억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꼭 알았어야 하는 건데
이제라도 알게 되어 다행이에요.
3.1운동 100주년을 맞아서 모두 함께 기억하기로 해요.
*2019년, 효창공원은 ‘독립운동공원화’가 추진되고 있습니다.
항일애국지사를 만날 수 있는 효창공원에 어서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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