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 맛을 들이면 다 중독성이 있거든요. 돈맛을 들이면 돈도 중독성이 있고. 술도 맛을 들이면 술에 중독성이 있고. 권력도 맛을 들이면 권력에 중독성이 있고 그러거든요. 그러기 때문에 내가 돈을 벌기 위해서 작가가 되어서는 안 되고. 목적을 분명히 해야 되요. 작품을 쓰다 보니까 누가 알아줘서 돈이 따라오는 쪽으로 인생을 살아야 자기가 주인 노릇을 하지. 정말 자기 하고 싶은 일을 하지. 돈에 목을 매달고 돈 때문에 하게 되면. 이게 반짝하고 끝나 버려요. 다시 말하면 생명이 길지 못하다. 한 때 반짝하다가 끝난다. 이런 얘기요.
돈을 좀 벌어서 집을 15평, 20평, 30평 살지 몰라도. 이 작가의 수명이 길어지지 못할 거요. 그건 연예 연기자도 그럴 거고. 어떤 뭐든지 다 그래요. 그래서 작품을 좋은 작품을 쓰고자 하는 그런 욕구는 물론 있겠지마는 많은 좋은 작품을 써야지 한다고 써지는 게 아니다 라는 거죠. 좋은 작품을 쓰려면 두 가지가 갖추어 져야 되는데. 하나는 많은 책을 읽어야 된다. 많은 책을 읽으면 처음에는 모방 정도 되고. 또는 모방도 잘 안될지 몰라도. 수많은 책들을 읽다가 보면. 그 중에 어느 하나를 빼기거나 모방을 하려면 안 돼요. 그냥 읽고 버려야 돼.
그러면 그것이 수많은 정보가 축적이 돼서 어느 순간에 가면 내 것이 돼서 그것이 뒤 섞이면서 나의 맛으로 나오는 거요. 창조는 모방에서 나오지. 창조가 뭐 아무것도 경험 없이 그냥 창조가 나온다. 그런 것은 없어요. 그 다음에 두 번째는 내 인생의 경험이 풍부해야 되요. 내가 연애를 해서 가슴앓이를 해보고. 결혼을 해서 이혼할 지경에 가보고. 애 키우면서 속을 끓여보고. 직장에 다니면서 갈등을 겪어보고. 직장에 쫓겨나와 가지고 두려움에 경제적인 두려움에도 떨어보고.
이런 많은 인생에 그런 경험들이 있어야. 그 글을 쓸 때 그게 살아있는 글이 된다 이거야. 그냥 들은 얘기로 이렇게 그리면 감동이 덜 다가온다. 이렇게 볼 수 있죠. 그래서 글이라는 게 젊어서 반짝하는 것은 하나의 기술적인 거고. 오히려 진정한 작가는 인생을 살아가면서 삶에서 우러나와야 된단 말이오. 지금은 거의 요리요리 해서 기교로 한다면 그건 수명이 길지가 못하다. 그래서 그런 진중한 자세를 가지고 해나가고. 그에 따라서 시절인연이 맞아서 돈이 붙으면 또 돈이 벌리는 거고. 돈이 안 붙으면 안 붙는 거고.
그러니까 돈이 있다고 금방 소비수준을 높이게 되면 소비수준을 유지하기 위해서 돈을 벌어야 되고. 그리 되면 자꾸 돈이 중심이 되고 내 작품이 중심이 안 돼 버리게 되죠. 그럼 주객이 전도되기 시작한다. 그래서 천만 원 번다고 천만 원을 다 쓰는 구조가 되선 안 된다. 천만 원을 벌면 5백 원을 쓰든 3백만 원이 쓰든, 그런 수입이 없더라도 사는데 지장이 없는 그런 안정된 공간을 갖는 게 중요하다.
만약에 자기가 지금 15평짜리 전세를 얻어서 사는데 거기 관리비니 뭐니 드는 게 만약 한 달에 50만원이 든다. 그러면 내가 한 달에 수입이 얼마정도 되고 이 정도는 수입이 줄어도 아무 문제가 없다하면 괜찮아. 그 정도 갖고 지금 단칸방에 살다가 15평이라도 가니까 지금 굉장히 좋죠. 15평이 굉장히 좋은데. 만약에 앞으로 조금 더 생활이 변해지면 이게는 15평짜리 갖고 만족 못 하고 30평짜리로 가야 되고, 40평짜리가 가야 되고.
그래서 경제가 쪼들려서 15평으로 돌아오면 완전히 실패한 거 같단 말이오. 똑같은 15평짜리인데 어떤 때는 성공한 거 같고 어떤 때는 실패한 거 같다. 이것은 다 우리 마음에 딸린 거지 아파트 평수에 있는 거는 아니거든요. 그러니까 결혼해서 살지 않고 혼자 산다면 그 수준을 넘어서지 않도록 당분간 어느 정도 재정수입이 되더라도 소비수준은 더 이상 넓히지 말아야 된다. 저축을 하거나 딴 거로 해 놓고.
그래야 삶이 안정이 된다는 거요. 내가 돈의 구애를 안 받게 된다. 돈이 많아서 구애를 안 받는 게 아니라. 소비수준이 작으면 내가 돈에 구애를 안 받게 된다. 그럴 때 내가 하고 싶은 것을 정말 집중해서 할 수가 있다. 이렇게 말 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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