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관계에서 사람과 사람의 관계가 제일 좋을 때 뭐합니까? 결혼을 하죠. 그런데 인간관계를 맺은 것 가운데, 철천지원수가 되는 거 또한 뭐다? 결혼이오. 친구관계는 좀 틀어져도 철천지원수가 되지는 않습니다. 제일 철천지원수가 되는 게 결혼관계. 그다음에 그거 보다 조금 낮지만 그래도 원수가 되는 게 뭐다? 연애관계. 그죠? 그 두 개 빼고는 뭐, 관계가 틀어졌을 때 철천지원수가 된다. 그런 경우는 많지는 않습니다. 물론 사업 하다가 서로 돈 문제 때문에 돈을 떼어먹었다. 이러면 물론 원수가 되죠.
친구지간에도 의리를 상하게 되면 원수가 되지만, 그러나 연애나 결혼처럼 그렇게 원한에 사무치고, 그러기는 좀 덜해요. 그런데 인간관계 중에 제일 좋은 관계, 그게 연애와 결혼인데, 왜 삐꺽하면 철천지원수가 될까? 좀 연구해 볼만 안 해요? 여러분들은 참, 용감한 사람들 같아요. 철천지원수가 되는 걸 두려워하지 않고, 연애하고 결혼하는 거 보면. 그런데 저는 철천지원수가 되기 싫어가지고 그런 관계를 잘 안 맺고 이렇게 살아요. 그래서 인생살이에서 특별히 원수진 관계가 없습니다.
왜 이렇게 될까? 연애와 결혼이라는 인간관계에 내막을 좀 들여다보면, 바깥에서 보듯이 우리가 그냥 피상적으로 알고 있듯이, 그렇게 사랑으로 뭉쳐졌다. 그렇지가 않습니다. 친구지간에 인간관계는 인물 잘 안보죠. 친구사귈 때 인물 봅니까? 네? 예. 친구사귈 때 제일 중요한 건 뭐요? 의리. 의리 있나? 의리 있으면 키가 좀 작든, 얼굴이 좀 못생겼든, 돈이 좀 없든, 그런 거 그리 중요하지 않습니다. 친구는 의리만 있으면 되요. 같이 동업을 한다. 가게든 회사든 뭘 같이 한다. 이럴 때는 신용, 돈 문제 이게 정확하냐? 이것만 보지 딴 건 그렇게 안봅니다. 인물보고, 성격도 그렇게 중요시 안 해요. 신용이 있냐? 이거 보죠.
절에서 신자들은 어때요? 신심이 있냐? 이건 보지만, 재산이 많으냐? 적으냐? 키가 크냐? 적으냐? 인물이 어떠냐? 나이가 많으냐? 적으냐? 이런 거 별로 중요시 안 해요. 대부분 인간관계 한두 개만 봅니다. 으흠. 그런데 비해서 연애, 더 나아가서 결혼, 연애가 많이 볼까? 결혼이 많이 볼까? 결혼이 많이 봅니다. 연애는 인물만 괜찮으면 한다. 예를 든다면 결혼은 인물만 갖고는 안 돼요. 성격도 좋아야 되고, 가정 살림도 잘해야 되고, 여러 가지 많이 봐요. 제일 많이 보는 게 결혼이요. 첫째 인물, 괜찮아야 돼. 어디 갔을 때 마누라 예쁘다든지, 남편이 멋있다든지 이런 소리 들을 만 해야 되지 않겠냐? 이런 생각을 해요.
돈이 좀 있어야 돼. 그죠? 성격이 원만해야 되요. 그죠? 그다음에 말도 좀 잘하고 친절해야 되요. 이렇게 학벌도 괜찮아야 되요. 아는 것도 좀 있어야 되고. 존경할 만한 구석도 좀 있어야 되고. 보는 게 굉장히 많아요. 이게 많이 본다는 건 무슨 얘기요? 그만큼 욕심으로 사람을 구한다. 평생 덕 보려고 요리조리 요모조모, 이렇게 해서 사실 욕심 덩어리로 만납니다. 어디 가서 가게 가서 상품 살 때보다 사실은 더 봅니다. 아시겠어요? 우리가 상품 어디 비싼 거 살 때는 이게 진짜냐? 가짜냐? 뭐, 여러 가지 이게 성능은 어떠냐? 전기는 많이 먹나? 새 거가? 헌거가? 온갖 거 다 보지 않습니까? 그죠? 그런데 그거보다 훨씬 더 봐요.
그만큼 손해 보기 싫다. 더 적극적으로 말하면 덕 좀 보고 싶다. 더 나아가서는 왕창 보고 싶다. 하나 잡아가지고 팔자 고치려고 한다. 이런 얘기에요. 이런, 사실은 욕심이 내재되어있다. 그러니까, 우리가 물건 사러갈 때, 옷이든 어떤 상품이든 그렇게 10번 20군데 가봅니까? 그런데 선은 10번 20번까지 보잖아요. 20번만 봐요? 어떤 사람은 보면 더 봐요. 그것도 몇 년을 두고 봐요. 굉장한 사람들이오. 이렇게 골랐는데도, 이렇게 심사숙고 본인만 안보고 가정형편 배경, 다~~~ 보고 필요하면 흥신소까지 동원해서 뒷조사까지 하고, 그것도 부족해가지고 만나보고 몇 년을 사귀어 보고,
그것도 부족해가지고 잠도 자보고, 그것도 부족해서 결혼하기 전에 동거까지 해보고, 이렇게 조사를 하고, 안 궁합, 속궁합, 바깥궁합 다 맞추고. 이렇게 했는데도 살아보면 속았다 싶어요. 참, 왜 이럴까? 이렇게 까지 내가 온갖 머리 다 굴렸는데도, 딱 살아보면 이게 아니다 싶단 말이오. 그래서 사주팔자 타령하고 궁합타령하고 이렇게 될 수밖에 없는 거요. 이거는 우리가 조금이라도 덕 보려고 눈을 높여서 찾으니까, 상대도 어때요? 나만 그런 게 아니라, 이 세상에 나만 그러면 얼마나 좋겠어? 그지? 그 사람도 그렇다는 거요. 그래서 내가 마음에 들면 그 사람이 마음에 안 들고, 그 사람이 좋다고 그러면 내가 싫고.
그러니까 결국은 자기 키를 조금 구두 높은 거 신고 가서 높여야 되고, 얼굴은 화장해서 조금 잘 보여야 되고, 그러니까 선보러 갈 때는 미장원에 갔다가 갑니까? 그냥 갑니까? 그게 조금 속이는 거 아니오. 좋게 말하면 예쁘게 하지만 나쁘게 하지만 좀 속이잖아요. 남자들 같으면 돈을 빌려서라도 조금 지갑을 두둑하게 해서 가지 않습니까? 그죠? 평소에 다방에서 커피 마시던 거 어디 가서 마셔요? 호텔가서 마시고. 뭐, 어쨌든 약간 다 조금 조금씩 속여요. 전문대학 나왔으면 4년제 대학 나왔다 그러고, 4년제 대학 나왔으면 석사 하다가 관뒀다 그러고, 온갖 약간씩 조금씩 조금씩 속인다. 이거요. 그래서 겨우 맞추기 때문에 결혼해서 살아보면 구두 벗고 나니까 키가 생각보다 작아 보이고, 화장지우고 나니까 “어, 이상하다.” 좀 못생긴 거 같고.
얌전뺐는데 보니 성질이 별로 안 좋은 거 같고, 지갑 뒤져보니 돈도 별로 없는 거 같고. 이렇게 해서 실망을 하게 된다. 그러니 이 결혼자체가 상대가 어떻게 속여서 원수가 되는 게 아니고, 이런 욕심, 기대가 너무 크기 때문에 결국은 실망도 크다. 덕 보려고 했기 때문에 그게 덕 본다 생각이 안 들면, “이럴 바에야 혼자 살지. 괜히 결혼했다” 싶고, 손해 본다 싶으면 “안사는 게 낫겠다.” 싶은 생각이 들게 된다. 이거야. 그래서 이 결혼 생활에 문제가 있다. 사랑으로 뭉쳐졌다. 사랑한다. 사랑으로 결혼했다고 한다면 이런 일은 생길수가 없어요. 사랑은 눈물의 씨앗이라는데, 사랑은 절대 눈물이 될 수가 없고, 미움이 될 수가 없어요.
욕심이 눈물이 되고 욕심이 이런 미움이 되죠. 배신이라고 하는데 엄격하게 말해서 배신이란 없어요. 내가 더 나은 남자여자를 고르듯이 남자도 더 나은 여자, 자기보기에도 좋아 보이는 여자, 이걸 찾는 거요. 내가 오늘 이사람 연애하면서도 이게 좀 부족하다 싶어서 저쪽 사람에 대해서 관심을 두고, 상대도 똑같다. 이거요. 그런데 내가 먼저 바꾸면 그냥 선택의 문제가 되고, 상대가 바꾸면 배신이 되고 이럴 뿐이에요. 그러니까 배신이라는 건 엄격하게 없습니다. 인생은 다~ 자기가 좋아하는 데로 선택해서 가는 거죠. 그것이 내가 선택했는데, 상대가 딴 사람을 선택하면, 같이 선택해주면 맞아떨어지는데, 딴 걸 선택하게 되면 배신했다. 이런 말을 하죠.
그래서 이런 결혼은 안하느니보다 못하다. 그래서 제가 “사랑 좋아하시네.” 이렇게 말하잖아요. “사랑 사랑 하는데 사랑 좋아하시네, 욕심으로 똘똘 뭉쳐져 있으면서 사랑이라고 포장을 해가지고.” 그래서 안하는 게 좋아요. 결혼은. 알았습니까? 그런데 어쩔 수 없이 할 수 밖에 없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된다? 안하느니보다 낫다. 어쩔 수 없이 하게 되면 한 게 안하는 거 보다 낫다. 이렇게 되려면 욕심을 좀 버리면 돼. 기대를 조금만 낮추면 된다. 열렬한 사랑까지는 아니더라도 욕심을 낮추거나 기대만 낮추어도 무난하다. 혼자 사는 거 보다는 둘이 사는 게 효율적이다. 그렇게 생각해요? 어?
방도 하나갖고 둘이 써도 되고, 여러 면에서 경제적으로든 정신적으로든, 사실은 결혼해서 사는 게 효율적이야. 효율적이니까 결혼이라는 제도가 생겨난 거 아니겠어요? 그런데 거기에 덕 보려고 하는, 욕심으로 자꾸 결혼을 하다보니까, 여러분들이 혼자 사는 거 보다 결혼하는 게 힘들다. 이렇게 말할 수 있다. 그런데 이제 결혼만 하게 되면 남자 여자 책임이 반반이오. 어떤 문제가 생기든 자기가 선택한 거니까. 그런데 이제 결혼을 하게 되면 자녀를 낳게 된다. 낳고 싶어서 낳는 게 경우도 있지만, 낳기 싫어도 낳게 되고, 어영부영하다가 낳게 되고, 이렇게 되죠. 그런데 자식을 낳게 되면 자식 없는 부부하고 자식 있는 부부는 다릅니다. 여러분들은 똑같이 생각하지만.
그래서 자식이 있으면 인간관계가 더 복잡해져요. 이것이 잘못하면 더 큰 괴로움이 생긴다. 부부라는 것은 각자 선택이기 때문에 헤어지더라도 책임이 반반이에요. 그런데 자녀를 갖게 되면 이거는 헤어질 수가 없는 관계입니다. 부부는 헤어질 수 있는 관계, 왜냐하면 서로가 선택했기 때문에. 그런데 부모자식은 헤어질 수가 없는 거요. 아무리 헤어지겠다고 발버둥을 쳐도 안 헤어집니다. 왜? 그거는 일방적 선택이기 때문에 무한책임을 져야 된다. 그래서 자식은 안 낳는 게 낫다. 이런 얘기요. 반반 책임지는 것도 힘든데, 무한책임을 어떻게 져요? 그죠?
안 낳는 게 제일이오. 그런데 그것도 또 어쩔 수 없이 낳았다. 이렇게 되면 자식에 대해서는 무한책임을 져줘야 된다. 무한책임이라는 것은 부부지간에 자식이 생기면 부부지간에 헤어지고 싶어도 헤어지면 안 돼요. 결혼했기 때문에 헤어지면 안되는 게 아니라, 헤어지게 되면 자식의 입장에서는 엄마아빠가 갈라지는 거니까, 자기가 분열이 됩니다. 그러니까 엄청난 정신적인 충격을 받게 되고, 나중에 정신분열의 원인이 된다. 이런 얘기요. 처음부터 아빠 없이 미혼모로서 그냥 애를 낳아서 키운다. 이럴 때는 충격이 덜합니다. 이건 애가 처음부터 그렇게 인식을 하고 자라기 때문에.
그런데 살다가 이렇게 헤어지게 되면 내가 볼 때는 남편이 원수지만, 애한테는 자기 아빠고, 내가 볼 때는 아내가 원수지만 애한테는 자기 엄마요. 그런데 대부분 자녀를 낳아놓고 자녀에 대한 무책임. 즉 엄마로서의 자격이 없는, 아빠로서의 자격이 없는 사람들이 부지기수다. 애를 낳아놓고는 지 성질대로 하려고 그래. 그래서 결국은 자녀로부터, 자녀로 인해서, 나중에 살아가면서 엄청난 고통을 겪을 수밖에 없다. 이것은 원인을 지어서 결과를 받는 거기 때문에 인연도리를 알면 어떤 결과가 일어나도 감사히 받으면 또 괜찮아요. 그런데 그런 고통을 안 받으려면 원인을 안 지어야 된다. 이렇게 볼 수 있다.
제일 좋은 거는 안 낳는 게 제일 난데, 낳았다면 무한책임을 져야 된다. 거기 이유가 없다. 이 말이오. 부부지간에는 이유를 붙여가지고 어쩌구 저쩌구 할 수 있는데 거긴 이유가 없어. 그런데 대부분 지금 이런 인간관계에 대해서 잘 모르는 거 같아. 그래서 행복하려고 결혼을 했다가 결혼 생활의 문제로 불행해지고, 자녀를 가져서 좋아했다가 나중에 자녀로 인생이 더 오랫동안 고달파지는 거요. 그래서 “야, 이 원수야, 전생에 내가 무슨 죄를 지어서 저런 자식을 낳았나? 저런 남편을 만났나?” 이런 얘기가 나오게 된다.
이것은 전생문제도 아니고, 궁합 문제도 아니고, 사주팔자 문제도 아니고, 하나님의 벌도 아니고, 우리가 그런 결과를 가져올 원인을 만들었다. 왜 그런 원인을 만들었냐? 욕심에 눈이 어두워서. 아니면 부부지간에 욕심의 눈이 어두워서. 자식 문제는 어리석어서. 결국은 스스로 고통을 받고 있다. 이런 얘기요. 그럼 결혼 그 자체가 문제냐? 그렇지는 않습니다. 자녀를 낳는 게 문제냐? 그건 아니에요. 여러분들이 욕심으로 결혼을 하고 어리석은 마음으로 자녀를 키우기 때문에 지금 이런 문제가 생기니까, 제일 좋은 해결책은 뭐다? 일을 저지르지 않는 게 제일 좋은 해결책이고, 두 번째 일을 저질렀으면 결국은 과보를 기꺼이 받아도 괜찮고.
이런 과보를 안 받으려면 지혜롭게 대응을 해라. 부부지간에 욕심을 버려야 되고, 자녀에 대해서는 무한책임을 지려고 해라. 그러면 결혼 안하는 거 보다 하는 게 낫고, 자녀 안 낳는 거 보다는 갖는 게 낫다. 즉 행복한 가정의 생활을 누릴 수가 있다. 이런 얘기요. 그럼 그것도 수행이에요. 으흠. 욕심을 버리는 게 수행이고, 지혜로워지는 게 수행이니까. 수행이라는 건 뭐? 결혼 안하는 게 수행이다. 이렇게 생각하시면 안 돼요. 결혼 안하는 거는 어리석은 사람이 어리석은 가운데서도 그런 과보를 안 받으려면 자기가 어리석은 줄 아니까, 자기가 욕심이 많은 줄 아니까, 그런 짓을 안 함으로서 해서 그런 과보를 안 받으려고 하는 거요.
지혜롭기만 하다면 어떤 삶을 살던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눈을 떠버리면 무슨 꿈을 꾸었던 중요한 게 아니오. 그러나 눈을 감고 자는 그런 어리석으려면 나쁜 꿈을 꾸려면 안자는 게 낫죠. 그런데서 이제 여러분들이 이왕지 결혼을 했어요? 안했어요? 했죠. 이왕지 했으면 어떻게 사는 게 좋다? 스님이 부러워할 만큼 사는 게 좋겠죠? 이왕지 자녀를 나았으면 우리 사회에 정말 훌륭한 일꾼으로 키워내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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