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폴로 달착륙 음모론에서 가장 많이 거론되는 것은
뭐니뭐니 해도 밴앨런대 괴담입니다.
지구는 자기장이 있고 그 자기장의 영향으로
태양으로부터 날아오는 하전 입자가 이 자기장에 묶여서
강력한 벨트를 형성합니다.
이 벨트를 밴앨런대라고 부르고
굉장히 위험할 정도로 방사능 피폭량이 높은 지역입니다.
달착륙 음모론에 의하면
일명 밴앨런대에서 엄청난 방사능이 나오고 있기 때문에
이를 통과하면 사망하기 때문에
인간은 달이나 다른 행성으로 갈 수가 없다고 하는데요.
과연 사실일까요?
여러분 제가 이번에 치명적인 독극물을 하나 알려드리겠습니다.
이 독극물은 너무나도 치명적이어서
굉장히 높은 확률로 먹게 되면 사망합니다.
그럼, 이 독극물은 과연 뭘까요?
바로 ‘후쿠시마 농산물’,,
농담이었고요.
바로 물입니다.
이 얘기를 들으면 여러분들은 이렇게 생각하시겠죠?
“아니 무슨 물이 독극물이야? 이 물이 후쿠시마산인가?”
네, 사실 이게 말도 안 되는 것처럼 느껴지실 수도 있겠지만
모든 화합물들은 일정 수준 이상 섭취를 하게 되면
몸에 독성이 나타나게 되고
심하면 사망할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특정 화합물을 먹었을 때
50% 이상의 확률로 사망하는 양을 반수치사량, 혹은 LD50이라고 부릅니다.
물도 엄연히 화합물이기 때문에 많이 먹었을 때
사망하는 반수치사량이 존재합니다.
인간에게 있어서 물의 반수치사량은
체중 1kg당 900ml로
만약 체중 50kg인 성인이
한 번에 4.5l 이상의 물을 섭취하게 되면
50% 확률로 사망할 수가 있습니다.
이게 사실일까 싶겠지만
실제로 2007년에 캘리포니아에서 열린, 물 마시기 대회에서
20대 여성이 7리터가 넘는 물을 마시고 나서 사망했습니다.
실제로 이 여성은 반수치사량을 넘겼기 때문에 사망한 것이죠.
물론 이 물이 후쿠시마산 물도 아니었습니다.
이렇게 물도 많이 마시면 사망할 수가 있지만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물이 독극물이라고 이야기하지는 않습니다.
적정량을 섭취하면 몸에 좋기 때문인데요.
갑자기 밴앨런대 얘기에서 이런 얘기를 하게 된 건
밴앨런대 괴담에서 말하는 밴앨런대에 가면 죽는다고 하는 얘기가
물이 독극물이기 때문에 마시면 죽는다라고 얘기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가 않기 때문입니다.
밴앨런대의 방사능량이 위험한지 알기 위해서는
그 값을 숫자로 확인해야 합니다.
지표면에 가만히 있어도 우리는 항상 방사능에 피폭이 됩니다.
주로 태양으로부터 나오는 방사능으로부터
지하나 여러 암석들로부터 나오는 자연방사능으로 인해서
사람이 1년 동안 피폭되는 평균 방사능량은 약 2.4mSv입니다.
그리고 연구결과
이에 100배에 달하는 200mSv에 10년간 노출이 된다고 하더라도
큰 문제는 없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또한 흉부 X선 CT촬영시에
순간적으로 노출되는 방사능량은 6.9mSv에 달합니다.
그렇다면 밴앨런대를 지날 때 방사능 피폭량은 얼마나 될까요?
밴앨런대는 지표면으로부터 1000km에서부터 60,000km의 높이에 분포해 있는데
태양으로부터 날아온 하전 입자가
지구 자기장에 의해서 묶여 있는 그런 지역입니다.
크게 내부 방사능 벨트와 외부 방사능 벨트로 나뉘고
이 넓은 영역 중에 특히나 위험한 지역은 내부 방사능 벨트입니다.
그래서 아폴로 11호 같은 유인우주선은
이런 내부 방사능 벨트를 최대한 피해서 통과하려고 하죠.
중요한 건 아폴로 11호를 포함한
아폴로 10호부터 아폴로 17호가 밴앨런대를 통과하는데
얼마나 많은 시간이 걸렸냐 하는 것입니다.
참고로 로켓의 속도는 저궤도에서
시속 27,000km에 달할 정도로 굉장히 빠르기 때문에
60,000km에 불과한 밴앨런대를 통과하는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습니다.
실제로 아폴로 미션에서 사용된
아폴로 10호부터 아폴로 17호가 밴앨런대를 통과하는 데는
약 3시간밖에 걸리지 않았다고 합니다.
수치로 환산해 볼 때 대략 0.3mSv에 불과하며
이 수치는 복부 엑스레이 촬영을 할 때 피폭량의 절반이며
고작 1년 방사능 피폭 허용치의 10%밖에 되지 않습니다.
3시간 동안 고작 0.3mSv트면 그렇게 위험한 수치는 아닙니다.
음모론자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밴앨런대의 방사능이 위험하다면
그것보다 30분도 안 되는 짧은 시간 동안 6.9mSv가 피폭이 되게 되는
흉부 CT 촬영이 훨씬 더 위험할 것입니다.
“그래도 1년 동안 피폭되는 거랑
3시간 동안 단기간 피폭되는 거랑 똑같냐?”라고 하실 수도 있겠지만
밴앨런대보다도 천 배가 많은 양인 300mSv에
1분 동안 엄청 단기간에 피폭이 된다고 하더라도
즉각적으로 몸에 어떤 이상이 나타나지는 않습니다.
따라서 밴앨런대 때문에
인류가 우주여행을 할 수가 없다고 하는 것은
물은 독극물이니까 마시지 말자고 하는 것과 매우 비슷합니다.
그렇다면 우주여행을 하는데
실제 피폭이 되는 양은 얼마나 될까요?
사실 대기를 벗어나서 우주로 나가게 되면
방사능 피폭량은 확실히 많이 높아집니다.
실제 국제우주정거장 ISS에 1년 동안 거주하게 되면
최대 30mSv의 방사능에 피폭이 예상이 되기도 합니다.
“1년 자연 방사능 피폭량의 10배가 넘어서 너무 높은데”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방사선 관련 직종자의 연간 노출 한도를
50mSv로 규정하고 있는 만큼
크게 위험하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또한 기준치를 초과하는 엄청난 방사능에 노출이 된다고 하더라도
즉각 사망하는 것은 아닙니다.
실제 퀴리 부인은
일반인의 연간 노출량보다 수백 배나 많은 방사능이 피폭된 것으로 추정이 됨에도
67세까지 살았고
방사능 피폭으로 인한 골수암과 백혈병으로 사망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지구 자기장을 벗어났을 때의 방사능 피폭량은
국제우주정거장 ISS보다 높습니다.
실제 아폴로 미션에 참여했던 우주인 중의 일부는
지구를 벗어나서 달로 가는 그런 도중에
가끔 눈을 감아도 눈앞에 빛이 보인다는 그런 증상을 호소하기도 했는데요.
이후 연구 결과 그 빛은
태양 방사능 피폭으로 인해서 보이게 된 것이라는 것이 밝혀지기도 했습니다.
물론 아직 우주여행 시에
정확한 피폭량이나 인체의 영향이 밝혀진 것은 아니지만
현재의 차폐기술로는 1년간 50mSv를 넘을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오히려 우주 공간보다
화성 표면의 방사능 수치가 훨씬 더 적은 편입니다.
조금 다행인 소식은
화성 탐사선 큐리오시티가 보내온 화성 표면의 방사능량은
과학자들의 예상보다는 낮았다는 것입니다.
또한 여행 도중에 태양면 폭발 같은 현상이 일어나지 않는다고 가정하고
화성으로 가는 데만 9달 걸리고
거주에 1년 반
돌아오는 데 9달
도합 3년짜리 화성여행을 한다면
긍정적으로 생각해서 방사능 종사자의 3년간 노출 한도인
150mSv를 넘지 않을 수도 있는 것이죠.
물론 우주여행에서 발생하는 방사능 피폭량은
지표면에서 받게 되는 방사능 피폭량보다는 훨씬 높기는 합니다.
거기다가 만약에 여행 도중에 태양 폭발로 인한 하전 입자를 맞게 된다면
당장은 이상은 없겠지만
머지않아서 굉장히 높은 확률로 암에 걸릴 수가 있죠.
결국 우주선의 차폐기술이 발전하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그리고 우주여행 시에 맞게 되는 방사능 피폭의 허용을
얼마나 해야 되는지도 중요합니다.
만약 일상생활에서 피폭되는 자연방사능보다
요만큼도 더 피폭되기 싫다라고 하시면
평생 우주여행은 불가능할 겁니다.
반대로 나는 너무나 튼튼해서
마리 퀴리 부인이 피폭된 만큼 피폭이 돼도
견딜 자신이 있다 라고 하시면
지금의 우주 차폐 기술로도
화성으로 가서 화성에 평생을 산다고 해도
마리 퀴리가 피폭된 양보다는
적은 양의 방사능만 피폭될 것입니다.
결국 벤 앨런대를 지나면
방사능 때문에 타 죽는다는 것은 괴담이지만
장기간의 우주여행이
암 발병률을 높일 수 있는 만큼
지금보다 더욱 강화된 방사능 차폐 기술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이 됩니다.
그럼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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