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인지그라운드(2024)

(최재천의 아마존) 약속을 무시하는 기업, 다 죽고 남은 벨라 집으로 보내주세요, 롯데 아쿠아리움 벨루가

Buddhastudy 2024. 2. 9. 07:23

 

 

201910월 말에 롯데에서 벨라루를 풀어주겠다고 공식 선언을 했습니다.

지금이 2024년인데 아직도 벨라는 수도권에 있네요.

롯데에서 명확한 답을 해야 된다고 생각하고요.

하루라도 빨리 약속을 이행하셔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롯데월드 아쿠아리움에 사는 벨라를 아시나요?

 

잘 압니다.

왜냐하면 제가 20191022일날

당시 조선일보 기명 칼럼에 벨라에 대한 글도 썼어요.

그러니까 그 친구 이름을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죠.

 

그거를 쓴 이유가

원래 롯데월드 수족관에서 벨루가 3마리를 도입을 했거든요.

그런데 두 마리째 죽은 날이었어요, 그 무렵이.

그래서 제가 이거 안 된다, 풀어달라그런 의미의 글을 쓴 거거든요.

 

롯데 측에서는 조금 뜨끔할 제목을 제가 붙였는데

제목이 집행유예였어요.

롯데 회장님이 그 무렵에 집행유예로 풀려나셨거든요.

뭐 집행유예라는 게

대단한 분들한테는 뭐 그렇게 큰일도 아닌 것 같더라고요.

다들 한 번씩 겪는 일인 것 같고

집행유예로만 받으면

회사 운영하는 데 실질적으로는 전혀 지장이 없잖아요.

 

그래서 제가 글에다가

회장님도 집행유예로 풀려나셔서 업무 제대로 보시고 계시다고 그러는데

벨라가 무슨 큰 죄를 지었는지 모르지만, 집행유예로라도 풀어달라

그런 식의 글을 제가 썼어요.

 

그런데 1022일 날, 신문에 글이 실리고

제 기억으로 이틀인가 3일 후에

롯데에서 풀어주겠다고 공식 선언을 했습니다.

 

신문에 글 쓰는 사람 중에 저 같은 일을 한 사람,

아마도 역사에 없을 것 같은데

제가 얼마나 반가웠으면

그 일주일 후

그러니까 20191029일자에 제가 제목을

글 쓰는 보람이런 제목의 글을 썼어요.

 

신문에 글 쓰는 사람들을 우리가 흔히 논객이라고 그러잖아요.

논객들이 하는 일을 어떤 분이 전문용어로 지적질이랍니다.

남이 하는 일, 특히 정부가 하는 일, 뭐 이런 거는

다 잘못됐다지적하고 하는 거라는데

지적질을 암만 해본다고 해도

그게 효과가 있다는 법은 없잖아요.

 

신문에 시론 쓰는 분들은 끊임없이 지적질하고 있는데

그렇다고 세상이 그렇게 쉽게 바뀌는 게 아닌데

불과 며칠 전에 제가 글을 썼는데

회사에서 그 글을 읽었는지는 저로서는 모르죠.

그렇게 생각할 수 있을 만큼 풀어주겠다이렇게 선언을 하니까

이야, 글 쓰는 보람이 있다.’ 제가 그런 글도 썼어요.

 

사실은 그게 자기 기명 칼럼이 아니면 하기 힘든 거 아니에요.

아마 기명 칼럼이라도 신문사에서

뭐 이따위 글을 쓰느냐?’ 뭐라 그랬을 거예요.

 

하여간 저는 허락해 주셨고요.

제가 그래서 2주에 걸쳐서 그 주제에 대해서 글을 쓴 거예요.

 

그러면 약속은 한 거죠.

대국민 약속을 한 거예요.

201910월 말에 대국민 약속을 했는데

지금 2024년인데 아직도 벨라는 수도권에 있네요.

 

저는 이건 용서할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건 있을 수 없는 일이에요.

풀어줬어야 되는 거죠.

 

 

--롯데월드에서 폐사한 벨루가들의 정확한 사망 원인이 뭔가요?

 

죽고 나면 부검도 하고, 뭐 여러 가지를 하는데요.

명확한 사인을 밝히는 건 그리 쉽지가 않아요.

그렇지만 우리들은 짐작하는 것들이 있는 거죠.

벨루가는 주로 북극해에서 사는 고래거든요.

북극해에 주로 살지만

1년에 멀면 수천 km를 이동하면서 살아요.

그래서 일본 북해도나 러시아의 오호츠크 해 그쪽까지는

벨루가들이 수시로 왔다가 가고요.

그렇게 먼 거리를 이동하는 아이고요.

좁은 수조에 가둬놓으면 얼마나 답답하겠어요.

 

게다가 걔네들은 보통 통상적으로

한 수심 20m 정도를 위아래로 출렁거리면서 움직이는 아이들인데

롯데 수족관 깊이가 7.5m입니다.

20m를 자유롭게 움직여야 하고

때로는 500m 정도 수심까지도 들어가는 아이들이거든요.

그런데 그런 아이들을 7.5m 수조에다 넣어놓는다는 건

이거 뭐냐 하면 접시에다가 얹어놓은 격인 거죠.

이건 말이 안 되는 거예요.

그 상황에서 살아남는 게 신기한 거죠.

 

그리고 벨루가는 고래들 중에서도

특히 조금은 수줍은 성격의 고래로 우리는 알고 있어요.

그런데 수족관에는 숨을 데가 없는 거잖아요.

완전히 투명 유리로 돼 있는 납작한 접시에다가 담아서 거기다 두는데

우리나라 관람객들이 좀 극성스러운데

막 유리를 치기도 하고

꼬마들은 달려와서 소리도 지르고 이러는데

 

숨을 데도 없죠, 수심도 얕죠.

그냥 매 순간이 스트레스일 거예요.

그래서 두 아이는 일찌감치 죽었고요.

엘라는 어떻게 보면 참 생명력이 강한 아이인 것 같은데

저는 솔직히

지금 제가 이런 얘기를 하고 있지만

벨라가 내일 당장 죽었다 그래도, 저는 놀라지 않을 거예요.

언제든 죽을 수 있는 상황에 계속 있는 겁니다.

하루라도 빨리 풀어줘야 되는 상황인 거죠.

 

 

--벨루가 훈련소가 해외에 있어서

방류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얘기도 있던데..

 

일부 맞는 얘기이기는 합니다.

여러분 다 아시지만

제돌이와 그의 친구들을 제주 바다에 풀어줬잖아요.

근데, 그 경우에는 걔네들이 원래 제주 바다에 살던 아이들이에요.

그런데 걔네들을 잡아서 수족관에서 돌고래 쇼를 시키다가

불법이라는 게 밝혀지고 우리가 돌려보낸 거죠.

 

그 경우에는 원래 그들이 살던 서식지로 돌려보내는 거니까

충분히 그들이 돌아가서 잘 살 수 있으리라는 기대감을 가질 수 있는 거잖아요.

 

물론 돌려보내자 그럴 때

쑥 데려다가 물에다 풍덩 집어넣은 거 아니거든요.

대공원 수족관에서도 근육 밀도까지 재가면서 적응 훈련 계속했고요.

그동안은 죽은 물고기 토막을 얻어먹던 아이니까

바깥세상에 나가면 자기가 직접 물고기를 잡아먹어야 하잖아요.

그것도 훈련을 시켰고.

 

항만 안에 파도가 심하지 않은 곳에 가두리 마련했고요.

그 가두리 속에서

몇 달 동안 제주 바닷물에 적응하는 훈련 시켰고,

 

매일 아침 새롭게 잡은 물고기를 가두리에 풀어 주면서

제주 물고기를 잡는 훈련을 시켰고요.

이런 굉장히 치밀한 기획 하에

아주 과학적인 절차를 밟아서 풀어줘서 다 잘 살고 있잖아요.

 

벨루가의 상황에서는 제주도에 풀어 줄 수가 없잖아요.

제주도의 돌고래들 숲에다가 풀어 주면서

, 가능하면 얘네들이랑 잘 지내

그건 안 되는 거죠.

 

동해에 가끔 나타난 적이 있다 그래서

동해에 풀어 주면 걔가 알아서 북극해까지 갈 건가?

그것도 아니죠.

당연히 우리나라 바다에 풀어 줄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외국에 협조를 얻어야 되는데

그걸 해줄 수 있는 나라가 몇 안 돼요.

 

그런데 그중에 제일 유력한 나라가 아이슬란드인데

아이슬란드에서 한동안은 어려움을 표현하기는 했어요.

그 사람들도 준비를 해야 되잖아요.

그래서 좀 시간이 걸렸는데

제가 최근에 듣기로는 돌고래 풀어주는 전문가가 있거든요.

릭 오배리라고.

 

우리 남방큰돌고래 풀어 줄 때도 와서 도움을 줬는데

그 양반의 얘기로는

아이슬란드에서 이제는 해줄 수 있다고 얘기를 했다는 거예요.

그런데 왜 안 풀어줘요?

 

물론, 아이슬란드까지 벨루가를 데리고 이동해야 합니다.

이거 쉽지 않아요.

우리도 예전에 제돌이 풀어 줄 때

서울대공원에서 무진동 트럭에다가 실어서

인천 바다로 가서

배에다가 실어서

제주까지 가는 방법이 있습니다.

그게 돈이 덜 들어요.

 

그런데 걔네가 그 좁은 공간에 거의 움직이지 못할 정도로 제도리를 넣어놓고

옆에서 지켜줘야 하는 사람들이 계속 물도 뿌려주고 이래야 되거든요.

만약에 걔네들이 이상 상황이 온다 그러면

수의사가 옆에 대기하고 있고

이런 걸 해야 되는데

이동 중에 죽는 경우가 참 많이 나타나요.

왜냐하면 걔네가 쇼크사합니다.

상황을 이해를 못하고

내가 지금 붙들렸구나 어떡하면 좋지?’

그리고 막 반응을 너무 격하게 하다가 다치는 경우도 있고

쇼크사를 하는 경우가 굉장히 많아요.

 

그래서 이동 시간을 줄이는 게 굉장히 중요합니다.

그래서 그때도 제가 아시아나에 부탁해서

아시아나에서도 자기네들 경비의 절반만 받고

그래서 비행기로 이동을 한 거거든요.

그러면 공항에서 제주까지 1시간도 안 걸리는 거 아니에요?

 

그럼, 거기서 또 내려서

무진동 트럭에 넣어서 바닷가로 또 해서

보트로 이동하고

이게 보통 어려운 과정이 아니에요.

 

제주도까지 가는 것도 그렇게 힘들었는데

벨라의 경우에는 아이슬란드까지 가야 하잖아요.

비행기로 간다 그래도 열몇 시간이 걸릴 텐데

과연 이거를 어떻게 할 건가?

 

결코 쉬운 일은 아닙니다.

하지만 방법이 없는 건 아니잖아요.

근데 제가 보기에는 롯데 측이 자꾸 핑계를 대는 것 같아요.

 

201910월에 풀어주겠다고 대국민 약속을 했으면

어떻게든 방법을 찾아야 하는데

제가 이렇게 보고 있으면

방법을 찾는 게 아니라 핑계를 찾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너무 많이 듭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너무 섭섭합니다, 이게.

 

 

--방류가 무조건적인 답은 아니라는 의견도 많던데..

 

그렇습니다.

제가 제돌이와 그의 친구들을 풀어줄 때도 그게 굉장한 이슈였어요.

멀쩡히 잘 보호받고 있는 애를

왜 저 험한 한데로 내보내느냐?

왜 침편지도 내보내지? 코끼리도 내보내지? 왜 돌고래만 내보내냐.’

 

정말 어이가 없어서

그 질문이 기자회견 할 때마다 나오더라고요.

마지막에는 정말 화가 나서

앞으로 이런 질문을 다시는 받지 않겠다.’

그래서 내가 최종적으로 얘기하겠다.

나가서 걔네한테 무슨 일이 벌어지면

개인적으로 책임을 지겠다라고까지 그냥 선언을 해버렸고요.

 

기자 여러분한테 내가 묻겠다, 그랬어요.

여러분이 돌고래라면 어떻게 하시겠느냐

 

두 가지 옵션이잖아요.

-나가서 잘못해서 다쳐서 죽을 수도 있다.

그게 무서워서 그냥 감옥에서 평생 사느냐?

 

기자들에게 물었어요.

여러분이라면 어떤 결정을 하시겠느냐?

 

나라면

내일 나가서 내일 죽는 한이 있어도 난 나간다.

그게 자유다.

 

자유는 굉장한 비용을 지불하고 그래도

얻어내야 되는 그런 소중한 가치이기 때문에

내가 만일 돌고래라면

이 질문은 질문도 아닐 거라고 생각한다.

 

인간의 관점에서 문제를 보는 건 안 된다

젠구달 박사님도 말씀하셨다.

 

돌고래의 관점에서 이 문제를 보라.

돌고래는 나가서 무슨 일이 벌어질 거라는 상상도 못할 거고,

인간이 무슨 권한으로

여기가 안전하니까 여기서 그냥 적당히 생을 마감하는 게 어떻겠느냐?

 

그건 말이 안 된다.

그런 점에서 보면 저희들은 논의를 늘 합니다.

제가 제돌이와 그의 친구 네 마리, 다섯을 보낼 때는

개중에 좀 몸이 불편한 아이도 있었고 했는데

저희들은 다 보내기로

긴 토론을 거쳐서 결정을 했고

5마리가 다 나가서 지금 다 잘 살고 있거든요.

그 후에 보낸 두 마리가 지금 실종돼서 어디 있는지 못 찾고 있는데.

 

그런 위험 부담은 있습니다.

그래서 벨라에게도 이 문제만큼은

진지하게 우리가 고민해 봐야 하는 점은 맞아요.

그러나 나가서 살 가능성이 없다라는 전제가 아닌 한

자유를 찾아주는 게

저는 옳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그 문제는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더라도

그 아이가 원래 자연에서 누리던 그 자유를

그 아이에게 돌려줄 의무가 우리에게 저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수족관으로 데려오는 것도 마찬가지로 어려운 일이겠네요?

 

맞습니다.

데려올 때도 힘들죠.

그래서 실제로는 데려오는 과정에서 많이 죽어요.

 

그래서 우리가 수족관에 넣는 데까지

살아남은 아이들이 우리 눈앞에 있는 거고요.

그 과정에서 죽은 아이들도 참 많습니다.

 

그래서라도 저는 이제는 고래류는 가두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벨루가는 빨리 수영하는 고래는 아닙니다.

그런데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돌고래들은

굉장히 유영 속도가 빠르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종류에 따라서 조금씩 다르겠지만

우리 제주 바다에 있는 남방큰돌고래의 경우

하루에 적어도 한 100km 정도를 움직여 다니거든요.

그런 아이를 기껏해야 지름 50m 정도밖에 안 되는 수조에다 가둔다?

있을 수 없는 거죠.

 

우리 돌고래들은 수조 안에서 계속 도는 거죠.

그러니까 한 자리에서 뱅글뱅글뱅글뱅글 돌고 있는 형국입니다.

그러고 사는 거예요.

지옥 같은 삶이죠.

 

물론 작은 물고기나 해파리나 이런 것들을 수조 안에다 넣고 기른다.

걔네들한테는 그게 굉장히 큰 공간이고

그렇게 빨리 움직이는 동물이 아니라면 괜찮을 텐데

이건 있을 수 없는 일이죠.

 

 

--방사 후에는 추적이 어렵다고 하던데 제돌이는 왜 자주 보일까요?

 

제돌이는 좀 독특한 케이스예요.

남방큰돌고래 그 같은 종이 세계 여러 곳에서 사는 종이에요.

다른 나라에서는 남방큰돌고래를 바다로 돌려보내면 못 찾아요.

왜냐하면 걔네들이 그냥 큰 바다로 나가버려서

찾겠답시고 뭐 저희도 했어요.

사실은 등지느러미에다가 전파 추적한다고 달아주거든요.

거기 배터리가 들어가는데, 배터리 수명이 1년이 안 돼요.

1년 후에는 걔를 다시 잡아야 해요.

잡아서 그 배터리를 교체해야 하는데

그것 자체가 되게 힘들고요.

 

2013년에 제돌이 풀어주고

1년 동안은 배터리가 작동을 하니까

수시로 들여다보는 거예요.

얘가 어디 있나..

 

툭 하면 오호츠크해에 가 있어요.

근데 보면 앞에서 뛰어

제주 바다에서 오호츠크해의 바다 정도로 오차의 범위가 커요.

에휴, 아무짝에도 쓸모없어요.

그래서 저는 등지느러미에 숫자를 새긴 거고요.

 

우리의 경우에는

참 너무 기가 막힌 시스템인 게요.

적어도 우리가 아는 한

우리가 확인할 수 있는 대부분의 제주남방큰돌고래들은 아무 데도 안 가요.

그냥 제주 바다 근처에서 뱅글뱅글 돕니다.

 

제주 바다에 있는 남방큰돌고래들은

등지느러미의 모양을 보고 확인이 가능한 개체 수가 한 120~30마리 정도 되는데

모두를 매일 같이 확인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어디 안 가요.

제주 바다에서 그냥 돌면서 놀아요.

그러다 보니까 우리는 제돌이를 만나는 거죠.

 

다른 나라 사람들은 돌고래를 풀어 주고

우리처럼 다시 만나는 기회가 거의 없습니다.

그래서도 우리가 국제사회에 퍽 알려져 있어요.

우리는 풀어 주고 모니터링이 가능한, 거의 유일한 시스템을 갖고 있어서

국제 사회에서 되게 부러워해요.

 

 

--지느러미에 숫자 새기는 것을 학대라고 보는 시각도 있던데요?

 

말씀드린 대로 대부분의 경우에는

우리가 바다에서 돌고래를 연구하는 분들은

돌고래의 등지느러미의 모습으로 확인하거든요.

 

근데 등지느러미의 모습이 다르다 그래도

얼마나 크게 다르겠어요?

약간 찢어진 게 다르다든가

탈색이 된 부분이 있다든가 뭐 이런 건데.

 

그래서 결국은 사진으로 찍어서

실험실에 돌아와서

컴퓨터에 저장된 자료 화면하고 겹쳐보고

아 얘가 걔구나이렇게 아는 거지

바다 현장에서 그걸 구별해 낼 수 있는 학자는 없습니다.

 

대부분의 돌고래 연구하시는 분들이

돌고래의 생리를 연구한다든가

돌고래의 개체군 변동을 연구한다든가

뭐 이런 걸 하시지

저처럼 돌고래의 사회 행동을 연구하는 사람은

그렇게 많은 건 아니거든요.

 

돌고래의 사회 행동을 연구하려면

누가 누구랑 어울리는지를 현장에서 알아야 하거든요.

그래서 우리는 돌고래의 등지느러미에다가 번호를 새겨주기로 한 겁니다.

 

14일날 동영상에서도 보면

돌고래 여러 마리가 그냥 물 위로 뛰어오르지만

제돌이 그냥 보면 딱 알잖아요.

1번 탁 달고 튀어 오르니까.

 

그래서 제 꿈은

제돌이가 1번이고, 130번까지 다 지금 붙이는 게 꿈인데...

그게 뭐 언제 그렇게 됐는지는 모르지만

제가 떠나고 나서도 돌고래 연구가 계속되다 보면

언젠가는 제주도에 있는 모든 돌고래가

번호를 등지느러미에 달고 다니는 날이 올지도 모르죠.

 

그걸 하려고 할 때 정말 힘들었어요.

너무 많은 분들이 동물 학대라고 그러는 바람에.

 

목장에서 말이나 소의 엉덩이에다가 낙인을 찍는 건

불로 지지는 거거든요.

그건 동물 학대가 맞습니다.

 

그래서 외국 학자가 개발한 방법이

드라이아이스로 하면

통증도 거의 못 느끼고 그냥 탈색만 시키는 거예요.

그리고 물로 들어가도 절대 염증이 생기거나 그런 게 아닙니다.

 

근데 그걸 설명을 열심히 했는데도

시민단체 대표들이

탈색시키는 건 자연스럽지 않습니다.

교수님도 그런 거 좋아하시지 않으시잖아요.’

 

네 저도 좋아하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과학을 위해서 그 정도는 해도 되지 않을까요?

 

그래서 하여간 뭐 설득하는 데 무지무지 힘들었고요.

관철을 시켰습니다.

그래서 지금 번호 달고 있는 애, 몇 마리 안 되는데요.

저는 아직은 꿈을 안 버렸습니다.

130, 150번 뭐 이렇게 볼 날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

저는 오늘 이 주제에 대해서 얘기하면서

평소 제가 뭐 그렇게 거친 표현을 쓰는 사람은 아니잖아요.

오늘은 굉장히 자제하려고 지금 애를 많이 쓰고 있는데

억울하다는 생각까지 들 정도거든요.

 

그래도 제 신문 칼럼이 퍽 인기 있는 칼럼이었는데

전 국민이 보는 그 칼럼에

나는 롯데라는 기업에 칭송을 했단 말이에요.

거침없이 참 좋은 기업이다하는 거를 제가 신문 칼럼에까지 쓰고

공개적으로 감사의 말씀까지 했는데.

 

201910월부터 지금이면

4년이 훌쩍 넘었는데

그 긴 세월 동안 왜 이행을 안 하는 건지

롯데에서 명확한 답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요

하루라도 빨리 약속을 이행하셔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벨라는 지금 사는 게 사는 게 아닙니다.

한번 생각해 보세요.

접시 물에 겨우 달랑 얹혀 있는 그런 삶인데

만약에 벨라가 함께 들어왔던

먼저 떠난 두 친구와 같은 운명으로 목숨을 잃는다 그러면

저는 절대로 용서하지 않을 거고요.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 해서 규탄할 거고

아마도 저와 뜻을 같이 하는 분들이 굉장히 많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거는 기업 차원에서

상당히 심각하게 고민하셔야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렵습니다.

벨라를 아이슬란드까지 데려가야 하는

상당히 힘든 여정이 있는 건데요

그건 하기로 그 옛날에 이미 결심한 거고요

그 과정에서 벌어질 수 있는 어떤 위험은

우리가 같이 감수하기로 한 겁니다.

 

더 중요한 건

대한민국은 이미 돌고래를 바다로 풀어줘 본 경험이 있는 나라고요.

세계 어느 팀보다 확실하게 성공한 나라이기 때문에

기술이 없어서, 혹은 믿지 못해서 못한다 하는 거는

있을 수 없는 변명입니다.

 

그래서 저는 만일 이 동영상을 롯데 측에서 보게 된다면

2019년에 하신 약속

하루빨리 이행하시기를

진심으로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