氣라고 하면 에너지나 동력, 힘 같은 단어가 연상되지만,
그것이 지는 정확한 의미를 한마디로 압축하기란 결코 쉽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아직까지 氣의 실체를
과학적으로 증명한 경우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일상생활에서
기운난다, 기통차다, 기가 막힌다, 기찬 놈, 기지개 등등
氣란 용어를 자주 쓰면서도
정작 그 의미를 정확히 아는 경우는 드뭅니다.
그럼 도대체 기란 무엇일까요?
이 질문에 정확히 답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가정과 추론이 필요합니다.
차근차근 氣의 실체에 접근해 봅시다.
氣는 물질의 일종일까요?
물질이라면 에너지의 일종이고,
결국엔 E는 MC 제곱의 공식을 따르게 될 것입니다.
만일 기가 에너지를 가리키는 말이라면
그 존재 가치는 크게 추락할 것이 분명합니다.
氣를 근간으로 삼아 발전한 한의학은 설 자리를 잃고
더불어 동양철학의 상당수도 파기 내지 수정돼야 합니다.
그뿐만이 아니라 氣를 다루는 여타의 학문이나 수련들 역시
현대과학의 그늘을 가려 그 빛이 바래게 되겠지요.
그렇다면 비를 물질이 아닌 비물질적 요소로 보면 어떨까요?
형이하에서 힘을 유발하는 인자를 에너지라 합니다.
쉽게 말해 우리가 살고 있는 3차원 물질계를 이루는 힘입니다.
에너지와 기가 유사한 것은 맞지만
그것이 존재하는 영역이 엄연히 다릅니다.
형이하인 물질계에서 힘을 유발하는 것이 에너지라면
기는 형이상의 상계를 무대로 삼습니다.
이런 의미에서 길을 거론하자면
형이상에 존재하는 모종의 에너지 같은 것으로 유추해 볼 수 있습니다.
‘형이상에 존재하는 어떤 에너지’
이것이 어느 정도 氣의 일면을 말해주긴 하지만
복잡하고 모호한 감이 여전히 남아있습니다.
氣의 실체를 보다 분명하게 증명할 수 있는 용어는 없을까요?
그러려면 氣의 성질을 좀 더 명확히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형이하의 물질을 초월할 수 있는 고차원 진료는 과연 무엇일까요?
물질을 초월한 것이어야만 형이상의 진료에 합당할지인데
과연 그런 것이 존재할 수 있을까요?
물질의 영역에 속한다면
그것은 무엇을 막론하고 형이하입니다.
물질의 최소 단위인 양자의 세계 역시 형이하입니다.
그렇기에 형이상을 논하려면
물질로 볼 수 없는 대상을 찾아야 합니다.
그렇다면 실체가 모호한 암흑 물질이나 암흑 에너지, 반물질 등은 어떨까요?
이런 것이라면 형이상의 조건에 걸맞지 않을까요?
하지만 모습이 드러나지 않은 것뿐이지
중력이나 힘을 지니고 있다는 점에서
암흑 물질이나 암흑 에너지는 형이하의 특수한 영역에 해당합니다.
반물질 역시 물질을 초월한 그 무엇이 아니라
특수한 형태의 전기적 보호나 성질을 지닌
물질의 일종으로 보아야 합니다.
그렇기에 이것들은 형이상의 후보가 될 수 없습니다.
정리하면 형이상이 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물질이 아닌 비물질이어야 합니다.
물질로 볼 수 없는 것이어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그런 것이 뭐가 있을까요?
이쯤 되면 어느 정도 눈치챈 분들이 있을 것입니다.
그것은 바로 [정신]입니다.
정신은 물질이라고 단정할 수 없습니다.
꿈이나 상상을 떠올려 봅시다.
그것이 물질인가요?
물론 체내의 물질들이 열심히 대사 활동을 하여
만들어 낸 결과라고 보는 견해가 많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그렇더라도
처음부터 물질계에 없는 것을 만들어 낼 수는 없습니다.
가령 우리는 다양한 색을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익히 알다시피
물질의 세계에는 색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빛의 파장만 존재할 뿐인데
우리는 그 파장에 상상으로 색을 입혀
아름답게 꾸며내고 있는 것이지요.
잡아도 잡히지 않고, 보아도 보이지 않는
모호하기 짝이 없는 것이 정신입니다.
이런 정신을 보다 정확히 표현할 수 있는 단어는 없을까요?
정신 활동을 살펴보면
예외 없이 어떤 뜻을 품고 있습니다.
즉 내용과 방향성을 함께 지니고 있고
이런 것을 가리켜 정보라 합니다.
동양철학의 이기론에서 말하는 理가 바로 이것이지요.
비물질= 정보= 理
이상의 등식이 성립하면
물질에는 비물질인 정보가 담겨 있게 됩니다.
원자를 예로 들면
그것을 구성하는 중성자, 양성자, 전자 등은 물질이고,
이런 구조로 활동하게 하는 이면의 정보는 비물질이 됩니다.
왜 원자는 이런 식으로 구성되고
나름의 방식으로 활동할까요?
바로 비물질인 정보가 그렇게 설정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과학이란 바로 그 설정값을 알아내는 과정이고요.
물론 설정값도 물질이 만들어 낸 법칙으로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법칙을 끝까지 소급해서 올라가게 되면
물질과 법칙의 대등관계는 흔들리게 됩니다.
사실 양자역학만 봐도
기계적인 물리 법칙에 균열이 가지 않던가요?
삼라만상 모든 것은 물질과 비물질의 대칭으로 존재합니다.
마치 생명이 물질과 정신으로 맞물려 있는 것처럼요.
흔히 돌멩이를 가리켜
생물과는 전혀 다른 순전한 물질 덩어리로 봅니다.
하지만 돌멩이도 사람처럼 물질과 정보의 대칭적 구조로 되어 있으며
다만 우리가 지닌 정보에 비해 고집이 세다는 차이가 있을 뿐입니다.
우리의 정보는 외계의 정보를 받아들여
조합하고 활용하는 데 익숙하지만
돌멩이의 정보는 오로지 설정된 대로만 움직이니까요.
다시 말하지만 삼라만상 모든 것에는
제 나름의 정보가 담겨 있습니다.
그 정보의 상태에 따라 이것과 저것이 구분될 따름입니다.
[정보]는 삼라만상을 존재하게 하는 근본 속성
즉 [본질]입니다.
[형이상은 정보와 같다.]
이제 형이상의 진료가 정보라는 사실까지 알아보았습니다.
그렇다면 다시 원점으로 돌아와
기는 도대체 무엇일까요?
이제까지 논한 바를 토대로 정리하면
氣란 형의상에 존재하는 [정보 에너지]가 됩니다.
3차원 물질계의 동력이 에너지라면
氣는 4차원 비물질계에 존재하는 방향성(力)인 것이죠.
에너지를 잘 쓸수록 물질문명은 가속화합니다.
그렇듯 형이상의 정보 에너지인 氣를 활용한다면
우리의 정신은 비약적으로 발전하게 될 것입니다.
우리는 지금 이 순간에도
氣를 써서 생각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당신은 혹시 그 氣를 정신 발달에 활용하고 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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