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인지그라운드(2024)

나는 죽는다. 자신만의 걸음으로 자기의 길을 가라

Buddhastudy 2022. 12. 22. 19:38

 

 

나는 죽는다.

너도 죽고 우리 모두는 결국 죽는다.

내가 사랑했던 사람도 죽고 내가 증오했던 사람도 죽는다.

그도 죽고 그녀도 죽는다.

내 아이도 죽고 내 부모도 죽는다.

내 곁에 있는 강아지도 고양이도 죽는다.

우리 모두는 결국 죽는다.

 

최진석 교수는 그의 책 <경계에 흐른다>해서 이렇게 말한다.

아침에 일어나면 조용히 앉아

나는 금방 죽는다고 서너번 중얼거린다.

그러면 적어도 그날 하루는 덜 쩨쩨해질 수 있다.

최소한 그날 오전까지만이라도 덜 쩨쩨해질 수 있다.

나 자신을 번잡하고 부산스러운 곳에 두는 일을 그나마 조금 줄일 수 있게 된다.

시간을 조금이라도 더 소중하게 쓸 수 있게 된다.

급한 일보다는 중요한 일에 더 집중할 수 있게 된다.

그래도 사는 것이이 모양이 꼴인 것을 보면 나는 아직 덜 죽은 것이 분명하다.

더 철저하게 죽어 버려야겠다.

 

 

우리가 죽음을 기억해야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삶이 얼마나 소중한지 깨닫게 해주기 때문이다.

시간을 헛되이 보내지 않기 위해서이다.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에서 학생들은 시를 읽는다.

할 수 있을 때 장미 꽃봉오리를 따 모아라.

노련한 시간은 여전히 도망치고 있다.

오늘 활짝 핀 이 꽃이 내일이면 시들어 가고 있을 테니

 

키팅 선생이 말한다.

왜 시인이 이런 말을 썼을까?”

시간이 있을 때 장미 봉우리를 거두라.

이걸 라틴어로 표현하자면 카르페 디엠이지.

현재를 즐겨라.

시간이 있을 때 장미 봉우리를 거두라.

왜냐면 우리는 반드시 죽기 때문이야.

여기 있는 우리 각자는 언젠가 숨이 멎고 차가워져 죽게 되지.

 

영화 속 키팅 선생은 진로를 고민하는 학생들에게

너희의 시간은 한정되어 있음을 깨달아야함을 강조한다.

우리는 모두에게 사랑받을 필요가 없으며

부모님의 기대, 주변 사람들의 비난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강조한다.

하고 싶은 게 있다면 타인에게 이해를 구할 필요도 없다.

남에게 자신을 증명할 필요도 없다.

시간은 한정되어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장자는 우리의 일생을 이렇게 말했다.

하늘과 땅 사이에서 사람이 사는 시간이라는 것은

마치 천리마가 벽에 갈라진 틈새를 내달리며 지나치는 순간

그 찰나의 순간이 인생이라고 장자는 말한다.

 

박우연 시인은

그때는 그때의 아름다움을 모른다는 시를 통해 이렇게 말했다.

20대에는 서른이 두려웠다.

서른이 되면 죽는 줄 알았다.

이윽고 서른이 되었고 싱겁게 난 살아있었다.

마흔이 되니 그때가 그리 아름다운 나이였다.

30대에는 마흔이 무서웠다.

마흔이 되면 세상 끝나는 줄 알았다.

이윽고 마흔이 되었고 난 슬프게 멀쩡했다.

쉰이 되니 그때가 그리 아름다운 나이였다.

예순이 되면 쉰이 그러리라.

일흔이 되면 예순이 그러리라.

죽음 앞에서 모든 그때는 절정이다.

모든 나이는 아름답다.

다만 그때는 그때의 아름다움을 모를 뿐이다.

 

 

인간은 죽음을 경험할 수 없다

병에 걸리기 전까지 우리는 죽음을 가까이 느끼지 못한다.

가끔 뉴스에 사망사고나 지인과 가족의 죽음을 통해

타자의 죽음을 간접 경험하는 것이 전부다.

 

죽음은 언제나 남의 일로 생각하기 쉽다.

따라서 우리는 죽음을 기억하고 의식하는 수밖에 없다.

삶을 소중히 보내기 위해 죽음을 의식적으로 자주 불러들이는 수밖에 없다.

 

인생이 짧디짧다는 것을 항상 기억해야 한다.

나는 죽는다.

너도 죽고 우리 모두는 결국 죽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