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륜스님/즉문즉설(2024)

[법륜스님의 세상보기] 환경운동, 현실의 한계를 넘어

Buddhastudy 2024. 1. 16. 20:03

 

 

'아이들과 함께 텀블러 쓰기 등 여러 환경 실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아이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로 바다가 오염되는데

작은 환경 실천이 무슨 의미가 있겠냐고 물었습니다.

저도 같은 생각이어서 쉽게 대답하지 못했습니다.

아이에게 어떻게 이야기하면 좋을까요?//

 

 

--환경 문제를 야기하는 현실적 한계들

우리가 농약이 잔류된 음식을 오랫동안 먹으면

암이나 여러 가지 병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어요.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고 유기농으로 농사지으면 좋죠.

근데 농사 짓는 입장에서는 유기질 비료를 만드는 게 어렵습니다.

정부에서 보조금을 좀 받아도

유기질 비료는 화학비료보다 2, 3배 값이 비싸요.

화학비료는 뿌리기도 쉽고 또 소출도 확실히 보장이 되죠.

 

장기적으로 보면 화학비료를 뿌리면 토양이 점점 산성화돼서

나중에는 더 이상 증산 안 되는 문제가 있어요.

 

그러나 농사짓는 사람이 하루하루 살기 바쁜데

언제 장기적으로 생각하겠느냐 이거에요.

우선 일이 쉽고 편리한 걸 생각하지 않느냐.

 

그런 측면에서 우리는 제초제 뿌린 식재료도 먹고, 비료 친 식재료도 먹고

농약 친 식재료도 먹지 않습니까.

길게 보면 이런 게 다 건강에 안 좋은 거예요.

 

또 인스턴트식품, 기름에 튀긴 음식도 몸에 안 좋은 거예요.

근데 애들은 그런 음식을 먹지 않습니까.

길게 보면 비만뿐 아니라 여러 가지 성인병의 원인이 되는 거예요.

 

그러나 아이들의 그 입맛에는 뭐 아무리 (건강에) 안 좋다고 해도

그냥 먹게 되는 것이 우리 인생이에요.

 

 

--방사능 오염수만이 환경 문제의 전부가 아냐.

 

전 세계에 원자력 발전소가 굉장히 많지 않습니까, 그렇죠?

그 발전소마다 앞으로 시간이 흐르면 사고 나는 데가 있을 거고

그 사람들도 (오염수를) 바다에 뿌릴 거 아니겠어요.

그럼 이게 10, 20, 30, 50년 누적되면 어떻겠어요.

바다에 방사능 오염이 심하겠죠.

그래서 우리는 원전 오염수 방류를 반대하는 거예요.

 

우리가 환경을 생각하고 건강을 생각해서 방류를 반대하는 것과

당장 음식을 못 먹을 만큼의 위기라는 것과는

성격이 조금 다른 문제에요.

그것만이 환경 문제의 전부가 아니라는 거예요.

 

 

--가장 시급한 환경 문제

지금 더 위험한 것은 우리가 사용하는 플라스틱, 비닐이 분해가 안된다는 거예요.

(플라스틱이) 먼지처럼 미세하게 가루가 돼서 계속 바다로 가게 되고

물고기가 그걸 먹게 되고 우리가 물고기를 먹고.

그럼, 원래 물질이라는 것은 분자 아닙니까.

분자가 부패 박테리아에 의해서 원자로 분해돼서

다시 재조립을 해야 된단 말이에요.

 

그런데 이게 분해되지 않고 분자 덩어리

, 물질 덩어리로 계속 순환하게 되면

중금속이 우리 몸에 누적되어 건강을 해치듯이

앞으로 미래에 큰 위험 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플라스틱을 가능하면 폐기하지 말자고 하지만

곳곳에 플라스틱이 폐기가 되고 있지 않습니까.

바다 물고기들의 몸속에 플라스틱이 있는 경우가 이제 많단 말이에요.

 

 

--환경을 파괴하는 이들이 다수인 세상에서

그러니까 이런 거를 버리지 말자고 하는 운동과

또 한쪽에서는 그걸 버리는 현실이 같이 공존하는 거예요.

 

그래서 우리는 버리고 있는 현실 위에서

버리지 말자는 운동을 하는 겁니다.

 

우리가 일회용 안 쓰고 텀블러 가지고 다니는데

미국 한번 가봐요.

하루에도 일회용품을 태산같이 쓴다 이 말이에요.

비행기 타 봐요.

전부 그릇이 일회용이에요.

 

그거 보면서 "텀블러 갖고 다니면 뭐하냐?" 이렇게 얘기하면 안 되잖아요.

그러한 폐기물이 한없이 버려지는 속에 우리는

첫째, 덜 버리는 운동을 하고

둘째, 그를 통해서 그쪽도 좀 덜 버리도록 하는 운동을 하잖아요.

 

요즘은 기사를 보니까 음식물 쓰레기를 최소화하는 호텔이 있고

또 호텔을 이용하는 여행객들이 옷을 그냥 버리지 말고

옷 기부 박스에 버리게 해서

재활용할 수 있는 가게에 갖다준다든지 하고 있어요.

 

이렇게 자꾸 의식이 깨어나는 거죠.

그러면 자라나는 어린이들이 어릴 때부터

휴지 안 쓰고 손수건 쓰고

일회용 컵 안 쓰고 텀블러 쓰고

이렇게 자라서 그들이 투표권을 갖게 되면

환경 정책에 대해서 더 정부에 요구가 크겠죠.

선거의 영향력도 크고.

 

 

--환경을 지키려는 소수가 세상을 바꿀 수도 있어

유럽에 중학생, 고등학생들이 요즘 엄마가 요리 많이 하는 거 안 먹고

간단하게 먹고

옷도 안 사고, 신발도 안 사고, 샤워도 자주 안 하고

내가 잠깐 편리해지고자 하는 것이 지구환경 위기를 초래한다고 해서

젊은이들의 새로운 문화가 형성이 돼가고 있는 거죠.

 

유럽의 한 소녀가 스웨덴에서 환경운동을 해서

세계적으로 영향을 끼친 경우도 있지 않습니까.

자라는 아이들이 이렇게 하면 좋은 일이죠.

 

나는 휴지 안 쓰는데 누가 휴지 썼다고

"나 혼자 휴지 안 써서 뭐 하냐!"

나는 텀블러 쓰는데 다른 사람이 일회용 컵을 쓰고 태산같이 버렸다고

"이거 하면 뭐 하느냐!"

이런 얘기는 바람직한 방식이 아니에요.

 

(지구환경을) 오염시키는 다수가 있고 (오염을) 시키지 말아야 한다고

(환경)운동하는 소수가 있는데

시간이 흐르면 어때요?

소수가 이제 다수가 되고 다수가 소수가 되면

(환경오염문제가) 조금씩 해결이 되는 쪽으로 가게 되는 거예요.

 

 

--현실의 한계를 넘어 생각해야 하는 것

내일 지구가 망한다 하더라도 오늘 한 그루 사과나무를 심겠다

이런 자세로 우리가 환경 운동을 하는 거예요.

 

북한은 핵무기 계속 만들고

한국 정부는 북한에 원점 타격을 하라고 하고

미국은 한국과 일본의 군사력을 증장시키고

북한은 러시아와 군사협력을 맺어서 한반도의 긴장은 점점 고조되는데

(스님) 혼자서 여기저기 뛰어다닌다고 그게 무슨 도움이 됐냐,

이렇게 말할 수 있어요.

 

그게 어쩌면 더 사실일지 몰라요.

그러나 우리는 이 땅에 전쟁이 나면 안되니까

평화를 위해서 최선을 다하는 거예요.

 

그래서 안 될 수도 있어요.

그러나 우리는 살아있는 한 또 아직 전쟁이 일어나기 전까지는

전쟁을 방지하기 위해서 애써야 하고 나름대로 노력해야 하는 거예요.

 

 

--변화를 위해 노력하는 삶

또 우리가 뭐 이렇게 노력한다고 기후위기를 막을 수 있겠냐?

저도 부정적으로 봅니다.

즉 안 될 확률이 높다.(고 생각해요)

 

한반도는 긴장이 고조되고 전쟁이 일어날 확률이 더 높은 쪽으로 가고 있고

전 세계적으로 기후위기는 심화되는 쪽으로 가고 있어요.

우리가 아무리 노력을 해도.

 

그렇게 되지만, 우리의 삶은 어떠냐?

그래도 우리는 기후위기를 막든지 늦춰야 하고

전쟁이 일어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

그게 삶이라는 거예요.

 

꼭 결과가 그렇게 돼야 만이 우리는 하는 게 아니에요.

우리는 농약을 지나치게 치는 걸 반대하지만 그 쌀을 먹어야 하잖아요.

플라스틱 쓰는 걸 반대하지만

때로는 우리도 플라스틱을 일부 쓸 수밖에 없어요.

 

그러나 우리는 변화를 위해서 노력해 나간다는

이런 관점을 가지면 어떨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