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륜스님/즉문즉설(2024)

[법륜스님의 하루] 열심히 했는데 성과가 나타나지 않을 때, 어떻게 해야 할까요? (2024.03.21.)

Buddhastudy 2024. 4. 1. 20:13

 

 

그래서 우리가 어떤 일을 할 때

대박이 난다고 꼭 좋은 것은 아닙니다.

일부러 대박을 피할 필요는 없지만

대박이 일어났을 때에도 교만하지 말고

겸손하게 내부를 진정시키고

외부의 저항을 예상하고 있어야 합니다.

 

저항은 어느 정도 예상된 일이기 때문에

억울하다고 항변하기보다는

그런 비난이나 저항마저도

어느 정도 감수하면서 꾸준히 일을 추진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좋은 일이 생겼다고 너무 자랑해서도 안 되고

나쁜 일이 생겼다고 너무 낙담해서도 안 됩니다.

내가 노력해서 좋은 일이 생긴 것이라면

담담히 받아들이고

노력한 것보다 일이 훨씬 잘 되었을 때는

횡재했다고 생각하지 말고

빚을 얻어서 생겼다고 생각해야 합니다.

 

빌린 빚이기 때문에

조심해서 관리하고 사용하다가

나중에 빚을 갚을 때가 되면

기꺼이 갚는 자세를 취해야 합니다.

 

열심히 했는데 아무런 성과가 나지 않을 때에도

낙담할 필요가 없습니다.

내가 수입이 많아도 저축을 많이 하면

이번 달에 쓸 돈이 부족하듯이,

저축을 했거나 아니면 빚을 갚았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예상외로 어떤 성과가 날 때는

빚을 낸 것이라고 생각하면

일의 결과에 따라 너무 들뜨지도 않고, 너무 실망하지도 않게 됩니다.

 

세상은 인연과보의 이치로 이루어져 가기 때문에

세상에서 말하는 성공과 실패에 너무 연연하지 말고

꾸준히 해나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개인의 수행도 마찬가지이고

전법 활동도 마찬가지이고

사회 실천 활동도 마찬가지입니다.

 

부처님의 모든 교화 사례가 성공했다고 생각하면 안 됩니다.

우리가 보고서를 쓸 때에도

성과는 많이 쓰고 실패한 것은 조금 쓰는 것처럼

교화가 잘 된 것은 기록에 남기고

그렇지 않은 것은 기록에 남기지 않은 것뿐입니다.

 

부처님을 만난 사람들이 법문을 듣자마자

단박에 깨달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오해입니다.

부처님의 교화 사례는 초기에 구전으로 전해 내려왔기 때문에

많은 내용을 다 기억할 수가 없어서

깨달음의 과정이 축약되어 후대에 전해진 것이라고 봐야 합니다.

 

교화되지 않은 사례나

교화의 세세한 과정까지 구전으로 전해지기는 어려웠기 때문입니다.

그런 이유로 경전에는

대다수의 교화 사례가 법문을 듣자마자 깨달았다고 기록되어 있지만,

실제 현실에서는 그렇게 교화가 될 수는 없습니다.

 

나쁜 사람이 어렵게 교화된 것은

아주 특별한 사례여서

세상에 보여 줄 만하기 때문에

자세하게 기록이 되어 있습니다.

앙굴리말라가 바로 그런 사례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의 교화가

경전처럼 단번에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해서 실망할 필요가 없습니다.

불교대학을 열 명에게 권하면

열 명이 다 들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열 명에게 권하면 세 명이 들을 것이라고 생각해야 합니다.

스무 명에게 권하면 여섯 명이 듣겠구나’,

서른 명에게 권하면 아홉 명이 듣겠구나

이렇게 생각해야 전법을 꾸준히 할 수 있게 됩니다.

 

불교대학을 듣는다고 해서

모두가 교화되는 것도 아닙니다.

사람마다 성격이 다르기 때문에

그중 절반은 교화가 되고 절반은 안 됩니다.

50퍼센트를 60퍼센트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워야지

100퍼센트로 끌어올리겠다고 목표를 세우면

실패해서 전법을 꾸준히 할 수가 없습니다.

오히려 100명에서 200명으로

입학생 수를 확대하는 방식으로 교화되는 사람을

늘려나간다는 관점을 가져야 합니다.

 

여러분들의 수행도 마찬가지입니다.

열심히 했는데 성과가 나타나지 않을 때는

빚을 갚거나 저축을 하고 있다고 생각해야 합니다.

그래야 꾸준히 수행을 해나갈 수 있습니다.

 

정토회도 향후 시간이 흘러 교화 사례를 남기게 되면

실패한 사례보다는 주로 성공한 사례를 남기게 될 겁니다.

이처럼 부처님의 교화 사례도

모든 사례가 성공한 것은 아님을 알면, 우리가 전법을 할 때

성과에 너무 연연하지 않고

다만 꾸준히 해나가는 마음을 낼 수 있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