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륜스님/즉문즉설(2019)

법륜스님의 희망세상만들기_퇴사하고 싶어서 답답해요

Buddhastudy 2019. 2. 1. 20:25


27살인데 갑자기 죽을까봐 두려워요. 여기서 죽음은 갑자기 준비되지 않은 죽음이구요. 직업상으로 저는 일본 사람들보다는 죽음을 많이 보는 편이라서, 간호사요. 질병으로 인한 거는 어느 정도 받아들일 수가 있는데, 제가 1년 정도 뒤에 퇴사하고 하고 싶은 일이 있어가지고 계획을 하고 있는 상태고요, 금전적인 준비도 해야 되고, 앞에 퇴사를 예정한 분들이 많기 때문에 지금 당장 퇴사를 할 수 없는 상황인데 지금도 하루에 그 힘든 일들을 겨우 겨우 버티면서 1년을 버티려고 하는데요. 갑자기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탁 생기며 숨이 탁탁 막히고 이대로 죽으면 인내한 시간이 다 날아갈 것 같고 그렇다고 1년이라는 시간을 불안에 휩싸여서 살고 싶진 않거든요. 어떻게 생각하면 좀 더 편안하게 1년을 버틸 수 있을까 싶어서 스님한테 여쭤보고 싶어서 질문을 했습니다.//

 

 

 

치료 간단해요.

평생 이 직업을 갖겠다.’ 이렇게 결정을 내려버려요.

간호사를 60살 은퇴할 때까지 하겠다. 오늘 이렇게 결정을 해요.

아니 평생 하겠다. 딴 거 다 포기하겠다. 간호사 하겠다.

 

자기 질문의 요지를 생각해야 돼.

질문이 뭐라고 했어? 1년 있다가 퇴사하겠다. 그런데 1년이 너무 지루하고, 갑갑하다. 이거 아니오. 지금 퇴사하겠다는 거에 너무 집착을 해있기 때문에 지금 조급증이 났단 말이오.

 

내일 당장 퇴사했으면 좋겠는데, 1년 하려니까 까마득히 느껴지는 거요.

그러니까 아예 평생 일하겠다고 생각하라는 거요.

 

버티기는 왜 버텨?

평생 하겠다 그러면 조급증이 없어져버리지. 그만하겠다는 생각을 안 하니까.

더 갑갑해지나? 하하하.

 

지금 자기가 조급증이 생긴 거요.

이걸 그만둬야 되겠다고 결정을 이미 마음에서 내려버렸기 때문에 결정을 내렸으면 내일 당장 그만둬야 되는데, 결정을 내려놓고 1년을 기다리려고 하니까 1년이 길게 느껴지는 거요.

그래서 지금 하루하루가 힘든 거요.

 

그러니까 요즘 다른 거 하고 싶은 것도 좋지마는 딴 거 해보면 간호사만큼 좋은 것도 없어요.

그렇게 꼭 갔다가 와야 되요? 그냥 있는 게 나아?

 

나는 66세가 되도록 단 하루도 쉬어본 적이 없어.

28살도 나이라고.

그런데 여러분들은 나이에다가 자꾸

아이고 내일 모래면 서른 살이다. 내일 모레면 사십이다. 내일 모레면 오십이다. 내일 모레면 육십이다.”

자꾸 나이에 뭘 정해놓고 하기 때문에 오는 문제에요.

25에서 26살 가나, 26살에서 27살 가나, 29살에서 서른 살 가나 똑같은 그냥 한 해이지 아무것도 아니에요.

 

여기 서른 살 넘은 사람 어떻게 해? 서른 살에 거기 인생을 걸어놓고

아이고 서른 살 되기 전에 한번이라도 나갔다가 와야 되는데지금 이렇게 생각하기 때문에 자기가 조급증이 생겨서 이런 거요. 조급증이 생겨서.

 

조급증에서 벗어나려면

딴 걸 하겠다는 생각을 당분간 내려놔요.

, 이걸 하겠다. 그냥,

 

그러다가 그러면 1년이 지나면 그때 가서 계속 하는 게 낫겠다 하면 계속 하고,

1년이 지났는데도 바꾸는 게 좋겠다. 그러면 바꿔보고.

 

그러니까 생각을 그만두겠다고 정해놓고 1년 하지 말고

1년 더 해보고 결정한다.

관점을 이렇게 바꿔요.

딴 거 한다고 지금 정해놓지 말고

스님의 얘기를 듣고 그러면 내가 간호를 즐거운 마음으로 1년 더 해보고,

도저히 안 되면 1년 후에 뭐한다? 다른 걸 한다. 결정 순서를 바꾸라고.

 

지금 결정하고 1년을 더 일하지 말고

결정을 1년 뒤로 미루라고.

간호사를 계속할 건지. 딴 걸 한 건지.

 

자기 나갔다가 들어오면 마음이 좀 편할지 몰라도, 나갔다가 들어오면 이 계열에서 조금 경력 단절이 일어나지. 그럼 순서가 밀리고 후배가 위에 올라가고 이러면 나중에 돌아와도 기분이 별로 썩 안 좋아.

 

그러니까 결정을 돌아올 가능성이 있다면

오히려 내가 지금까지 싫다는 마음으로 1년을 했는데,

굉장히 적극적인 마음으로 내가 1년을 한번 해보자.

해보고도 안 되면 그땐 뭐한다? 나간다.

이렇게 해서 1년을 마치 내 간호직업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는 마음으로 적극적으로 1년을 해 봐. 소극적으로 하지 말고.

 

지금 하루에 환자 몇 명 정도 자기 책임하에 돌아요? 17.

아이고 이왕지 하는 김에 한 50명 보면 어떨까?

 

그러면 나는 하루에 강연할 때 한 300명 하는데, 이왕지 하는 김에 좀 더 넓은 장소 모아서 천명하는 게 낫잖아.

하루에 질문 3명 하는 게 낫다. 이왕지 하는 김에 10명 하는 게 낫나?

, 내가 10명한다고 질이 떨어지나?

 

질을 떨어뜨리지 말고, 그래서 자기가 지금 17명 한다면 그럼 목표를 정해서 한 25명은 하겠다. 그러니까 나보다 위의 선배는 10명을 하고, 나보고는 17명을 한다. 이런 불만을 많이 하거든.

 

그런데 선배는 10명을 하면, 1년에 만약에 300일이다. 그러면 얼마야? 1일로 계산해서 3000명을 보는 택이잖아. 그러면 선배는 나보다 간호사가 먼저 됐잖아. 경험이 많잖아.

그런데 나는 하루에 17명씩을 보면 300일 일한다고 치면 5천명을 보잖아.

그럼 선배보다 한 70% 많이 하잖아. 그지?

 

그렇게 되면 선배가 나보다 3년 경력이 많다 하더라도 앞으로 2년만 지나면 나하고 선배하고 실질적인 임상 경험은 같아지지. 그럼 내가 선배보다 앞설 수가 있잖아.

그러니까 나한테 유리하나? 불리하나? 유리해.

 

그러니까 이것을 어차피 나가서 일하는데, 거기 뭐 조금 한가하게 쉬면 뭐하느냐? 한 명이라도 더 보자. 경험을 더 쌓자. 이렇게 마음을 적극적으로 내어야 돼.

 

교회 다녀요? 안 다녀요? 교회 좀 다녀라.

교회 다니면 무슨 얘기가 있나.

5리를 가자면 10리를 가주라, 이런 말이 있어. 산상수훈에.

첫째가 5리를 가자면 10리를 가주라.

속옷을 달라면 겉옷을 달라면 속옷까지 벗어주라.

왼뺨을 때리면 오른뺨을 대주라.

 

3가지가 비유인데, 불교적인 용어로 하면 수처작주.

어디에 처하든 내가 주인이 되어야 돼.

어디에 처하든, 그래 주인 노릇을 한다.

 

5리 가자 그래서 그 사람한테 내가 5리를 따라가면 그 사람이 주고 내가 종이야. 그 사람이 갑이고 내가 을이란 말이오.

, 내가 10리 가줄게.” 이렇게 해버리면 누가 주가 된다. 내가 주가 되고 그 사람이 종이 되는 거요.

 

자기가 많이 볼수록 나한테 유리하다.’ 이렇게 생각을 바꿔버리면 많이 보는 게 자기가 주가 되는 거요.

그럼 자기가 주가 되고 갑이 되고 언니가 을이 되는 거요.

자기가 이 병원의 주인이라면 어떨까?

 

자기 조금 보려고 그럴까? 많이 보려고 그럴까?

그래, 자기가 병원장 같은 기분을 내란 말이오.

거기에 종업원 마음 내지 말고.

 

그렇게 생각을 확 바꿔서 1년 해보니까,

, 간호사 오히려 마음도 낫고 환자하고 대화도 나누고 이게 참 좋다.” 이렇게 되면.

딴 직업을 안 가져도 된다. 갔다가 안 와도 된다. 이 말이오.

 

이렇게 마음을 내고 갔다가 오면 올 때도 다시는 안 온다.’ 이럴 수도 있어.

왜냐하면 내가 적극적으로 해봤는데도 마음에 안 든다 하면.

그러니까 왔다갔다 하는 시간을 확 줄여 놓는다. 어차피 1년을 해야 되기 때문에.

그래야 조급증이 없어지고 오히려 적극적으로 일하게 돼.

 

5리를 가자면 10리를 가주라가 더 마음에 다가오면 교회를 가고,

수처작주 어디에 가든 내가 주인이 되라 이 말이 더 다가오면 어디로 가고? 절로 가고.

2개 다 다니고 싶으면 양다리 걸치고.

2개다 다 안다녀도 되고.

이건 그렇게 중요한 거 아니요.

 

어쨌든 자기가 자기에게 주어진 인생에서 주인 노릇을 해야 돼.

알았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