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알리대장경(담마빠다)

담마빠다(법구경) 47회 98. 윤회가 없는 자

Buddhastudy 2020. 4. 13. 19:39



담마빠다 제7<아라한>

 

 

95.

땅처럼 대적하지 않고

인드라의 기둥처럼 흔들리지 않는 그러한 이,

더러움이 없는 호수와 같은 그러한 이에게

윤회는 없다.

 

이 게송이 설해진 배경에는 이와 같은 이야기가 있다.

 

한때 우기가 끝날 무렵,

사리뿟다 장로는 부처님께 예를 올리고 나서 그의 일행과 함께 탁발 순례를 떠났다.

사리뿟다 장로는 많은 비구들을 떠나면서

이름을 알고 있던 모든 비구들의 이름을 부르며 작별인사를 하였다.

 

그 광경을 지켜보던 한 비구가

사리뿟다 장로는 내 이름도 부르면서 작별인사를 할 거야라고 말하였다.

 

그러나 수많은 비구들의 무리 속에서 장로는 그를 알아보지 못하였다.

그래서 그 비구는 작별인사를 할 때 장로가 왜 내 이름은 부르지 않은 거지?’

라고 언짢아하면서 사리뿟다 장로에게 원한을 품게 되었다.

심지어 그 비구는 자신을 스쳐지나가는 장로의 옷깃에도 증오심이 일어날 정도였다.

 

그래서 장로가 사원 입구로 나갔다는 것을 알고는

곧바로 부처님께 가서 이렇게 말씀드렸다.

세존이시여, 사리뿟따 장로는

내가 바로 부처님의 최고의 제자이다라고 생각하는 게 분명합니다.

그래서 제 귀가 다칠 정도로 저를 때렸습니다.

그러고 나서는 용서를 구하지도 않고 탁발 순례를 떠나버렸습니다

 

이 말을 듣고 나서 부처님께서는 탁발 순례를 막 떠난 사리뿟따 장로를 불렀다.

장로는 부처님 앞에 와서 인사를 드린 다음 한쪽에 공손히 앉았다.

 

부처님께서 그 일에 대해서 물으시자 장로는

저는 이 비구를 때리지 않았습니다.”라고 변명하지 않고 이렇게 답하였다.

 

세존이시여, 저는 땅과 같습니다.

사람들이 깨끗한 것을 던지건 더러운 것을 던지건 땅은 상관하지 않습니다.

저는 현관에 있는 흙 터는 발판과 같습니다.

거지는 밟든 뿔 부러진 황소가 밟든 상관하지 않습니다.”

이렇게 존자는 자신의 마음의 평정을 땅과 흙 터는 발판 등으로 비유하였다.

 

장로가 자신의 성격을 비유해서 계속 말하자

부당하게 그를 비방했던 비구의 온몸이 후회의 고통으로 가득 차게 되었다.

그래서 곧바로 부처님 발아래 엎드려 장로에 대해 거짓으로 비방했음을 고백하였다.

 

그러자 부처님께서 장로에게 말씀하셨다.

사리뿟따여, 이 죄로 인한 과보로 그의 머리가 일곱 조각으로 쪼개지지 않도록

그대가 이 어리석은 자를 용서하라

 

그러자 사리뿟다 장로는 그 비구에게 다가가 말하였다.

존자여, 나는 존자를 용서합니다.

혹시 내가 존자에게 잘못한 것이 있다면 존자도 나를 용서해주길 청합니다

 

이 광경을 지켜본 모든 비구들이 사리뿟따 장로를 칭찬하였다.

그들의 말을 들으신 부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비구들이여, 사리뿟따와 같은 수행자는

화를 내거나 원한을 품지 않으며

사리뿟따의 마음은 땅과 같고, 흔들리지 않는 기둥과도 같으며

맑고 고요한 호수와도 같다.“

 

그리고 부처님께서

이 게송을 설하셨다.

 

/땅처럼 대적하지 않고

인드라의 기둥처럼 흔들리지 않는 그러한 이

더러움이 없는 호수와 같은 그러한 이에게

윤회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