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하늘에서 빛나는 샛별, 금성은
지구와 가장 가깝고 가장 크기가 비슷하며
질량도 비슷한 쌍둥이 행성입니다.
하지만 금성의 표면 온도는
450℃에 달해서 금속마저 녹이고
기압은 지구의 90배나 되어
뭐든 찌그러트릴 수 있습니다.
이런 곳에선 도저히 생명이 살아갈 수 없겠지요.
반면 금성 표면에서 50㎞ 정도의 고도로 올라오면
온도와 압력 모두 지구와 비슷한 환경을 만날 수 있기 때문에
미국항공우주국(NASA)에서는 금성에 공중 도시를 띄우는
“고고도 금성 탐사 계획”을 제안한 적도 있습니다.
2020년에는 금성의 대기에서
“포스핀”이 검출되었다고 전해져
많은 이들을 설레게 했습니다.
(포스핀_ 인화수소, 인 원자 하나에 수소 원자 3개가 결합한 형태.
생명의 징후를 암시하는 바이오마커로 거론되는 성분 중 하나)
포스핀은 자연 상태에서는 거의 생겨나지 않기 때문에
금성의 생물이 지옥 같은 지면을 피해
하늘 높은 곳에서 생명을 이어가고 있다는 가설도 나왔습니다.
하지만 2021년에 발표된 연구 결과에 의하면
금성의 대기는 생물이 살기에 수분이 너무 적다고 합니다.
물의 농도와 활성을 기준으로 분석했을 때는
차라리 목성의 대기가 생물에게 더 우호적일 거라고 합니다.
결과를 조금 더 살펴보겠습니다.
수분활성도란
순수한 물과 비교했을 때
수증기의 증기압이 얼마나 되는지를 표현한 값입니다.
물은 생명활동에 필수적인 요소이기 때문에
수분활성도가 충분히 높아야 생물이 살 수 있습니다.
금성 대기의 수분활성도는 약 0.004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아주 건조한 환경에서도 살 수 있는 생물을
호건생물(xerophile)이라고 합니다.
지금까지 발견한 가장 건조한 환경을 견디는 생물은
곰팡이의 일종인 아스페르질루스 페니실리오이데스인데
수분활성도 0.585에서도 생장을 합니다.
이는 금성 대기보다 100배 이상 높은 수분을 요구하는 겁니다.
그렇다면 2020년에 발견된 포스핀은 무엇이었을까요?
황화수소나 염소의 신호를 잘못 해석한 것 같다고 합니다.
아쉽게도 금성의 대기에서 생물이 살아갈 확률은
현재로서는 희박한 것 같습니다.
금성의 대기도 지면만큼이나 척박하니까요.
비록 금성 대기의 포스핀 발견은 해프닝으로 끝났지만
인류의 금성 탐사는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NASA는 2029년 두 대의 금성 탐사선
“다빈치+”와 “베리타스” 발사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다빈치+”는 낙하산을 달고 하강하며 금성 대기를 분석하고
베리타스는 레이더를 활용해 금성의 표면 지도를 만들 예정입니다.
이런 자료들을 모으면
지구의 쌍둥이 행성인 금성이
왜 이토록 다른 환경으로 변했는지 이해할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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