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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마인드] 인간이 한쪽 뇌, 반구만 잠들 수 있다? I 뇌과학

Buddhastudy 2024. 8. 26. 19:09

 

 

모든 동물 종은 잠을 잡니다.

곤충은 물론이고

절지동물 어류 양서류 파충류 조류 포유류

심지어 원시적인 지렁이 같은 무척추 동물도 잠을 잡니다.

 

잠에 대한 정의는 조금씩 다를 수 있지만

모두 잠과 비슷한 무언가를 경험합니다.

 

잠의 역사는 언제부터 시작되었을까요?

과학자들은 세균 등

수명이 24시간이 넘는

가장 단순한 형태의 단세포 생물들조차도

지구의 낮밤 주기에 따라

활발한 시기와 활기 없는 시기를 거친다는 것을 밝혀왔고

과학자들은 이 양상이

인간의 하루 주기 리듬, 그리고 깨어 있는 상태

즉 각성과 수면 주기의 선행 형태라고 보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생물은 왜 잠을 자야 할까요?

이 질문에 대해 세계적인 뇌 과학자이자 수면 전문가인 매튜 워커는

오히려 생물이 깨어 있는 상태가

생물학적으로 얼마나 어려운지를 생각해 보면

우리가 던져야 할 질문은

생물은 왜 깨어나는 것일까?’라는 질문일 수도 있다고 답합니다.

그만큼 잠이

우리의 모든 측면에 생리적으로 유익한 혜택을 주고 유용하다는 것이죠

 

생물에게 잠이 먼저인지 깨어 있는 것이 먼저인지는 알 수 없지만

확실한 것은

잠이 최초의 지구 생명과 함께 출연했고

DNA 등 다른 근원적인 특징들처럼

잠도 모든 동물들을 묶는 공통점이라는 것입니다.

 

하지만 잠은 종마다 놀라운 차이점들 지닙니다.

먼저 수면 시간이 다른데

코끼리는 사람의 절반인 4시간만 자도 되지만

호랑이와 사자는 매일 15시간을 잡니다.

포유동물 중에서 가장 오래 자는 동물은

매일 19시간을 자는 갈색 박쥐입니다.

 

종마다 수면 시간이 이렇게 확연히 차이가 나는 데에는

명확한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몸집, 먹이나 포식자의 지위, 주행성인지 야행성인지 등의

가능성이 보이는 요인들 중 그 어느 것도

종 사이의 필요 수면 시간 차이를 제대로 설명하지 못합니다.

 

유전 암호의 대부분이 같은 한 계통에 속한 동물집단 내에서는

수면시간이 비슷하지만

항상 들어맞는 것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

다람쥐와 데구는 같은 설치류에 속하지만

다람쥐는 15.9시간을 자는 반면

대구는 7.7 시간을 잡니다.

신경계의 크기 복잡성 몸무게 사이의 관계가

다소 의미 있는 예측 지표처럼 보이기는 합니다.

몸집에 따라 뇌가 더 복잡해지면서

수면 시간이 늘어나는 듯하지만

이 기준에도 해당하지 않는 예외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주머니쥐는

생쥐와 몸무게가 거의 비슷한데

생쥐보다 50% 더 많은 18시간을 잡니다.

 

종 사이에 뚜렷한 차이를 보이는 또 한 가지는

수면의 조성입니다.

잠이 깊어 는 정도에 따라

크게 느린 뇌파의 비렘수면과

주로 꿈을 꾸며 눈동자가 빠르게 움직이는 렘수면으로 단계를 분류하는데

곤충, 양서류, 어류 대부분의 파충류는

렘수면을 경험한다는 뚜렷한 징후를 전혀 보이지 않습니다.

그러나 조류와 포유류는

온전한 렘수면을 지니며

이는 렘수면이 진화 과정에서 새로 출연한 것임을 시사합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돌고래와 범고래처럼

먼 바다를 돌아다니는 이 종들은

여느 포유류와 다릅니다.

그들은 렘수면 단계에 거의 들어가지 않습니다.

 

이 점은 한 가지 측면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보통 꿈을 꾸는 렘수면에 들어갈 때

뇌는 몸을 마비시킴으로써 몸을 축 늘어지게 하고

꼼짝 못 하는 상태로 만듭니다.

그런데 고래와 같은 수생 포유류에게

헤엄치는 것이 대단히 중요합니다.

호흡을 하려면 수면으로 올라와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만약 잠자는 동안 렘수면에 취해 완전히 마비 상태에 빠진다면

헤엄치지 못해서 익사할 것이기 때문에

이들에게는 렘수면이 굉장히 짧거나 없는 것이죠.

 

부분적으로 수생 포유류인 물범 같은 기각류

육지와 바다 양쪽에서 생활합니다.

그들은 육지에 있을 때는

사람을 비롯한 모든 육상 포유류 및 조류와 같이

비렘수면과 렘수면을 둘 다 경험합니다.

하지만 바다에 들어가면 렘수면은

거의 완전히 멈춥니다.

바다에서 물범은 정상적으로 육지에 있을 때 자는 렘수면의

겨우 5에서 10%까지만 잘 것입니다.

 

물범이 바다에서 지낼 때

최대 2주까지 렘수면에 전혀 들지 않는다는 것이 관찰된 바 있습니다.

바다에서 지낼 때는

비렘수면만을 취하면서 살아가는 것이죠

 

동물개 전체에서 차이를 보이는 수면의 또 다른 측면은

잠자는 방식이 저마다 다르다는 점입니다.

그중 가장 놀라운 사실은

돌고래와 고래와 같은 고래류

비렘수면만 이루어지는 잠을 자는 동시에

한쪽 뇌 반구만 잠을 들 수도 있다는 점입니다.

즉 어느 한 시점에 뇌의 반쪽은 깨어 있다는 뜻입니다.

 

물론 돌고래의 양쪽 반구가

같은 시간에 다 깨어서 하나가 되어 활동할 수도 있으며

실제로 그럴 때도 많습니다.

하지만 잠을 잘 때가 되면

양쪽 반구가 분리되어서 독립적으로 활동할 수 있습니다.

 

한쪽 반구가 잠을 충분히 자고 나면

서로 교대를 하여 깨어 있던 반구는

깊은 비렘수면에 푹 빠져듭니다.

이것은 헤엄을 쳐야 하는 수생 환경에서

살아가는데 필요한 움직임을 유지하려면

뇌의 절반이 늘 깨어 있어야 하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심지어 돌고래들은

뇌의 반쪽이 자고 있을 때에도

인상적인 수준의 움직임을 보이고

심지어 음성 대화까지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양쪽 뇌가 따로따로 깊은 비렘수면을 취하는 능력은

수생 포유동물만이 지닌 것은 아닙니다.

조류도 그렇게 할 수 있습니다.

조류는 주변을 지켜보기 위해서 그렇게 합니다.

 

새가 혼자 있을 때 뇌의 반쪽과 그 반쪽이 담당한 눈은

깨어서 환경에 어떤 위험 요인이 있는지 계속 지켜봅니다.

그렇게 할 때 다른 쪽 눈은 감기며

그 눈을 담당하는 뇌 반구는 잠이 들 수 있습니다.

 

새들이 함께 모여 있을 때는

더욱 흥미로운 일이 벌어집니다.

일부 종에서는 새들이 무리를 지어 있을 때면

한 줄로 쭉 늘어서서 그 줄의 양쪽 끝에 있는 개체들은 빼고

나머지는 뇌 양쪽 반구가 동시에 잠에 빠져듭니다.

 

그러나 그 줄의 양쪽 끝에 앉은 새들은

뇌의 반쪽만 깊이 잠이 들고

한쪽 눈으로는 주위를 지켜봅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

몸을 180도 돌려서

자기 뇌의 다른 반쪽이 잠을 잘 수 있게 합니다.

이렇게 함으로써 무리 전체 중

최대한 많은 개체가 잠들 수 있게 하면서

무리 전체를 위해 위험 요인이 있는지

주변 전체를 지켜볼 수 있습니다.

 

조류와 수생 포유류가 잠을 자는 능력에 있어서는

인간보다 더 뛰어난 것 같습니다.

 

그런데 사실 사람도

아주 약한 형태의 한쪽 반구수면을 취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사람이 집에서 잠을 자고 있을 때는

양쪽 반구의 깊은 비렘수면 느린 뇌파의 전기 파형을 비교하면 거의 동일합니다.

그러나 수면 연구실이나 호텔같이 낯선 수면 환경에서는

뇌의 반쪽이 다른 반쪽보다 좀 더 얕게 잠듭니다.

마치 깨어 있을 때 의식적인 뇌가

훨씬 덜 안전한 환경이라고 기록해 두었기에

좀 더 경계 상태에 들어가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새로운 곳에서 잠을 자는 날이 더 많을수록

잠은 뇌의 절반씩 자는 양상과 비슷해집니다.

 

과학자들은 낯선 곳에서 잘 때

대부분 첫날 밤에는 잠을 못 이루는 이유가

아마도 이 때문일 것으로 봅니다.

안전을 위해 경계를 하는 것이죠.

 

물론 인간은

조류나 수생 포유류 처럼

반쪽 뇌는 완전히 깨어 있고

다른 쪽은 진정으로 깊은 수면을 이루는 형태의 능력에는 미치지 못합니다.

 

지금으로서는 왜 종에 따라서

수면에 차이가 나는지를 설명하는 명확한 기준은 없는 것 같습니다.

아마도 섭식유형, 서식지 내에서

포식자나 먹이의 균형, 사회관계망의 존재와 성격, 대사율,

신경계의 복잡성 등과 같이

저마다의 환경에서 잠자는 방식과 능력도 진화시킨 것으로 보입니다.

 

모두가 잠을 자는 방식은 다르지만

잠이 필수인 것은 분명합니다.

모두 매일 숙면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