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질문은 '왜 사람은 가을을 탈까요?'입니다
저는 매년 이맘때면은 가을을 타는 것 같은데요
가을을 타는 순간에는 내가 사람이니까 이렇게 가을을 타는구나 싶다가도
조금 너무 감성적으로 되는 것 같으면 왜 이렇게 타는 걸까 하는 원인이 궁금해지기도 하거든요
그래서 가을을 타는 것이 사람이기 때문에 자연스러운 것인지
아니면 조금 덜 타는 방법이 있는 것인지 궁금해서 질문을 드렸습니다.//
타지면 타고 안 타지면 안 타고 하면 되요.
나는 가을을 좋아해요.
시원해서 좋아요, 첫째.
겨울은 추워서 좋고, 여름은 더워서 좋고, 봄은 따뜻해서 좋고 그래요.
그런데 스님은 똑같으냐? 안 그래요.
그래도 여름하고 겨울보다는 봄하고 가을이 나아요.
봄을 좋아하는 거는 저는 농사짓는 걸 좋아하니까 뭘 심고 자라고 이런 게 재미가 있고, 가을은 좀 상쾌하고 시원하고 이게 좋고, 그리고 특히 단풍도 좋고.
그래서 제가 책 제목이 ‘잘 물든 단풍이 봄꽃보다 아름답다.’ 이런 책도 있잖아요.
그게 인생에서 잘 늙으면 청춘 부럽지 않다. 이 얘기거든요.
늙은 게 좋다. 이런 얘기에요.
늙은 걸 서러워하지 마라.
가을을 통해서 배우는 거란 말에요.
꽃잎은 폈을 때는 좋은데 졌을 때는 지저분하지만
꽃잎을 보관하는 사람은 별로 없어요. 생화를 좋아하지.
그런데 가을은 떨어진 단풍도 책꽂이에 꽂아서 오래 보관할 수 있잖아요.
가을 단풍은 나무에 달려있으나 책꽂이에 넣어놓으나 그렇게 변색이 많이 안 되는데
봄의 꽃은 생화하고 책꽂이에 넣어놓은 거하고는 색깔이 많이 변하죠.
그래서 늙는 것은 그런 측면에서 좋은 면이 있어요.
그런데 가을을 보고 외롭다든지, 쓸쓸하다든지 하는 거는 조금 감성적이죠 뭐.
낙엽이 떨어지는 건 자연의 이치인데, 지가 외로운데 괜히 낙엽 핑계를 대는 거요.
그래서 자기가 가을을 타면, ‘좀 내가 외롭구나. 좀 외로워하면 살고 있구나’ 이렇게 이해하면 되지
봄이 되면 괜히 가슴이 들뜨면. 자기가 좀 그것도 좀 대응방식이 다르죠.
외로운 사람이 가을을 보면 약간 쓸쓸해지는 게 있고,
외로운 사람이 봄을 맞으면 약간 흥분하는 기질이 있죠.
하나는 가라앉고, 하나는 흥분하는데
둘 다 외롭기 때문에 오는 문제에요.
그럴 때 자기를 보면, ‘아, 내가 약간 좀 외로워하고 있구나’ 이렇게 알면 되죠.
계절은 뭐, 우리를 외롭게 하거나 우리를 흥분하게 하는 건 아니에요.
계절은 그냥 계절일 뿐인데.
그래서 자기는 조금 외로운가 봐요?
예. 남자가 필요하네요.
내가 이런 거 즉문즉설하면 그냥 물으면 바로 ‘남자가 필요하다 이러지.’
원래는 이렇게 나가는데 조금 변했어요.
하하하.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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