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륜스님/법륜스님의 하루

[법륜스님의 하루] 갈등을 해결하고 평화로 가는 길. (2025.04.08.)

Buddhastudy 2025. 4. 14. 20:38

 

 

 

  • 평화로 나아가는 길: 가치의 상대성을 인정하고, 가치가 형성된 것임을 이해하며, 서로 다름을 인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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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평화로 나아가려면,

첫째) 가치란 상대적인 것임을 인정해야 합니다.

 

서로가 다를 뿐입니다.

기독교 가치관과 불교 가치관이 다르고,

한국의 입장과 일본의 입장이 서로 다릅니다.

지배 세력과 피지배 세력의 입장이 다르고,

사장과 노동자의 입장이 다릅니다.

모두 다른 가치 기준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만약 모든 사람이 같은 기준을 갖고 있다면

지금처럼 악을 쓰고 싸울 일은 없을 거예요.

또한 사람들이 각자 따로따로 살면 괜찮을 겁니다.

그러나 한 공간에서 부부로 살거나 부모와 자식으로 만나 같이 살게 되면

충돌이 생길 수밖에 없어요.

한집에 사는 가족 사이에도 충돌이 생기는데

하물며 한 나라의 구성원 간에는 어떻겠습니까?

 

예전에는 기독교인은 기독교인끼리 살고,

불교인은 불교인끼리 살았어요.

한국 사람은 한국에서 살고, 일본 사람은 일본에서 살았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한국에 태국 사람도 와서 살고,

일본 사람도 와서 살고 있습니다.

세계 여러 나라 사람이 함께 살고 있어요.

 

종교도 마찬가지입니다.

한 나라에 기독교인도 살고, 불교인도 살고, 무슬림도 와서 살고 있습니다.

 

노인 세대와 청년 세대의 가치관이 다르고

남성과 여성의 관점이 다른데

이들이 모두 한 공간, 한 시대에 함께 살고 있으니

갈등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처음에는 전라도와 경상도가 투표 성향이 나눠지는 지역 갈등만 있었는데

이제는 세대 간의 갈등과 성별 갈등이

지역 갈등 이상으로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현대 사회로 올수록 갈등이 더욱더 심해지고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평화로 나아가려면

서로 다르다.’, ‘가치는 상대적이다.’ 하고 인정하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합니다.

 

 

둘째) 가치란 본래부터 있던 것이 아니라

형성된 것임을 알아야 합니다.

 

가치는 하느님으로부터 주어졌다든지

본래부터 있었던 것이 아닙니다.

예전부터 전해 내려왔다 하더라도 다 형성된 거예요.

 

내가 만든 것은 아니지만,

누군가가 만들어서 전해 내려온 것입니다.

가치가 본래부터 있었다고 한다면 그것은 절대적인 거예요.

형성되었다고 한다면 그것은 변경해도 된다는 것입니다.

물론 무조건 다 변경해야 한다는 얘기는 아닙니다.

형성되었다는 것은 절대적인 것이 아니기 때문에

변화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같이 어울려 살면서 갈등이 일어나면,

먼저 서로 생각이 다르구나.’ 하는 관점을 가져야 합니다.

부인은 저렇게 생각하는구나.’,

아이들은 저렇게 생각하는구나.’

이렇게 받아들이면 화는 나지 않습니다.

서로 다를 뿐이니까요.

 

예를 들어,

한집에 같이 살아야 하는데,

한 사람은 춥다고 하고, 다른 사람은 따뜻하다고 하면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요?

해결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습니다.

체질이 서로 다르니 합의해서 중간 온도를 선택할 수도 있고,

아니면 아예 한쪽이 양보할 수도 있습니다.

 

합의는 중간치를 선택하는 방식이고,

양보는 한쪽의 뜻을 지지하는 방식입니다.

현대 사회는 합의와 양보를 찾아가는 과정에서 늘 다수결로 몰아가니까

소수가 항상 억울해집니다.

그래서 도저히 안 되면 방을 따로 쓰는 방법이 있어요.

이것도 일종의 합의라고 볼 수 있습니다.

대신 방을 하나 더 구해야 하니까, 돈이 좀 들죠.

 

이렇게 서로 다름을 인정한 바탕 위에

어떤 합의점을 찾아가는 것이 정치입니다.

이익이 서로 다를 때, 이익의 균형점을 잡아 나가고,

뜻이 서로 다를 때, 의견을 모아내는 것이 민주주의입니다.

 

반면에 어떤 한 사람이 절대자가 되어

자기가 정한 대로 밀어붙이고

다른 의견은 폭력으로 묵살하는 것이 전체주의입니다.

 

민주주의란

모두의 의견을 조율해서 일정한 합의점을 만들어 가는 것입니다.

이때 그 의견은 말도 안 된다.’ 이런 말을 해서는 안 됩니다.

합리성이 떨어지는 의견도 하나의 의견입니다.

토론하다 보면 그런 의견은 소수가 되겠죠.

이런 과정을 통해 의견이 모아져서 결정에 이르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