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와 부모님에게 금전적인 피해를 주는 혈육과의 관계를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입니다//
형제예요, 친척이에요?
...
남처럼 살아도 되고, 형제로 살아도 되고, 어떻게 살아도 됩니다.
혈육이라도 성인이기 때문에 독립해서 각각 남처럼 살아도 되고
또 혈육이니까 좀 잘못했다 하더라도
서로 사정을 봐주고 형제로 지내도 됩니다.
어떻게 할지는 질문자의 선택이에요.
어떻게 해야 된다고 정해진 법은 없어요.
어느 쪽을 선택해도 다 법도에 맞습니다.
질문자가 더 나은 쪽을 선택하면 됩니다.
그러나 이렇게 질문을 한다는 것은
질문자가 어느 쪽을 선택할지 망설이고 있다는 거겠죠.
남동생이 내 돈을 가져간 것이 괘씸하니까 정을 끊고 싶은데
정을 끊으려니까 부모님도 계시고
형제간에 어릴 때 우정도 있으니까 아쉬운 거예요.
그렇다고 그냥 아무렇지도 않게 넘어가려니까 괘씸한 겁니다.
첫째, 질문자는 내 돈을 동생이 가져갔다고 생각하지만
동생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형제간에는 네 돈 내 돈이 없다고 생각하는 거예요.
자기가 어렵기 때문에 네 돈이 내 돈이고, 내 돈이 네 돈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 문제를 갖고 잘잘못을 따지려 들면
질문자만 속이 뒤집어지는 거예요.
왜냐하면 돈을 가져간 남동생은
약간 미안한 정도이지 죄의식이 별로 없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질문자가 너무 화를 내면 오히려 거꾸로 동생이 실망해서
‘누나가 미국 가서 살더니 사람이 변했다’ 하는 소리를 듣기가 쉽습니다.
둘째, 동생이 훔쳐간 돈을 실제로 받을 수 있는지를 확인해 봐야 합니다.
훔쳐 간 증거가 있는지 살펴보고, 고소하면
그 돈을 받을 수 있겠는지를 계산해 봐야 해요.
증거가 있어서 고소했다고 하더라도
남동생이 아무 돈이 없으면 못 받습니다.
우선 남동생이 돈을 갖고 있는지를 봐야 해요.
그리고 남동생이 돈이 있다 하더라도 내 돈을 돌려받으려면
남동생이 내 돈을 훔쳐 갔다는 증거가 있어야 합니다.
증거가 없으면 동생 아니라, 부모 아니라, 친구 아니라
누구라도 돈을 못 받아요.
어떤 것도 질문자가 증명해 낼 길이 없다면 받을 수가 없습니다.
증명을 한다고 하더라도 남동생이 돈이 없으면 못 받습니다.
그런데 이 일에 자꾸 정신을 뺏기면
질문자의 현재 생활에 지장이 생깁니다.
그래서 이 문제는 제가 보기에는 없었던 일로 생각하고 포기하는 게 좋아요.
그리고 지금부터는 동생이 돈을 훔쳐 갈 수 없는 곳에 돈을 두면 됩니다.
...
금고를 사더라도 미국에서 번 돈을 미국에 두지
무엇 때문에 한국에 가져다 둡니까?
...
미국에 두었다가 나중에 한국으로 돌아갈 때 가져가면 되잖아요.
지금 은행 이율도 한국보다 미국이 더 높아서
미국에 저축하는 것이 훨씬 더 이익입니다.
그래서 한국 돈을 미국으로 가져와서 저축하는 사람도 있어요.
바보가 아닌 이상 미국에서 번 돈을 무엇 때문에 한국에 가져다 둡니까?
잃어버릴 확률만 높아지는 거죠.
이야기를 들어보니까,
지금 상황은 질문자가 가슴을 세 번 치면서
‘내 탓이오, 내 탓이오, 내 탓이오’ 이렇게 해야 할 일이지
동생을 미워해 봐야 아무 도움이 안 됩니다.
그리고 엄마 돈을 동생이 가져갔다고 문제 삼는데
그건 질문자가 간섭할 일이 아닙니다.
왜냐하면 부모 자식 간에 자식은
부모 돈을 다 자기 돈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혹시 질문자가 부모의 돈을 두고
동생과 경쟁하는 관계에 있는지는 모르지만
엄마 돈을 자기 자식이 가져간 것은
엄마가 고발하지 않는 이상 아무런 문제가 없어요.
그런 지나간 일에 미련을 갖는 것은 바보입니다.
지금부터라도 내 돈을 부모에게조차 맡기지 말아야 합니다.
부모는 돈을 잘 버는 자식한테 마음이 더 갈까요
돈을 못 버는 자식한테 마음이 더 갈까요?
...
맞아요.
왜냐하면 부모는 자식들이 모두 한 식구라고 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당연히 누나의 돈을 동생한테 줘야 한다고 생각하는 거예요.
형제의 입장에서는 다른 살림이라고 생각하지만
부모의 입장에서는 한 살림이라고 생각하는 겁니다.
그건 세상의 모든 부모가 그렇습니다.
그래서 자기 돈을 자기가 지킨다는 관점을 가져야 합니다.
제 말은 이기주의적으로 살라는 뜻이 아니에요.
내가 내 돈을 보관하더라도
100퍼센트 지킬 수 있다는 보장이 없습니다.
잃어버릴 확률이 있어요.
이 일을 계기로 해서
‘내 돈은 내가 잘 지켜야겠다’ 하는 교훈을 얻으면 됩니다.
만약 이런 일이 더 나중에 생겼다면 어떻게 됐을까요?
...
이런 경우를 두고 전화위복이라고 합니다.
작은 손실이 계기가 되어 큰 손실을 미리 막았기 때문에
지금 일어난 일은 하나도 손해가 아니에요.
학습비를 냈다고 생각하고 지나간 일은 털어버리세요.
앞으로 동생과 어떤 관계를 맺을지는 질문자의 자유입니다.
안 만나고 살 때 내가 더 섭섭하다면
더 이상 동생을 문제 삼지 말고
그냥 형제로 지내는 게 좋습니다.
'법륜스님 > 즉문즉설(2023)' 카테고리의 다른 글
[법륜스님의 하루] 결혼하고 싶은데 이상형을 만나기가 어려워요. (2023.10.03.) (0) | 2023.12.13 |
---|---|
[법륜스님의 하루] 허심탄회하게 이야기 나눌 사람이 없어요. (2023.10.02.) (0) | 2023.12.13 |
[법륜스님의 하루] 이번 추석에는 이런 마음으로 지내면 좋겠습니다. (2023.09.28.) (0) | 2023.12.12 |
법륜스님의 희망세상만들기_ 층간 소음으로 고통을 받고 있습니다 (0) | 2023.12.11 |
[법륜스님의 하루] 남을 험담하는 사람을 보면 불쾌해요.(2023.09.27.) (0) | 2023.12.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