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륜스님/즉문즉설(2024)

[법륜스님의 하루] 따돌림받는 사람을 돕고 싶은데 눈치가 보입니다. (2023.12.06.)

Buddhastudy 2024. 1. 17. 20:12

 

 

제가 다니고 있는 직장에 따돌림을 받는 사람이 있습니다.

저는 따돌림을 받는 사람과 잘 지내는 편인데요,

그 사람을 매우 싫어하는 일부 동료들이

저에게도 그 사람을 고립시킬 것을 강요했습니다.

직장동료들은 그 사람이 매우 이기적이고

공동 업무에 협조하지 않기 때문에 싫다고 합니다.

하지만 저까지 그를 따돌리는 것은 제 마음이 편치 않아

계속 지내던 대로 그와 지내기로 마음을 정했습니다.

직장동료들과 다른 생각을 하는 제가 윤리를 고집하고 있는 것일까요?

제 소신대로 행동하기로 했음에도 불구하고

저에게 왕따를 강요한 동료에게 눈치가 많이 보입니다.

눈치를 안 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것은 이기적인 동료의 문제이거나

그 사람을 왕따시키는 다른 동료들의 문제가 아닙니다.

수행자는 이 괴로움이 나로부터 일어난다는 관점을 갖고 있어야 합니다.

 

모든 것은

나로부터 나아가

나에게 돌아온다는 것이

수행의 관점입니다.

 

질문자는 지금 회사에서 승진도 하고 싶을 것이고,

굳이 승진까지 욕심을 내지 않더라도 회사에서 장기적으로 근무하려면

많은 동료와 원활한 관계를 맺고 싶을 겁니다.

그리고 성격이 이기적이고 공동 업무에 협조하지 않는다고

회사 동료들이 배척하는 그런 사람도

수행자로서 그를 배척하지 않는 태도를 갖고 싶을 겁니다.

 

그런데 두 가지는 동시에 가질 수가 없어요.

둘 다를 가지려고 하기 때문에 고민이 되는 겁니다.

동료들로부터 좋은 소리도 듣고 싶고,

왕따당하는 사람에게도 좋은 소리를 듣고 싶은 거죠.

이것은 질문자의 욕심이라고 할 수 있어요.

 

이 번뇌는 특이한 행동을 하는 동료의 문제도 아니고

그를 따돌림 시키는 다수 동료의 문제도 아니고

내 욕심 때문에 생긴 문제라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어떤 하나를 취했을 때는

다른 하나에 대해서 과보를 받아야 합니다.

두 가지를 다 가지려고 하기 때문에 늘 번뇌가 생기는 거예요.

 

회사 동료들이 이기적인 사람을 싫어하는 것은

그 사람들의 수준에서 일리가 있잖아요.

그러니 회사 동료들이 요구하는 것에 대해서는

알았습니다하고 가볍게 대답하면 됩니다.

 

또 우리는 수행자이니까

세상으로부터 왕따를 당하고 있는 북한에 대해서도

너무 가혹하게 고립시켜서는 안 된다고 말하고

북한 주민들이 굶어 죽으면 돕자고 얘기해야 합니다.

 

이에 대해 욕을 하며 반대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도움이 필요하다면 그렇게 행동해야 하는 거예요.

그것처럼 따돌림을 당하는 동료를 보살펴 주는 태도도 필요합니다.

 

그래서 고립된 동료에게 이해를 표현하는 것도 하고

직장동료들이 얘기하는 것도 받아들이고, 그렇게 생활하면 됩니다.

고민을 할 필요가 없어요.

 

질문자가 모두에게 좋은 소리만 들으려고 했기 때문에

번뇌가 생긴 거예요.

이기적인 동료의 문제도 아니고

그 사람을 싫어하는 동료들의 문제도 아닙니다.

이런 관점에 서야 합니다.

 

...

 

여러분 모두 각 으뜸절에서 봉사하느라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또 불교대학과 경전대학을 진행하느라 수고가 많으십니다.

정토회는 여러분이 내는 작은 회비와 보시금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여러분이 하는 봉사로 유지되고 발전하고 있습니다.

 

정토회 안에는 월급을 받고 일하는 사람이 한 사람도 없고

어떤 큰 기업이나 정부로부터 지원금을 받지도 않습니다.

오직 회원 여러분들의 수행, 보시, 봉사로 운영되는 곳이 정토회입니다.

 

그러니 여러분도 수행적 관점을 지켜나가면서

우리가 사는 세상을 좀 더 아름답게 만들어가기 위해

작은 정성이라도 모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