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300배 절을 처음 해보면서 절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하기 싫은 마음을 살피면서 나를 점검하기도 하고
몸을 숙이면서 나를 점검하는 것 같기도 했습니다.
나중에는 ‘염주가 언제 다 돌아가나’ 하면서
갈수록 절하는 횟수에 욕심을 부리고 있는 제 모습이 보였습니다.
앞으로도 정토회에서 활동을 계속하려면
절을 해야 하는 경우가 많이 생길 것 같습니다.
절하는 횟수에 연연하거나 하기 싫은 마음이 올라올 때
어떤 관점을 가져야 할까요?//
질문자만 그런 것이 아니라 누구나 그런 마음이 일어납니다.
저도 절을 하다가 힘들면 ‘언제 끝나나?’ 이런 생각이 들어요.
별것 아닙니다.
그런 생각이 들어도 절을 하면 됩니다.
절을 하는 방법은 간단합니다.
하기 싫어도 하고, 하고 싶어도 하고, 그냥 하는 겁니다.
머리를 땅에 대보고 안 죽었으면 일어나고
일어서서 안 죽었으면 다시 숙이면 됩니다.
300배를 하든, 500배를 하든, 1000배를 하든, 3000배를 하든, 10000배를 하든,
하기로 했으면 그냥 하면 됩니다.
중간에 어떤 생각이 드는지는 별로 중요하지 않아요.
하기 싫은 마음이 들 수도 있고,
절하는 횟수를 헤아릴 수도 있고,
때려치우고 싶은 마음이 들 수도 있습니다.
마음이란 본래 왔다 갔다 하는 겁니다.
다만 ‘내가 꾀를 좀 내는구나’,
‘하기 싫어서 망상을 피우고 있구나’
이렇게 알아차리면 됩니다.
절을 하다 보면 아무 생각 없이 할 때도 있어요,
그러다 다시 잡생각이 들고, 걱정이 올라오기도 하고,
과거 생각이 나기도 합니다.
하지만 거기에 의미를 부여하지 않으면 됩니다.
그냥 ‘이런 마음이 드네’, ‘이런 생각이 드네’ 하고 알아차리면 돼요.
질문자는 이미 지나간 일을 붙들고 의미를 부여해서
지금 질문을 하고 있는 거예요.
무슨 생각이 드는지는 별로 중요하지 않습니다.
좋은 생각이든 나쁜 생각이든 다 꿈일 뿐입니다.
그냥 ‘이런 생각이 드는구나’ 하며 절을 하면 돼요.
300배를 하기로 했으면
하기 싫은 날도 하고, 하고 싶은 날도 하는 겁니다.
어떤 날은 ‘언제 다 했지?’ 하고 느껴질 정도로 쉽게 절을 할 때도 있고,
또 어떤 날은 ‘죽을 것 같이 힘들다’ 하고 느껴질 정도로
어렵게 절을 할 때도 있습니다.
‘이런 날도 있고, 저런 날도 있구나’ 이렇게 가볍게 바라보면서
꾸준히 절을 하면 돼요.
‘다만 할 뿐이다’ 이런 관점을 가지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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