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등 점등의 이유: 부처님 오신 날을 미리 알리고, 불교에 대한 관심을 유도하며, 연등을 통해 전법과 발심을 일으키는 의미를 강조했습니다 [04:27].
등불은 어두운 밤에 켤 때 그 가치가 더 빛납니다.
즉, 어리석은 중생에게
등불과 같은 지혜가 더욱더 필요한 것입니다.
그러므로 중생을 위해서 부처님의 가르침이 있는 것입니다.
중생이 어리석음을 깨우치고 괴로움 없이 살아가는 데에
부처님의 가르침은 좋은 양약이 됩니다.
병원은 의사가 주인이 아니라 환자가 주인인 곳입니다.
환자의 병을 치료하는 곳이 병원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주객이 거꾸로 되어
병원이 의사의 돈벌이 수단이 되기도 합니다.
그럴 때 이것을 ‘전도되었다’라고 합니다.
또한 학교는 배우는 곳이므로 학생이 주인입니다.
그런데 학교의 주인이 선생님이 되면
학교는 가르치는 곳이 되어 주객이 전도됩니다.
그것처럼 불교에서도 부처님을 위해서 중생이 있는 것이 아닙니다.
중생을 위해서 부처님이 있는 것입니다.
부처란 자기 인생의 주인이라는 의미입니다.
그래서 불교에서는 내가 부처의 종임을 자처하는 문화가 없는 것입니다.
부처님의 가르침은 우리에게
어리석음을 깨우치는 바른길로 안내하는 등불과 같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 우리가 연등에 불을 밝히는 것입니다.
부처님 오신 날을 한 달이나 앞두고 점등식을 하는 이유는
부처님 오신 날을 미리 알리기 위해서입니다.
주변에 부처님 오신 날이 곧 다가온다는 사실을 알리기 위해서
절 주위나 길에 등불을 켜놓는 것입니다.
이것을 계기로 그동안 절에 가지 않던 사람이
적어도 부처님 오신 날에는 절에 한번 가볼까 하는 생각이 들고
불교에 대한 관심도 생기게 됩니다.
견물생심이라는 말이 있듯이 뭐든지 보고 들으면
마음이 일어나는 법입니다.
거리마다 연등을 밝히는 것을 계기로 전법을 할 수가 있는 것입니다.
즉, 연등 하나를 밝히는 마음을 내는 것이
곧 전법이 되는 것입니다.
마음을 내는 것을 발심이라고 하는데
이 발심이 전법의 출발입니다.
불교에 관심이 생겨도
막상 정토불교대학에 입학하는 것은 부담스러울 수 있습니다.
그러나 연등 하나 켜는 일은 복을 짓는다고 생각해서
덜 부담스럽게 생각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사람들이 연등을 밝힐 때
낸 보시금을 필요한 곳에 잘 쓰이도록 해서
실제로 복을 짓게 해 줄 수가 있습니다.
미얀마에서 지진 피해를 입은 주민들과
북한에서 영양실조에 걸린 어린이들에게 식량을 지원할 수도 있고
긴 내전으로 인해 모든 시설이 파괴된 시리아를 복구하는 일에
지원할 수도 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다른 나라의 사정에 귀 기울이기보다
그저 하루하루 자기 삶을 살기에도 바쁩니다.
그래서 ‘스님은 어떻게 그런 마음을 자꾸 낼 수 있습니까?’ 하고 질문을 합니다.
저는 그 상황을 직접 목격했기에 마음이 일어나는 겁니다.
중국과 북한의 국경 지역을 갔을 때
압록강과 두만강에 북한 주민들의 시신이 떠내려오는 광경을 직접 보았습니다.
살아서 강을 건너온 북한 주민 중에는
뼈만 앙상하게 남은 사람들이 많아서 보는 내내 마음이 아팠습니다.
그런 사람을 보면 어느 나라 사람이냐 하는 분별은 사라지고
생존에 필요한 물, 음식, 옷, 집, 약을 제공해야겠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습니다.
물론 개중에는 ‘하느님을 믿으면 식량을 주겠다.’,
‘성경 한 구절 외우면 도와주겠다.’ 하고 조건을 내세우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생존의 고통에 처한 사람에게
종교, 국가, 민족, 이념, 성별을 따져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들은 단지 물이 필요하고, 음식이 필요하고, 옷과 약이 필요하고
임시라도 거처할 집이 필요한 사람들일 뿐입니다.
우리는 그들이 생존의 고통에서 벗어나게 해주는 마음을 내야 합니다.
'법륜스님 > 법륜스님의 하루' 카테고리의 다른 글
[법륜스님의 하루] 정보의 양극화, 국론 분열이 급격하게 일어나는 원인. (2025.04.15.) (0) | 2025.04.21 |
---|---|
[법륜스님의 하루] 왜 부처님을 혁명가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2025.04.14.) (0) | 2025.04.17 |
[법륜스님의 하루] 아이를 키우는 이혼남인데 다른 남자와 동거 중인 여자를 좋아하게 됐습니다(2025.4.12.) (0) | 2025.04.16 |
[법륜스님의 하루] 남편이 시댁에 너무 많은 경제적 지원을 하니까 기분이 상합니다. (2025.04.11.) (0) | 2025.04.16 |
[법륜스님의 하루] 헌법 개정 논의가 진영 싸움에 이용당하지 않을까요? (2025.04.10.) (0) | 2025.04.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