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정전 협정 70주년을 맞아 서명 운동을 했습니다.
지인들에게 카톡으로 알리고, 사람들에게 서명에 대해 이야기도 해보았어요.
그런데 대부분 정전 협정에 대해서 잘 몰랐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심지어 저를 수상한 사람으로 취급하기도 했습니다.
저는 평화에 관한 사회적 이슈가 있을 때마다 사람들에게 알립니다.
그럴 때마다 그 이슈에 대해 모르는 사람들이 많아서
'사람들은 왜 이런 사안에 대해 관심을 안 가질까?’ 하는 고민을 합니다.
사람들이 평화적인 이슈에 관심을 가질 수 있게 하려면
제가 무엇을 해야 할까요?//
사람들이 평화와 통일에 관심을 갖게 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부모가 자식이 말을 안 들으면
‘너도 나중에 결혼해서 자식 낳아 키워봐라’ 이렇게 말하잖아요.
자식이 커서 아이를 낳아 키워 본 후에나 부모의 심정을 이해하지
그전에는 아무리 그런 얘기를 해도 알아듣기 어렵습니다.
그것처럼 전쟁이 일어나 봐야 전쟁의 피해가 크다고 생각하지
미리 전쟁의 위험성을 받아들이기는 어려운 일입니다.
지난번에 하와이에서 큰 산불이 나서 어마어마한 피해를 입게 되니까
많은 사람들이 숲 속에 집을 짓는 것을 유의하게 되잖아요.
이처럼 재앙을 미리 알고 대비하기는 어렵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일어나기 하루 전날
평화재단에서 우크라이나 전쟁 이슈를 가지고 토론했을 때,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지도 모른다는 미국 측의 얘기가 나온 것에 대해
전문가들은 과장된 정보라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전쟁이 실제로 일어나지 않았습니까.
그것도 한 달이면 전쟁이 끝날 줄 알았는데
1년 반이 넘게 지속하고 있잖아요.
앞으로 3년 정도는 전쟁이 계속되지 않겠나 싶습니다.
서로 합의를 보지 못하는 이유는
아직까지 피해가 서로 감당하지 못할 정도는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서로가 조금씩 지쳐갑니다.
불과 몇 킬로미터를 왔다 갔다하며 전선이 고착화되어 있는 상황에서는
상호 보복을 하죠.
그래서 그 피해가 엄청나게 늘어나게 됩니다.
국제 사회에서의 지원도 지속되기가 어려워지죠.
현재 우크라이나 전쟁은
벌써 휴전 상태에 들어간 것이나 다름없다고 볼 수 있습니다.
휴전을 하기 위해서는 갈수록 피해만 늘어난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그러려면 시간이 좀 걸립니다.
많은 사람들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지켜보면서
현대사회에서도 이런 전쟁이 일어날 수 있다는 사실을 자각하게 되었기 때문에
예전보다는 주위 사람들에게 평화 이야기를 하기가 수월해졌습니다.
현재 한반도의 상황은
전쟁이 일어날 확률이 높아졌고
전쟁이 난다면 대량 살상이 일어날 수가 있습니다.
그래서 예방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예방 운동은 언제든지 어렵습니다.
수행도 마찬가지예요.
현재 괴로워하는 사람은 즉문즉설을 통해서 바로 해결이 되지만
괴로움이 미리 일어나지 않도록 예방하기란 무척 어렵습니다.
그것처럼 전쟁이 일어나기 직전까지 가거나
전쟁이 일어난 뒤에 평화를 지키자고 사람들에게 알리는 것은 쉽습니다.
하지만 전쟁이 일어나지 않은 상황에서
전쟁을 미리 예방하자고 대중을 설득하기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음을 인정해야 합니다.
이 사실을 받아들이면서 평화 운동을 시작해야 합니다.
별다른 방법이 없습니다.
아직은 조금 더 기다려야 되는 이유는
전쟁 위기가 사람들의 피부에 와닿을 정도까지 고조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현재 상황에서는 대중을 설득하기는 쉽지 않아요.
‘아무 일이 없는데 괜히 너 혼자 분란을 일으키는 것 아니냐’
이런 소리를 듣기 쉽습니다.
그러니 지금은 직위와 권한을 가진 사람들이나
말귀를 알아듣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물밑에서 꾸준히 설득하는 작업을 우선적으로 진행해야 합니다.
그러다가 전쟁 위기가 고조되면
대중 운동으로 발전시켜 나가야 된다고 생각해요.
그러니 너무 빨리 성과를 내려고 하지 말고
꾸준히 홍보하고 설득해 나가는 과정을 밟아 나가면 좋겠습니다.
사람들이 먹고살기 바빠서 그런 건 아니에요.
피부로 느낄 만큼의 위기가 아직 안 다가와서 그렇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먹고살기 힘들다고 아우성을 치지만
다 먹고살고 있습니다.
다른 큰일이 터지면
지금 고민하는 일은 별 문제가 아니게 됩니다.
...
분노하기보다는 합리적으로 해결하는 방법을 찾아나가야 합니다.
국민이 바뀌어야 정치가 개선된다는 식의 논리는
‘달걀이 먼저냐, 닭이 먼저냐’ 하는 것과 같아서
한 발도 못 나갑니다.
그래서 여러분 모두가
제도적 개선에 조금 더 관심을 가져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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