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륜스님/즉문즉설(2024)

[법륜스님의 하루] 왜 우리는 원하는 것을 얻고도 만족하지 못할까요? (2024.10.13.)

Buddhastudy 2024. 10. 17. 19:35

 

 

왜 인간의 행동에는 항상 모순이 있을까요?

첫 번째, 우리는 무언가를 원하지만 그것을 얻고 나면

잠시 행복을 느낄 뿐 다시 결핍을 느낍니다.

예를 들어,

성공하거나 돈을 많이 벌고 싶어 하지만,

막상 그것을 얻었을 때 느끼는 만족감은 무언가 부족해요.

이루기 전에 상상으로 느꼈던 만족감과 실제 느껴지는 만족감이 달라요.

 

두 번째, 무언가를 하고 싶은 욕구가 생겨서 그걸 하려고 하면

게을러지거나 미루게 돼요.

예를 들어

자기 계발서를 읽고 저를 좋은 방향으로 개선하고 싶은 욕구가 생겨서

20권의 책을 샀지만, 사고 나서 전혀 읽지 않아요.

왜 그럴까요?

나중에 하지 않을 거면서 애초에 왜 그렇게 하고 싶어 했을까요?

어제의 ''는 무언가를 하고 싶어 했으나

지금의 ''는 그것을 하기 싫어하는데,

이 둘이 같은 사람인가요?

위의 사례들을 통해 제 행동에 모순이 있다고 느껴졌고

나아가 일관된 ''는 없다는 생각이 들어요.//

 

 

모순이라고도 할 수도 있지만

저는 그것을 모순이라고 보지 않습니다.

그것이 인간의 심리가 지닌 성질이라고 봅니다.

 

이런 성질이 나쁜 결과만 가져오는 건 아니에요.

이런 성질이 있기 때문에 사람이 살아갈 수도 있습니다.

 

만약에 사람이 약속을 하고 100% 다 지켜야 된다고 한다면,

그 약속의 올가미 때문에 살아갈 수 없을 겁니다.

약속을 지키기도 하고 약속을 못 지키기도 하니까 이렇게 살 수 있는 거예요.

또 사랑하는 사람이 죽었을 때 그 슬픔이 영원할 것 같지만

시간이 흐르면 점점 그를 잊게 되고

또 다른 사람을 사랑하게 되기도 하잖아요.

마음이 바뀌는 것은 모순이 아닙니다.

바로 그 성질 때문에 사람이 살아갈 수 있는 거예요.

그런 성질을 마음 작용의 본래 특징이다이렇게 이해하시면 됩니다.

 

이런 마음의 성질을 알아서 그 성질에 맞게끔 살아가면 됩니다.

예를 들어,

가난할 때는 돈이 1만 달러만 있어도 더 이상 바랄 것이 없겠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그래서 1만 달러를 갖게 되면 매우 기쁩니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1만 달러는 부족하다고 느낍니다.

그래서 ‘100만 달러만 있으면 정말 더 바랄 것이 없겠다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100만 달러를 갖게 되면 잠시 기뻤다가 그 기쁨도 어느 순간 사라집니다.

이번에는 10억 달러가 필요하다고 느낍니다.

 

이런 현상을 꿰뚫어 보면,

돈을 많이 가진다고 해서 마음이 행복해지는 게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지위도 마찬가지입니다.

인기나 건강도 마찬가지예요.

 

아플 때는 이것만 안 아프면 좋겠다고 생각하지만

안 아프면 또 다른 바람이 일어나게 됩니다.

 

이런 원리를 알면,

지금 여기에서 만족할 줄 알게 됩니다.

 

아무 행동도 하지 말라는 게 아니에요.

필요하면 돈을 더 벌 수도 있고 지위를 더 높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더 행복해지는 건 아니라는 거예요.

 

그러니까 부자든 가난한 사람이든 윗사람이든 아랫사람이든

다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것 아니겠어요?

만약에 이런 성질이 없다면

지위가 높거나 돈이 많은 사람은 더 행복하고

지위가 낮거나 가난한 사람은 불행해야 한다는 거잖아요.

 

그래서 이것은 모순이 아니라

본래 마음작용의 성질이라고 이해하는 게 필요합니다.

 

사람의 마음이라는 것은 원래 늘 바뀝니다.

마음은 특히 여섯 가지 감각기관의 지배를 받습니다.

예를 들어

어느 결혼식에 가서 누가 멋있게 결혼하는 모습을 보면

나도 결혼하고 싶다이런 마음이 듭니다.

 

또 스님이나 신부님을 만났는데 좋아 보이면

나도 결혼하지 말고 신부나 스님이 되어야겠다이런 마음도 듭니다.

 

또 누군가가 나라를 위해서

어떤 큰일을 하고 죽어서 많은 사람이 그를 존경하면

나도 멋있게 죽고 싶다이런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그런데 사람이 마음이 가는 대로 다 하고 살면 어떻게 되겠어요?

오늘은 결혼하고

내일은 이혼해서 스님이 되고

모레는 죽을 거예요?

 

오늘은 이런 마음이 들어도

내일은 또 다른 마음이 드는 게 당연합니다.

 

그래서 부처님께서 관심무상(觀心無常)’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마음이란 항상(恒常) 하지 않고

인연을 따라 늘 바뀌는 것입니다.

 

그러니 마음이라는 것은 그렇게 믿을 게 못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마음이 올라오면

지금은 이런 마음이 드는구나이렇게 봐야 합니다.

지금, 저 책을 읽고 싶어 하는구나!’ 이렇게요.

내일은 또 다른 마음이 들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읽기 싫어진 게 아니라

다른 마음이 들어서

그 책에 관심이 없어진 거예요.

 

요즘은 광고를 해도

이런 사람의 심리를 자극해서 상품을 팝니다.

 

옛날에는 일을 하다 호미나 삽이 필요하면 철물점에 가서 그것을 샀어요.

, 필요해서 구매를 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그렇지 않습니다.

지금 꼭 필요하지 않아도

영상에서 눈이나 귀에 자극을 줍니다.

아주 효과적으로 쓰는 호미, 아주 효율적인 삽,

이런 영상을 보면

순간적으로 그것을 구매하고 싶어 집니다.

그래서 인터넷으로 구매를 합니다.

그렇게 주문을 해서 포장을 뜯지 않고 그대로 두는 물건도 있고

포장을 뜯어서 한번 쓰고 버리는 물건들도 자꾸 늘어납니다.

 

물자를 계속 만들어내서 물자는 풍부한데

사용하지 않는 것이 대부분이에요.

이런 현상은 갈수록 더 심해질 겁니다.

 

선거도 바뀌고 있습니다.

지금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는

그 사람의 능력보다

광고할 수 있는 돈을 얼마나 모으는지가 더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요즘은 인공지능을 이용해

그 사람에게 맞는 그런 맞춤형 광고를 냅니다.

그 광고를 보면

그 사람의 마음에 딱 들도록 자극하기 때문에

능력이나 다른 조건들을 따져보지 않고 투표를 하게 됩니다.

 

이런 감정이 일어날 때마다

지금 이런 마음이 일어나는구나!’ 하고 잠깐 살펴보고

마음을 진정시켜야 합니다.

그러면 이런 유혹을 피해 갈 수 있습니다.

지금 이런 마음이 일어나는구나!’ 이렇게 봐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