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가 오면 제가 무서운 강아지를 어떻게 마주하고 대해야 하며 지내야 하는지 식구들이 바빠서 돌보지 못하는 경우가 생기면 저라도 돌봐줄 수 있어야 될 텐데 자신이 없습니다.
또한 식구들도 저도 모두 직장과 학교에 다녀야 하는데 빈 집에 강아지만 있을 것을 생각하니 강아지도 불쌍하고 어질러질 집안도 걱정되고 이렇게 벌써부터 걱정되고 마음이 불안한데요
기르기 시작하면 한 생명을 끝까지 돌보고 책임져야 하는 일이기에 너무 걱정이 되고 자신이 없어서 아마도 저는 계속 절대 안 된다고 할 것입니다.
근데 혹시 그래도 혹시 제가 지금 하고 있는 걱정과 부담을 내려놓고 이 상황을 조금 마음 편하게 생각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 스님께 여쭙니다//
절대 안 된다고 하세요.
‘내 죽는 꼴 보려면 해라.’ 이렇게 세게 나오세요.
더 이상 얘기할 필요가 없어요.
‘절대 안 된다. ’
‘하늘이 두 쪽이 나도 이것만은 안 된다’ 이렇게 막으세요.
앞으로도 그렇게 막으세요.
지금까지도 막았는데 앞으로도 막으면 되지.
(마음이 넓지 못하고 사랑이 없어서 혹시라도...)
그런 거는 사랑이 없어서가 아니에요.
사과 알레르기 있는 사람이 사과를 사랑 안해서 그런 거 아니에요.
자기는 어떤 이유로든 어릴 때 강아지한테 물렸던 어떤 이유로든
강아지한테 트라우마가 있다, 이 말이오.
거부반응이 있다 이 말이오.
그러니까 아들이나 남편은
강아지를 좋아하는 거는 하나의 즐거움을 얻기 위해서고
자기는 강아지에 어떤 트라우마가 있어서, 이거는 두려움이 있다 이 말이오.
그걸 똑같이 놓고 민주적이라는 말은 안 맞아요.
100명이 살아서 100명이 다 좋아해도
한 명이 강아지에 대해 트라우마가 있다고 한다면
우리는 그 한 명을 고려해야 하는 게 민주주의에요.
그러니까 자기가 그런 두려움이 있기 때문에
“이거는 안된다. 내가 지금 어릴 때부터 이거는 내가 어쩔 수 없다.
내가 선택한 것도 아니고, 어떻게 생겼는지, 무엇 때문에 그런지 나는 거기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어서 안 되니까
이건 너희가 양해해 달라.”
그리고 집에 오면 반기는 사람이 없어서 강아지가 있었으면 좋겠다 그러면
내가 강아지가 되어서 반겨줄게요 하고
“어서 오세요”하고 쫓아가서 강아지처럼 해줘야지 뭐.
그거야 하도 안 그러다 그러니까 어색하지.
그런데 그건 조금 있으면 좋아져.
그때는 웃으면서
“아이고, 강아지 사 온다 그래서 내가 강아지가 되기로 했습니다.
강아지 사 오는 것 보다 내가 강아지 되는 게 숫제 낫다고 생각해서
오늘부터 강아지 될게요”
이렇게 웃으면서 그렇게 얘기하면 되지.
그럴 수도 있어요.
오케이, 그러면 이렇게 얘기하세요.
그렇게까지 얘기하면 타협을 해야 하겠죠. 한집에 사니까.
그러면 강아지를 사오지 말고 강아지를 임대, 한 달간 임대해 와서
한 달만 딱 정해서 조그마한 강아지를 데려와서 한번 살아보는 거요.
그러면 강아지 데려오면 먹는 거는 아들이 책임진다, 딸이 책임진다, 남편이 책임진다.
나한테 절대 부탁 안 한다.
약속하겠냐 이렇게 해서 자기 조건을 다 얘기해요.
그렇게 하고 그러면 강아지를 딱 한 달해 보고 그러면 다시 의논하자.
대신에 결정권은 나한테 있다.
내가 양보해서 데려오니까 한 달 후에 내가 싫다면 안하기로 약속을 해서
한 달 지켜보면 자기가 한 달간 있어보니 강아지도 괜찮다고 자기가 바뀌든지
자긴 도저히 안 바뀌는데 강아지에 대해서 자식이든, 남편이든 책임을 좀 덜 진다든지
자기가 우려하는 그런 일이 생기면
일지를 써요.
이렇게 이렇게 해서 언제언제 나는 놀랐고, 언제 책임을 안 졌고
이게 장기화 되면 이건 나한테 일이 돌아안다.
그래서 난 이 일은 못하겠다. 이렇게 딱 하면 되지.
강아지를 데리고 안 돼요.
데리고 오면 생명이니까 갖다 버리면 안 되잖아.
그러니까 딱 한 달간 계약서 쓰고 임대해 와서 실험해보세요.
만약에 꼭 필요하면.
내가 볼 때 자기 상태라면 자기에게 권리가 있어요.
나는 트라우마가 있기 때문에 안 된다.
라는 권리가.
그거는 다수가 아니라도.
그거를 양해 받는 게 민주주의에요.
다수로 하는 그런 민주주의는 옳지 않습니다.
신체장애가 있는데
그걸 다수로 결정하면 안 되잖아요.
불편한 사람에 맞추어서 전체가 해야지.
우리가 여기서 신체 불편한 사람을 위해서 계단을 길게 놓을 거야.
계단을 휠체어 다니게 놓을 거야.
그럴 때 다수로 하면 안 되잖아.
100명 중에 한 명이 있더라도 한 명을 위해서 해야 되는 거죠.
애들이 잘못 생각하는 거요.
자기는 트라우마가 있기 때문에 그냥 싫은 게 아니라
두려움 때문에 일어나는 거니까
그건 자기 권리가 있다.
그래서 거부하는 게 제일 낫고.
자기가 생각할 때 가족의 화목을 위해서
그럼 자기도 뭔가 노력하는 걸 보여줘야 할 거 아니오.
그런데 그 노력하는 걸 보여주기 위해서는 한 달간 계약서를 쓰고
어떻게 어떻게 서로 업무를 나눠서 하기로 한다.
이렇게 해서 해야 돼.
안 그러면 자기는 그 강아지 때문에 나중에 인생이 피곤해져요.
괴로워진다.
그래서 남편하고도 사이가 벌어지고 아이들하고 사이가 나빠지니까
그게 화목을 가져오는 게 아니라 화근이 될 소지가 있다, 이 말이오.
그런 건 미연에 막는 게 제일 낫고
안 그러면 사전에 충분한 타협을 하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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