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도 걱정이에요? 성당가면 분위기도 괜찮아요. 앉아있으면 “사제와 함께” 이러면 자기도 일어나서 좀 하면 돼. 일어났다 앉았다 일어났다 앉았다 좀 복잡하기는 합니다만. 그러니까 시할머니가 그러면 “네. 할머니 알겠어요.” 이렇게 얘기하면 돼. 거짓말하고, 할머니 마음이 알겠다는 뜻이야. 다니겠다는 뜻이 아니라. “네. 다니겠어요.” 이렇게 말하라는 게 아니고, “네, 알겠어요. 할머니” 이렇게.
그러니까 할머니가 자기 신앙이 독실하잖아. 그러니까 나쁜 의도로 그런 게 아니라, 너희들도 신앙을 갖고 살면 좋겠다하는 좋은 마음에서 하는 거요. 무슨 말인지 아시겠어요? 털 끗만큼 나를 헤치려고 하는 거 아니에요. 그러니까 “할머니 알겠습니다.” 이렇게 얘기해 드려야지. 그리고 크리스마스나 주말에 할머니가 크리스마스 때나 이럴 때 참가하고. 나는 스님인데도 크리스마스 때 가는데, 나는 초파일 때는 우리 절 한군데밖에 안 가는데, 크리스마스 때가 훨씬 더 바빠. 3군데를 가야 돼.
그러니까 할머니가 그렇게 얘기할 때, 너무 종교를 따지지 말고, 할머니의 그러한 따뜻한 마음은 받아들여 줘야 된다. “할머니 종교얘기하지 마세요.” 이렇게 얘기하면 안 돼. “할머니 알겠습니다.” 그리고 일요일 날 가고 안 가고는 내가 알아서 하면 돼. 가고 싶으면 가고, 가기 싫으면 안가고. 할머니를 위해서 크리스마스 때는 할머니 따라 교회가 보고, “앞으로 다닐 거니?” 이러면 “네, 알겠습니다.” 이때도 다니겠다는 뜻이 아니오. 할머니 마음 알겠다. 이 말이에요. 거짓말 아니에요. 그거는.
“할머니 알겠습니다.” 할머니가 뭐라고 그래도, “할머니 알겠습니다.” 그 알겠습니다는 뭘 알겠다는 거라고? 할머니의 그 애절하고 따뜻한 마음을 알겠다. “왜 너 온다고 그래놓고 안 왔니.” 그러면 “죄송합니다. 할머니.” 이러면 돼. 약속을 해서 안 지켜서 죄송한 게 아니라, 할머니의 마음을 다 못 받아줘서 죄송하다고. ‘할머니의 그 마음을 제가 못 받아 줘서 죄송합니다.’ 이렇게. 그럼 아무 문제가 없어. 그러다가 할머니 얘기 듣다 재미가 있으면 다니면 되고, 안다니고 싶으면 안다녀도 되고.
그리고 또 친정어머니 따라 절에 가보고 괜찮으면 다니면 되고, 그래요. 그러니까 절에 다닐 땐 할머니한테 “이제 절에 다니기로 했어요.” 이런 말 할 필요가 없다. 그냥 조용히 다니면 돼. 조용히. 그냥. 그러니까 속이는 거 아니다. 그냥 신앙은 뭐다? 헌법에 뭐라고 되어있다? 믿음, 종교, 신앙, 사상, 이념은 자유다. 이렇게 되어 있어. 그러니까 대한민국 헌법에 보장된 권리니까, 자기 권리는 향유를 하되, 할머니의 마음은 감사히 받아주는 게 좋다.
앞으로 어떤 일이 있어도 크게 문제 될 거 없는데. 뭐가 문제 될까? 어떤 질문을 하면 자기가 문제가 될까? 미사나 제사나 똑같아. 지내는 방식이 다른 거지. 그러니까 유교식으로 제사지내냐? 서양식으로 제사지내냐의 차이밖에 없어. 그리고 가톨릭은 49재도 지내도 되고, 제사를 지내도 돼. 카톨릭은 우리나라에 들어온지가 2백여 년이 넘으면서 제사 안 지내는 것 때문에 많은 사람이 죽었잖아. 그래서 어느 정도 문화를 수용을 해서, 그게 금기사항은 아니야. ‘지내면 교리에 어긋난다.’ 개신교처럼 이런 건 없어. 그래서 해도 되고 안 해도 되고.
자기는 제사 지내기 싫으면 “가톨릭 신자다.” 이러면서 안지면 되고, 지내고 싶으면 “불교신자다.” 이러면서 지내면 되요. 그것도 그렇게 크게 걱정 안 해도 되고. 자기 가만히 양다리 걸쳤으니까 아주 유리한데. 그래서 종교를 가져도 되고, 안 가져도 되고, 갖는다면 어떤 종교를 가져도 되고. 이건 개인의 문제요. 국가가 간섭을 못하도록. 그래서 이 종교의 자유란 국가가 간섭을 못하도록 되어있어. 대한민국은 특정한 종교국가가 아니거든요.
그러나 친정어머니 만나서 “절에 좀 다니지.” 그럼 그때도 뭐라고 그래야 된다? “알겠습니다. 어머니.” 어머니 마음을 알겠다는 거요. 그러니까 앞으로는 할머니 모시고 성당에도 가고, 친정어머니 모시고 절에 입구로만 데려다 주지 말고 법당에도 가보고. 불교가 다 이상한 거 같지만 안 그래. 문화가 전통 문화다 보니까, 젊은이들에게 조금 적응하기 어려워서 그렇잖아. 그래서 스님은 문화 같은 거 별로 안 따지고 얘기하니 조금 편하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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