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상스님의
<내 안에 삶의 나침반이 있다> 중에서
불어오는 바람결에서
우주를 만난다.
한 시간도 넘게 꽃을 바라보고
밤하늘의 별을 바라보라.
오래도록 어떤 한 가지를 묵연히 바라보라.
그 어떤 것이라도 고요히 바라보면
그 속에서 우주를 보게 된다.
참된 진실을 만난다.
창을 열고 밖을 바라보았을 뿐인데
거기에 언제나 그렇게 놓여 있던
푸른 소나무와 하늘, 스치는 바람이
순간 가슴에 생기를 불어 놓고 고요한 흥분과 미묘한 설렘을 안겨 준다.
콘크리트 건물 속에서 번잡한 일과 생각에 파묻혀 지내는 가운데에도
자주자주 문을 열고 푸른 하늘을 바라보라.
그 어떤 것이라도 좋다.
꽃 한 송이, 나무 한 그루, 밤하늘의 별, 저녁노을, 사과, 호흡, 허공
어떤 것이라도 오래도록 아무런 생각이나 해석 없이
그저 고요히 바라보기만 해 보라.
고요히 바라보는 순간
그 속에서 우주를 만나게 된다.
그 속에서 삶의 참된 실상과 마주하게 된다.
색즉시공, 눈에 드러난 모든 것이 그대로 공의 실상이다.
진리는 지금 이대로일 뿐 다른 무언가는 없다.
분별하고 헤아리지만 않는다면
무엇을 보든 무엇을 듣든, 우주의 실상을 확인할 수 있다.
따로 떨어져 존재하는 것은 없고
오직 전체로서의 하나밖에 없기 때문이다.
눈에 드러난 한송이 꽃은 사실 전 우주를 품고 피어난다.
우주가 한 티끌 속에 있다.
아니, 한 티끌이 그대로 전 우주다.
무엇을 보든 그 속에서 우주를 만난다.
우주의 실상을 깨닫기 위해 우주선을 타고
우주 끝까지 날아갈 필요는 없다.
그 광대한 우주가 바로 당신의 손안에 있다.
한 송이 꽃, 불어오는 바람, 따스한 햇살이 그대로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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