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베트남전쟁 당시 나는 어린아이였고
우리 동네에서도 많은 이들이 집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그런 내가 하노이를 찾게 되다니...”
-마이크 폼페이오 / 미 국무장관(2018년 7월 8일)
지난해 여름, 하노이에 간 마이크 폼페이오는 말했습니다.
그도 그럴 만했습니다.
‘베트남전쟁’
미국이 사상 처음으로 패배한 전쟁...
그래서이겠지만 베트남의 전쟁박물관은 온통 세계 최강이라는 미군을 패배시킨 베트남의 자부심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참전했던 한국군은 발 디뎌 놓을 틈도 없이 말입니다.
미국이 ‘빠져나올 수 없는 늪’이라 불렀던 그 베트남에서 트럼프 미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납니다.
아시는 것처럼 당시 월맹군의 한편에는 북한의 공군도 있었다 하지요.
두 번째의 정상회담,
이것은 빠져나올 수 없는 늪일까, 아니면 순풍이 부는 호수일까...
남은 시간은 단 엿새...
시선은 하노이로 모입니다.
낙관의 한편에는 비낙관도 존재하지만 고작 1년 동안 우리가 걸어온 길은 기나긴 분단과 전쟁, 반목의 역사로 보자면 숨 가쁘다 할 만했습니다.
이제 그 두 사람은 한때는 질곡의 땅이었던 그곳에서 또 한 번 반전의 역사를 만들어 낼 수 있을까...
1965년, 전쟁이 한창이었던 베트남의 미군기지.
현지로 파견된 라디오 DJ 에이드리언은 재치 가득한 말솜씨로 병사들을 위로했습니다.
그러나 베트남의 현실을 목격한 뒤 점차 자신의 목소리를 높이기 시작한 그는
풍자를 통해 전쟁의 아픔을 그려냈고
젊은이들을 사지로 몰아낸 정치권을 비판하면서 위기에 몰리게 됩니다.
배우 로빈 윌리엄스가 남긴 최고의 영화 중 하나인 ‘굿모닝 베트남’이었습니다.
전장에 나가는 병사들을 배웅하며 DJ 에이드이언이 선곡한 노래는 루이 암스트롱의 what a wonderful world, 얼마나 멋진 세상인가였습니다.
지금도 잊을 수 없는 가장 묵직하고도 역설적인 장면이지요.
미국이 처음으로 전쟁에서 패배한 곳.
베트남에서 진행되는 아직 끝나지 않은 한국전쟁의 마무리..
회담이 끝난 다음 날 아침,
우리는 로빈 윌리엄스가 외치던 이 인사말을 떠올려도 될까...
“굿~~~~~ 모닝 베트남!”
오늘의 앵커브리핑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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