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1998년 클린턴 미 대통령은 득의양양해 있었습니다.
무려 29년 만에 이뤄낸 미 정부의 재정 흑자를 발표하던 클린턴의 얼굴은 상기돼 있었죠.
사람들은 그보다 6년 전인 1992년 미대선 당시에 있었던 리처드 닉슨의 예언을 생각해냈습니다.
“부시가 재선할 것이고, 클린턴은 참패할 것이다.”
그의 전망은 어찌 보면 당연했습니다.
당시 작은 아칸소주의 주지사인 클린턴을 아는 사람은 거의 없었고, 그는 베트남 전 파병을 반대하여 도피성 유학을 떠났다는 의심과 여자관계가 복잡하다는 의혹마저 받고 있었습니다.
이미 한 번의 임기를 마치고 재선도 도전하고 있던 아버지 부시는 일갈했습니다.
“내가 전쟁에서 총알을 물고 있었던 반면에 클린턴은 영국에서 손톱을 물고 있었다.”
부시는 기세가 등등했습니다.
그러나 판세는 단번에 뒤집게 된 계기는 이젠 너무나 유명해진 바로 이 한마디 때문이죠.
“문제는 경제야, 바보야.”
정치 참모 제임스 카빌이 만든 이 선거 슬로건은 사람들이 무엇을 원하는가를 한 번에 꿰뚫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나서 6년 뒤에, 클린턴은 자신에게 저주를 퍼부었던 바로 그 닉슨이 적자로 만들어놨던 미 정부의 재정을 29년 만에 흑자로 만들어 놨으니 의기양양할 만 했습니다.
8년 만에 나타난 최악의 경제지표.
그리고 고용 절벽.
비단 지표뿐만이 아니더라도 불황은 피부로 느끼기에 충분했습니다.
먹고사는 문제의 그 엄중함은 다른 모든 이슈들을 마치 블랙홀마냥 빨아들이고 있는 형국이니까요.
개발을 앞세워 돈을 돌게 하는 방법 대신에
소득을 늘려서 돈을 돌게 한다는
정부의 방법론은 지금 뜨거운 논쟁 속에 있습니다.
지난 정부 9년간의 이른바 낙수 효과론을 뒤집은 분수효과론
경제는 선택의 문제이니 이번 정부도 그 선택에 따라 평가받을 것입니다.
미국 정부의 재정이 흑자로 돌아섰다는 발표가 나왔던 1998년은 사실은 클린턴을 탄핵 직전까지 몰아갔던 르윈스키가 등장했던 해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클린턴은 임기를 잘 마쳤을 뿐만이 아니라 지금도 성공한 전직 대통령으로 남아있습니다.
왜일까...
아마도 그에 대한 답을 그에게 묻는다면 92년 선거에서 사용했던 그 슬로건으로 답하지 않을까...
오늘의 앵커브리핑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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