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어보면 조금 어색한 느낌이 들기도 하고
아, 더 이상 고칠 문장은 안 보이는데...
자소서를 쓰든 페이스북에 글을 쓰든
우리가 쓰는 문장은 자꾸 읽을수록 어색해 보인다.
도대체 뭐가 문제인 걸까?
20년간 교정을 하면서 문장을 다듬어온 김정선씨는 이렇게 말한다.
글을 고칠 때 ‘적의를 보이는 것들’만 없애도 문장이 확연히 좋아집니다.
적의를 보이는 것들이란
‘적의
그리고 의존명사 ‘것’과 접미사 ‘들’을 의미하는데요
제가 교정, 교열 일을 막 배우던 무렵 선배들이 공식처럼 외우라고 한 비법이죠.
‘적의를 보이는 것’들은 문장에 습관적으로 쓰일 때가 많습니다.
안 써도 상관없는 자리에도 굳이 습관처럼 쓰는 경우가 많죠.
1. 적
사회‘적’ 현상
경제‘적’ 문제
정치‘적’ 세력
가령 다음과 같은 표현처럼 ‘적’을 쓰는 경우 ‘적’은 사족입니다. ‘-적’을 빼주세요.
사회 현상
경제 문제
정치 세력
분장이 훨씬 깔끔해집니다.
2. 의
조사 ‘의’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부모와‘의’ 화해가 우선이다.
문제 해결은 그 다음‘의’ 일이다.
‘의’를 빼도 전혀 문제가 없습니다. 오히려 문장이 더 좋아지죠.
부모와 화해하는 일이 우선이다.
문제 해결은 그 다음 일이다.
빼도 상관없는 걸 억지로 넣는 건 읽는 사람
3. 것
의존 명사 적은 특히 중독된 사람들이 많습니다.
우리가 서로 알고 지낸 ‘것’은 어린 시절부터였다.
나는 이 도시가 내 고향인 ‘것’처럼 생각되었다.
‘것’은 문장에서 꼭 그럴 수밖에 없을 때만 쓰는 게 좋습니다.
우리는 어린 시절부터 서로 알고 지냈다.
나는 이 도시가 내 고향처럼 여겨졌다.
특히 앞 일을 예상하거나 다짐할 때 ‘것’을 많이 쓰게 되는데
이럴 땐 ‘것이라고’나 ‘것이라는’을
‘-리라고’ ‘-겠다고’로 바꾸어 쓰면 문장이 부드러워집니다.
4. 들
다음은 의존명사 ‘들’입니다.
수많은 무리‘들’이 열을 지어 행진해갔다.
문‘들’이 열리자 그는 관람자‘들’의
무리에 휩쓸려 전람실‘들’이 줄지어 있는 홀 안으로 들어갔다.
주로 번역 문장이 ‘들’을 많이 씁니다.
복수를 나타내는 접미사 ‘-들’은 조금만 남용해도 문장을 어색하게 만듭니다.
수많은 무리가 열을 지어 행진해갔다.
문이 열리자 그는 관람객 무리에 휩쓸려
전람실이 줄지어 있는 홀 안으로 들어갔다.
훨씬 낫지 않나요?
특히 관형사 ‘모든’이 수식되는 명사는 ‘들’을 쓰지 않는 게 더 자연스럽습니다.
문장을 씀에 있어 습관적으로 적게 되는 ‘적의’를 보이는 것들
물론 쓰고 안 쓰고는 쓰는 사람의 몫이지만
적의를 보이는 것들을 중독처럼 습관적으로 쓰는 거 읽는 사람에 대한 배려가 부족한 건 아닐까요?
지금까지 써온 문장에 ‘적의를 보이는 것들’이 들어 있는지 확인해 보세요.
좋은 문장은 더하는 게 아니라
‘빼기’를 통해 만들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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