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흠, 옛날에 부처님 당시에 불가촉천민이라고 하는 제도가 있었습니다. 지금도 인도에 가면 불가촉천민이라는 신분이 있어요. 우리는 보통 사성제 계급이라 하는데, 사성제계급 안에도 들지 못하는 그런 족속들이 있어요. 그 사람들은 그냥 겨우 밥 먹고, 그냥 겨우 살아가는 그것에 안주하면서 어쩔 수 없이 살아가는 거죠. 왜 불가촉인가? 그 사람이 모르고 딴 사람 몸을 이렇게 터치를 하면 그러면 상대가 기분 나쁠 거 아닙니까? 그러면 상대가 기분나쁘다하면서 천민의 손이 닿았다면 손을 잘라도 되고, 어깨가 닿았다면 어깨를 잘라버려도 말을 못하는 그런 천민이오. 그러니까 천민 중에 천민이죠.
부처님이 하루는 길을 가시는데, 저만치서 똥지게를 지고, 옛날에는 똥꾼이라 해서 인분을 퍼서 나르는 그런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런 사람들은 우리가 생각하기에도 옛날 사성제 계급이 있었다면 천민이었겠죠. 천민 중에 천민이었겠죠. 부처님이 그 앞에 멀리 천민, 그 똥꾼 이름이 니다이라는 사람이라. 니다이. 똥꾼 니다이가 저 멀리 자기 쪽으로 똥을 한 짐 지고 오는 것을 보시고도 그 길로 그냥 곧장 갔습니다. 점점점점 다가오니까 니다이가 얼마나 당황을 했는지, 부처님께서 황금가사를 입으시고 뒤에 많은 제자를 거느리시고 다가오시는 그냥 압도 당했어요. 너무나 겁이 났어요.
똥을 지고 정신이 없어진 거죠. 벽에 붙어 서서 부처님을 피하려고, 그러다가 보니까 물지게를 한번 져봐봐요. 잘못하면 물이 출렁출렁하죠. 나중에는 물통도 처박고 그러잖아요. 그것처럼 똥을 지고 가던 니다이가 너무 당황스러워서 지게가 흔들리면서 똥통이 엎어지고. 가까이 오신 부처님한테도 똥이 다 튄 거예요. 그럼 보통 사람이면 어떻겠습니까? 불가촉천민이라. 가희 접촉할 수 없는 천민이라. 그런 천민이 그렇게 무례하게 했으니, 보통 사람 같으면 야단을 치고 그랬겠죠.
부처님께서는 “걱정 말아라. 니다이야. 네가 어쩌다가 천민의 이름을 듣고는 있지만, 너 또한 고귀한 존재다.” 그러시면서 “가자” 원래는 보통 사람이 불가촉천민의 손을 잡으면 안 돼요. 부처님은 손을 탁 잡으시고는 “나 따라 가자.” 옆에 개울이 하나 있었는데, 그 개울에 가서 당신의 가사도 씻으셨겠지만, 니다이 옷을 깨끗하게 다 씻어주면서 “그래, 걱정 말고 그냥 다시 돌아가라.”
그러니까 이 니다이는 세상 태어나서 한 번도 그런 사람대접을 받아본 적이 없어요. 엄청난 대접이죠. 부처님께서 손수 똥 묻은 흔적을 다 지워주시고 하니까 얼마나 대단합니다. 거기서 무릎을 꿇고, “부처님 저 같은 사람도 부처님 제자가 될 수 있겠습니까?” 부처님이 뭐라고 했겠습니까? “될 수 있고 말고지.” 당시에는 사성제계급이라 하면 브라만, 크샤트리아, 바이샤, 수드라. 수드라 자체도 안 됩니다. 그런데 수드라 밑에 불가촉천민이 있는데, 부처님께서는 “사성제계급이라는 것은 사람이 만든 것 아니냐. 사람의 그 성품은 본래 성품은 다 고귀하다.” 그런 얘기를 하셨거든요.
니다이에게 “그래, 네가 정 출가를 하고 싶으냐?” “예, 저는 부처님 제자가 되어서 정말 부처님처럼 깨달은 사람, 정말 인격이 훌륭한 사람이 좀 되고 싶습니다.” 부처님께서는 그 즉석에서 머리를 깎아주시고 “그래, 너는 내 제자다.” 이렇게 선언을 하셨습니다. 얼마나 멋있는 부처님이십니까. 딴 종교에서는 감히 상상도 못하는 그런 얘기입니다.
아무튼 부처님께서는 겉모양, 그 이름에 너무 집착하거나, 거기에 너무 혼미할 필요는 없다. 그런 얘기를 하고 계시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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