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사과 얘기를 좀 해드릴께요.
사과를 하루에 하나씩 먹으면 의사가 필요없다는 말이 있습니다.
물론 좀 과장된 말이지만 그만큼 좋은 점이 많다는 말, 아니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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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사과가 어디에 좋은가요?
근거가 있나요?
네, 일단 사과를 꾸준히 먹은 여성들이 폐암에 덜 걸렸다는 논문 세 편을 제가 봤고요
사과가 호흡기 건강에 긍정적인 효과를 낼 수 있겠다는 연구가 몇 개 있어요.
호주에서 1600명의 성인들을 대상으로 그들의 과일과 채소 섭취 양상을 보니까
사과를 많이 섭취했다는 사람들이 천식에 덜 걸렸다는 내용도 있고요
영국과 필란드에서도 역시 사과 많이 먹었던 사람들이 천식에 덜 걸렸다는 연구결과가 있네요.
네덜란드 사람들 13,000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도요
사과를 많이 먹은 사람들이 만성 폐색성 폐질환에 덜 걸렸다는 연구가 있어요.
그밖에도 사과 많이 먹은 사람들이 심장 혈관 질환, 당뇨병 같은 만성질환에 덜 걸렸다는 논문들이 꽤 있어요.
제가 이렇게 굳이 논문 얘기를 하는 이유는요
이게 그저 ‘카더라..’하고 떠도는 얘기는 아니라는 것을 강조하려는 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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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도대체 사과에 뭐가 들어 있길래,
그렇게 몸에 좋다고 하나요?
네, 사과에는 정말 다양한 종류의 식물 영양소가 들어있어요.
이름을 한번 대볼까요?
퀘르세틴과 그 배당체, 카테킨, 에피카테킨, 프로시아니딘,
시아니딘 배당체, 쿠마릭산, 글로로제닉산, 갈릭산, 플로리진, 플로레틴, 미리세틴, 캠페롤,
그리고 비타민C는 물론이구요.
어려운 단어들이죠?
굳이 제가 이 ‘성분’ 얘기를 왜 하냐면요,
그래야 ‘과학적’이라고 생각하고 믿으시기 때문이에요.
하여간 이 성분들의 오묘한 조합이 복합적으로 작용해서
몸에 불필요한 염증을 없애고
활성산소로 인한 피해를 줄이고
항암작용을 하는 거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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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근데 사과 종류가 한두 가지가 아닌데요,
어떤 사과가 더 좋은가요?
맞아요.
품종이 다양합니다.
개도 종류가 다양하잖아요.
시츄, 치와와, 불독, 말티즈, 허스키, 푸들...
뭐 이렇게 개 품종이 여러 가지 인데요,
이게 이런저런 개를 교배시키면서 새로운 품종을 만들고 이름을 붙인 겁니다.
사과도 그래요.
이 사과와 저 사과를 교배를 시켜서 새로운 품종을 만들고 이름을 붙입니다.
예전에 우리가 많이 먹었던 새콤달콤 했던 홍옥이라는 사과있잖아요.
미국에서 발견된 품종인데, 일본에서 홍옥이라고 이름을 붙인 거고요.
아오리 사과는 이 홍옥과 골든 딜리셔스를 교배시켜서 만든 거래요.
또 요즘 우리가 많이 보는 홍로라는 사과는
우리나라에서 1980년대 스퍼 얼리 블레이즈와 스퍼 골든딜리셔스라는 품종을 교배시켜서 만든 거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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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됐고요,
그러니까 어떤 사과가 더 좋냐고요.
2004년에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요,
미국에서 팔리는 대표적인 사과 품종 10개를 비교해봤더니
후지 품종에 총 플라보노이드와 총 페놀 함량이 가장 높았대요.
근데 이게 2004년, 지금으로부터 15년 전의 후지 사과 얘기거든요.
이게 요즘 나오는 후지에도 적용되는 얘긴지는 모르겠어요.
우리가 흔히 부사라고 부르는 후지사과는요
1930년대에 일본에서 개발된 품종인데요
미국 사과인 레드 딜리셔스와 롤스 제넷 품종을 교배시켜서 만든 거래요.
미국 사과 두 가지를 일본 후지사키라는 지역에서 교배시켜서 만들고
후지라는 이름을 붙여준 거죠.
근데요, 지금은 후지라는 이름이 달린 사과가 또 종류가 무척 많아요.
미스마후지, 미야마후지, 미야비후지, 참피온후지...
어휴...
이게 아마 후자사과와 또 다른 품종을 교배시켜서 만든 거겠죠?
그러니까 지금 우리가 보는 후지에 플라보노이드가 가장 많다, 이렇게 말할 수 있을런지는 모르겠어요.
2011년에 호주에서도 어떤 사과가 가장 건강에 좋은 사과인지 연구를 했어요.
물론 호주에서 판매되고 있는 사과들을 비교한 건데요,
핑크 레이디라고 하는 빨간 색의 사과 품종에 플라보노이드 성분이 가장 많았었다고 합니다.
그럼 지금 우리나라에서 나오는 사과 중에서는 어떤 게 건강에 제일 좋을까요?
솔직히 저도 모르지요.
연구된 게 있나 열심히 찾아봤는데 못 찾았어요.
자, 예전에는 많았는데 지금은 좀 찾아보기 힘든 사과 품종이 하나 있어요.
바로 홍옥입니다.
껍질 색이 정말 빨갛고, 껍질이 반질반질 광이 나고요
육질이 아삭아삭 단단하고, 맛이 새콤달콤한 사과였어요.
제 생각에는 이게 참 좋을 것 같은데 말입니다.
그런데 요즘은 사람들이요, 새콤한 맛보다는 단 걸 좋아하고
또 큰 걸 좋아하거든요.
그런 트렌드와는 좀 맞지 않는 사과라서 이제는 홍옥을 잘 재배하지 않는 것 같아요.
또 홍공이 아닌데 홍옥이라고 속여 팔기도 한다는 말이 있어요.
요즘 과일의 미션은 당도죠.
그래서 사과 육종 전문가들이 말이죠,
달고 큼지막한 품종을 주로 개발하고 있는 거 같아요.
우리나라 사과 중에 어떤 품종이 플라보노이드가 가장 많이 들어 있는지
또 어떤 게 가장 건강에 좋을지 비교해주는 연구를 누가 한번 해봐줬으면 좋겠습니다.
그저 당도 높은 사과가 좋은 게 아니거든요.
2011년 국제 내분비학회지에 임신한 여성들이 사과를 하루에 다섯 개 이상 먹으면
태아에게 해로울 수 있다는 논문이 나왔어요.
그 이유인 즉, 사과 속의 과당을 너무 많이 섭취하게 되기 때문이에요.
당뇨 환자들도요, 당도가 높은 사과를 많이 먹으면 혈당이 올라갑니다.
사과는 껍질색이 빨간 걸 찾으시고요,
새콤달콤한 것을 찾으시고,
하루에 1개 이내로 드시는 것이 적당할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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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사과를 먹을 때, 먹지 말아야 할 부분,
꼭 먹어야 할 부분도 알려주세요.
수박씨는 먹어도 되는데요, 사과씨는 먹지 마세요.
사과씨에는 시안배당체라고 하는 독성분이 있어서 좋지 않아요.
혹시라도 사과를 갈아서 드실 때는 씨는 꼭 빼내고 갈아드세요.
그리고 오늘 얘기에서 가장 중요한 얘기.
사과는 꼭 껍질까지 드세요.
사과의 플라보노이드 성분은요,
과육보다는 껍질에 2~3배 이상 들어있고요
항산화 작용 역시 과육보다 껍질이 2~6배까지 더 강하다고 합니다.
맛이 아니라 건강을 위해서 사과를 먹는 거라면
또 당뇨가 있는 분이라면 껍질만 먹어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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