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결혼한지 3년도 안 된 신혼부부가 있습니다.
이 부부는 한 살, 두 살짜리 아이 2명을 키우고 있고
남들이 보기엔 참 괜찮은 부부입니다.
남편은 아이들이 태어난 이후
칼퇴근해서, 아이들 챙겨주고, 설거지 도와주고
아기들도 씻겨 주고
가정을 위해 노력하시는 분이래요.
근데 아내분이 이런 남편과 갈등이 있답니다.
뭔가 이슈가 생겨 아내가 짜증이 나서
남편에게 그걸 좀 말하게 되면
남편도 기분이 나빠져서
자기 앞에서 그런 짜증을 부리지 말라고 한대요.
남편이 자신의 짜증을 잘 받아주지 않으니까
아내도 기분이 더 나빠지고
우리 이러다가 언젠가 이혼하게 될 거라고
하지 말아야 할 선을 넘는 말을 하게 된다며
고민하고 있다고 하십니다.
자기 입장에선 남편이 자기 마음을 좀 이해해 주고
내가 왜 짜증이 났는지 그 이유를 들어줬으면 하는데
남편이 그걸 안 해주니까
정말 저 사람이 내 남편이 맞는지 싶고
남처럼 느껴진다는 거예요.
거리감이 확 느껴진다는 거죠.
이 부부 사이에서 생긴 구체적 사건 하나를 말씀드려 볼게요.
이 부부가
첫째 아이와 저녁식사를 하고 나서 남편이 설거지를 해준대요.
둘째는 아직 어리니까 식사를 같이는 못하고요.
그래서 1차로 식사가 끝나고 남편은 설거지를 시작하고
아내는 첫째가 밥 먹고 바닥에 어질러 놓은 음식들을 정리한대요.
그다음에 첫째 아이를 아내가 씻긴답니다.
그리고 둘째 밥을 먹인다는 거죠.
아이 키워보신 분들은 다들 이런 과정을 겪으셨겠죠?
아이 키우는 부모님들의 희생은 참 대단한 겁니다.
아이를 낳고 키우는 건
절대 이성적인 결정이 아닐 거예요.
이성적으로만 보면
아이 키우는 건 완전 손해니까요.
근데 어느날
아내가 화장실에서
첫째를 씻기고 데리고 나오는데
첫째가 물놀이 하는 게 좋아서 나오질 않더래요.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첫째가 욕조에서 노는 가운데
둘째를 데리고 같은 욕조에서 목욕을 시켰대요.
두 아이가 같은 욕조에 있는 복잡한상황이 된 거죠.
그래서 둘째까지 다 씻기고 데리고 나오려고 하는데
둘을 동시에 데리고 나가기가 어렵고
아이가 다칠까 봐 걱정이 돼서
남편에게 도움을 요청했대요.
아이 한 명만 데리고 나가달라고요.
근데 남편이 설거지를 끝마치지 않은 상황이라
남편이 말하길
설거지 끝나고 도와준다고 말을 하더래요.
그래서 남편이 당장 도와주지 못한다는 말에
아내가 화가 나기 시작한 답니다.
첫째가 작은 욕조에서 일어났다 앉았다 첨벙거리면서
둘째를 깔아뭉개고
그런 상황이라 빨리 한 명을 데리고 나가면 좋겠는데
남편이 안 도와준다고 하니까 화가 나는 거죠.
아내 생각엔
아이를 데리고 나가는 게 더 우선적으로 급한 일인데
남편이 설거지한다고 움직이질 않으니까
이게 화가 나는 겁니다.
그럼, 이제 마음이 상한 상태로 자기가 어쩔 수 없이
아이들을 힘들게 다 데리고 나가서
아이들 옷 입히고 기저귀 채우고 그러는데
아이들이 가만히 안 있잖아요.
발버둥치고 달아나면서 돌아다니고 그러다가 보면
남편에게 짜증났던 감정이 아이들에게 폭발된다고 합니다.
그래서 아이들을 막 혼내는 거죠.
상황이 이렇게 전개가 되니까
아내는 남편이 설거지 도와준 게 하나도 고맙지 않고
남편이 도와줬다면 수월하게 했을 아이들 씻기는 일이
너무 고생스럽게 되어
나 혼자만 힘들게 고생한다는 느낌도 들고
남편이 미워진다는 거예요.
자! 여러분이라면 이 부부의 갈등
어떻게 해결하겠습니까?
일단 결혼한 지 3년이 안 된 신혼부부들이
반드시 알아야 하는 과학적 사실 하나가 있어요.
그것이 뭐냐?
신혼부부들 중 약 67퍼센트가
아이가 태어나고 나서 3년 이내에
관계가 급속도로 나빠진다는 겁니다.
세 커플 중에 두 커플은 사이가 좋았다가
출산 후 3년 이내에 사이가 안 좋아진다는 거예요.
그래서 여러분도 신혼 때 부부 사이가 안 좋아졌더라 뭐 그랬었다면
그게 특별히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는 겁니다.
이런 지식을 미리 알고 있어야
부부들은 대비를 할 수 있는 거예요.
결혼하기 전에 사실 예비부부가
깊이 있게 지속적으로 이런 지식에 대해
대화를 나누어봐야 하는 겁니다.
“여보, 모든 신혼부부들 중에 67%가
아이가 태어나고 나서 3년 안에 관계가 급속도로 나바지더래.
우리도 과연 나빠질까?
혹시라도 우리가 저 67%에 끼면 어떡하지?
우리 사이가 나바지지 않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우리는 지금은 좋지만 갈등이 생길텐데, 우리는 그걸 어떻게 대비해야 할까?”
뭐 이런 식으로
미리 준비하고 마음의 대비를 해놓는 게 제일 좋다는 거죠.
예비 부부들이 이걸 준비를 안 하니까
부부 67퍼센트가 관계가 나빠지고
그리고 나빠진 관계는
회복이 현실적으로 거의 안 되기 때문에
40퍼센트가 넘는 부부들이 결국 이혼하게 되는 겁니다.
제 입장에선 이런 데이터가 가상의 데이터도 아니고
누구나 통계청 사이트에 들어가서 검색해 보면 나오는 현실적인 데이터인데
이 사회가, 이 국가가
이런 근본적인 부분들을 신경쓰지 않는다는 생각을
머릿속에서 지울 수가 없습니다.
무엇이 중요한지를 모르는 것 같아요.
출산률 0.92라는 사회 현실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에 대한 계획이
국가 지도자님들에게 있기를 바래보겠습니다.
아무튼 이 신혼부부에게 갈등이 생겼다는 거죠.
그래서 이 부부는 어떤 데이터에 들어가게 될지 갈림길에 서 있는 겁니다.
이 갈등을 이 부부가 잘 해결하고 합의하게 되면
부부로서 가족으로서 더 단단해지고 행복한 가정이 될 거고요
이걸 못하면 언급했던 통계 67퍼센트 안에 들어가게 됩니다.
이건 과학이에요.
그래서 부부는 갈등이 생기면
무작정 그걸 상대방에게 부딪혀서 풀려고 노력하시지 말고
철저하게 이성적으로
이 문제를 어떻게 풀지 먼저 생각해봐야 합니다.
그리고 문제를 풀 때엔
자기가 가지고 있는 지식으로만 풀지 말고
부부 갈등을 어떻게 풀어야 하는지에 대한
과학적인 지식을 먼저 학습하셔야 합니다.
세상만사가 다 그런데
내가 가진 고민들을 이미 다른 사람들도 고민했을 것이고
내가 가진 문제들을 어떻게 해결했는지
학자들의 연구, 선배들의 경험을 찾아보는 것이 현명한 일이죠.
이게 바로 인류 문명이 발전해 온 근본적인 원리 아니겠어요?
거인의 어깨 위에서 세상을 바라볼 수 있어야 하는 겁니다.
그래서 과학적인 원칙들 기반으로
자신들의 부부갈등 문제를 어떻게 풀지
부부는 문제해결전략을 같이 설계해보시는 거죠.
그래서 제가 이 갈등을 어떻게 풀지
그 풀이 방법 하나를 지금부터 설명드려보겠습니다.
수학 문제를 풀듯이
여러분은 제 풀이를 들어보시면 되겠어요.
참고로 제가 활용하게 될 과학적인 지식들은
제가 이 채널에 부부관계 강좌에서 모두 설명해 놓았습니다.
공부하고 싶으신 분들은 그 강의들을 보시면 돼요.
갈등이 발생하면 일단 부부는
이 갈등이 해결이 되는 갈등인지
해결이 안 되는 갈등인지를 판단하셔야 합니다.
31퍼센트는 해결이 되는 갈등이고 69퍼센트는 해결이 안 되는 갈등이예요.
해결이 안 되는 69퍼센트의 갈등을
영구갈등이라고도 부릅니다.
영구갈등은 여러분이 아무리 노력을 해도 제거가 안 됩니다.
그래서 이름이 영구갈등이에요.
괜히 이름이 영구갈등인 게 아니에요.
제거가 안 되니까 영구갈등입니다.
그래서 여러분이 분석과 판단을 해보시기에
이 갈등이 영구갈등이면
문제해결이 안 되기 때문에
해결보단 관리에 초점을 맞춰서 협상을 하셔야 합니다.
문제 자체를 없애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이죠.
영구갈등의 특성은
사람의 성격과 성장배경과 관련되어 나타난다는 거예요.
그래서 이게 해결이 안 돼요.
성격과 성장배경을 우리가 바꿀 수가 없는 거잖아요.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어떤 아내가 말하길
남편이 출장만 갔다오면 그렇게 비싼 자기 가방을 하나씩 사오더래요.
그래서 집에 그 가방들이 수북이 쌓여가는데
그게 아내를 위한 선물도 아니고
또 그 가방들 다 사용하는 것도 아닌데
계속 사오니까 아내가 좋았겠어요?
불만이 쌓이면서 가방 사는 문제로 부부가 계속 싸우는 겁니다.
근데 남편의 성장 배경을 알고 봤더니
남편이 어렸을 적에 되게 가난해서
학교에 갈 때 가방 없이 가서 친구들한테 놀림을 많이 당했고
그때부터 마음 속에 한을 품으며 생각했던 것이
'자기가 나중에 성공하면 꼭 멋진 가방들을 사고 말겠어' 였대요.
그래서 남편은 사회경제적 성공을 한 이후로
자신이 스스로 뿌듯해서
출장을 갔다오면서 꼭 가방을 하나씩 사오게 되었는데
아내가 그걸 못 마땅해 하면서 비난을 하더라는 겁니다.
‘당신은 필요도 없는 그런 비싼 가방을 그렇게 사오냐’고.
그러면서 싸움이 시작되었고
이 갈등이 끝나지가 않았던 거예요.
이런 게 영구갈등이에요.
성장배경 혹은 성격과 관련되어 나타나는 갈등.
그래서 이걸 해결하려고 하면 해결이 안 되는 거예요.
남편에겐 가방이 굉장히 특별한 의미를 가지는 것이기 때문에
가방을 계속 사올 거란 말이에요.
아내가 원하는 것은
남편이 가방을 아예 안 사거나 거의 안 사는 것 일텐데
그렇게 하기 불가능할 거란 말이죠.
그러나 다행히도 이번 사례에서의 신혼부부의 경우
그 갈등이 영구갈등 종류는 아닙니다.
성장배경, 성격과 복잡하게 연결되어 있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31퍼센트에 속하는 해결할 수 있는 갈등입니다.
그럼, 이제 해결을 한번 해보죠.
문제의 표면적인 원인은
남편이 아내의 요청을 들어주지 않기 때문이었죠.
그래서 사실 남편이 아내의 요청을 들어주면 해결이 되는 문제에요.
그런데 남편이 설거지를 중간에 그만두지를 않기 때문에
아내의 요청을 들어주질 않아요.
그래서 이 경우에
아내가 설거지하는 도중에 남편에게 중간에 일하던 거 끊고
일단 중요한 거 먼저하라고 계속 요청을 하면
해결이 안 되는 겁니다.
그럼, 남편은 왜 중간에 자기가 하던 일을 끊고
아내의 요청을 들어주지를 못하는 걸까요?
왜냐하면 남자는 일반적으로 멀티에 약하기 때문입니다.
EBS에서 남자와 여자의 차이에 대한 실험을 한 적이 있어요.
여자는 아이를 돌보면서도
요리도 하고, 전화도 받고, 초인종 소리에 대문도 열어주고
여러 가지 일을 동시에 잘 처리하는 반면
남자는 그걸 잘 못합니다.
여기에 대한 한 가지 설명은
여성이 멀티를 잘할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아이를 키우는 일이 주로 여성에 의해 이루어지기 때문이라는 거예요.
그리고 남자는 아내와 아이를 먹여 살리기 위해
밖에서 뭔가 하나에 집중해서 일을 해야 하기 때문에
하나에만 집중하는 특성이 있다는 거고요.
이런 설명은 꽤나 납득이 되는 설명 아니겠어요?
따라서 설거지를 하다가 중간에 끊지 못하는 것은
남편이 아내의 요청을 들어주기 싫어서 그런 게 아니라
중간에 하던 자기 일을 멈추기가 어려워서 그렇다는 겁니다.
저 역시 남자라서 그런지
무슨 일을 하던 중간에 아내가 절 부르면
바로 아내에게 가질 못합니다.
제 일을 어느 정도 마친 다음에 가요.
그렇다면 부부가 이 이슈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감정 빼고 조근조근하게 말할 수 있는
가족문화가 부부사이에 형성되어 있어야 하는데
이런 가족문화를 형성할 수 있는 부부들은 정말 소수죠.
그래서 감정이 올라온 상태에서
대화를 섞다가 관계가 망가지기 시작하는 거예요.
아내가 남편에게
“여보 아이 좀 받아줘” 하고 부탁했을 때
남편이 자기가 하던 일을 멈추고 아내를 도와줬다면 이런 이슈가 안 생길 거예요.
남편이 아내에게
“내 설거지 좀 다 끝내고 도와줄게” 하고 말했을 때
아내가 그걸 받아들여주었다면 이런 이슈가 역시 안 생겼겠죠.
한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욕구를 들어달라 표현했을 때
그걸 어떻게 처리하는가
이게 관건이에요.
그런데 아내에게도 남편에게도
자신만의 논리와 합당한 이유가 있어요.
그래서 이것은 협상과 조율의 문제인 겁니다.
아내 분도 이것이 남편의 100퍼센트 잘못이 아니란 걸 깨달으시고
인정해 주셔야 합니다.
그래서 남편이 설거지를 맨 마지막에 하고
아내와 같이 아이들을 씻기는 일을 하면 다 해결되지 않겠어요?
그래서 이런 방법은 시간은
좀 오래 걸리더라도
남편의 특성까지 감안해서
갈등을 해결하게 되는 운용의 묘가 됩니다.
그렇게 되면 싸울 이유가 없는 것이죠.
남편과 아내가 서로 잘 지내려면
서로의 니즈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해주어야 합니다.
남편은 아내의 니즈를,
아내는 남편의 니즈를 잘 듣고 반응해주어야 하죠.
그걸 무시하게 되면 갈등이 필연코 일어날 수 밖에 없고
부부사이가 냉랭하고 부정적으로 변하게 됩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이건 과학이에요.
뭐 상식이기도 하고요.
그러나 서로의 성격과 성장배경과
성이 다른 두 남녀가 서로의 욕구를 언제나 잘 들어주는 것은
불가능하므로
가능한 서로의 욕구가 무시되지 않도록
부부가 운용의 묘를 잘 활용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를 위해 긍정적 부부관계를 위한
정석적 원칙들을 잘 숙지하고 있어야 하고
서로의 심리사회적 특성에 대한 이해가 깊어야만 합니다.
아내는 남편을, 남편은 아내를
계속 공부해야 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서로는 서로에게 학습대상이 되는 겁니다.
그럼, 여러분은 여러분의 남편을
혹은 여러분의 아내를
공부하고 있으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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