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륜스님/즉문즉설(2009)
제가 쭈욱~ 시골에서 태어나서 자랐지 않습니까? 제일 시골에서 뭐 부모도 모시고, 편안하게 사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알아요? 초등학교 졸업하고 촌에 남아서 농사짓는 사람. 촌에 남아서 농사짓는 사람이 특별히 한둘 빼고, 망할 일이 있어요? 없어요? 없지. 논, 한 부모로부터 그저 중학교도 못 갔다 그러면 거의 재산이 없는 집이거든요. 그럼 뭐 아예 없거나, 안 그러면 한 다섯마지기나 시골집하고 이래 있었던 사람인데. 그래서 촌에 농사를 지어서 한마지기, 두마지기, 세마지기 사서 요즘 보면 거의 시골에 사는 친구들은 논이 한 50마지기 가까이 되요. 30마지기에서 50마지기 되고. 제 논 아니라도 남의 것도 붙여서 보통 트랙터 갖고 농사짓는다. 그러면 한 만평이상 짓습니다. 제 것. 그리고 옆의 것 좀 일해주고.
그래서 제일 효자고, 제일 잘 살아요. 그럼 두 번째 사람은 어떤 사람이냐? 중학교쯤 나와서 면에 가서 고등학교 나와서 촌에서 나와서 면에 서기하거나, 거기 시골에 자기 고향에 기반을 두고 학교 선생님을 하든지, 무슨 조그마한 그런 공무원 해서 있는 사람. 월급은 월급 따로 받아서 벌고, 농사는 농사대로 지으면서. 고것도 재산 고대로 유지하고. 요건 제법 재산도 많이 불어서 그리 살고. 그래 다 잘살아요. 부모도 잘 모시고.
그 다음에 세 번째는 이제 어쩌다 대학 나와서 학교 선생님을 하거나, 어디 취직해서 사는 사람. 뭐 이런 사람들도 그래도 나아가 큰돈은 못 벌었지만은 대부분 지 밥벌이 해 먹고, 시골에 있는 선산이나 고향땅 그대로 놔 놓고 도시에 가서 살고 있어요. 그런데 촌에서 중학교든 고등학교든 나와서, 울산이든, 부산이든 이런 데 나와서 처음에는 남의 집에 가서 일하다가 조금 돈을 벌어서 자립을 해서 조그마한 회사를 하나 차려서 하든지. 시내 가서 식당을 하나 큰 거 내서 하든지. 이렇게 하면 대부분 촌에서 그 집 아들 돈 벌었다. 이렇게 됩니다. 아시겠어요?
그래서 차도 자가용 좋은 거 타고 다니고. 이러다가 보니까. IMF때 전부 부도가 나서 자기 벌은 것만 망한 게 아니고, 고거 유지하려고 시골에 있는 그 부모님 재산 있잖아요. 논 하고 밭, 집 다 잡히고, 어떤 사람은 선산까지 잡혀서 하다하다가 탁~ 넘어져서. 그러니까 싹~ 없어져 버렸어요. 고향터전까지. 조금 더 잘나가서 큰 돈 벌었다 하는 사람 어때요? 그런 사람은 딱 망할 때는 그건 자기 집거만 망하는 게 아니에요. 사촌 거, 동네사람 거, 온갖 다 보증 세워 망해가지고 집안을 다 망해 버립니다. 그런데 조금 잘나가니까 다 또 해줘요? 안 해줘요? 해주지. 이게 지금 현재 우리 고향으로 기준을 해서 보면 현실이에요. 과연 어떤 게 잘하는 건지 몰라요. 공부를 잘하는 게 무슨 소용이 있는지. 똑똑한 게 무슨 의미가 있는지.
그러니까 지금 그 하는 사업에. 지금 부모가 도와준다고 해서 그게 안 망하고, 안 도와준다 해서 망하고 그런 거 아니에요. 고향에 있는 논 그거 잡혀서 몇 천만 원 더 보태준다 해서 망할 회사가 안 망한다 그런 거 없습니다. 그러니까 여기도 부모가 정을 끊어 줘야 되. 지금 나이가 아들이 벌써 40이 다 되가겠네요. 넘었어. 50이 다 되가. 그런데 지금 엄마가 뭐라고 한다 해서 말을 들어요? 안 들어요? 안듣지. 안 듣는데 자꾸 뭐라 그러면. 부모 자식간에 싸워요? 안 싸워요? 싸우게 되지. 그러면 돈은 돈대로 잃고, 부모 자식간에 싸워서 또 가슴 아프잖아. 그지. 원수 되잖아 그죠?
그러니까 사업은 망하더라도 부모 자식 간에 정이 있어야 될 거 아니오. 사업은 망하더라도 부모 자식 간에 정이 있으려면 어떻게 해야 될까? 간섭을 안해야 되요. 그래 다 망해서 돌아오면 돈도 주지 말고, 주는 게 문제에요. 아이고~ 그래 따뜻한 밥이라도 한 그릇 해 주고. 그러니까 이 어릴 때부터 부모가 딱 엄격하게 너 삶은 너 삶이고, 내 삶은 삶이다 라는 거를 딱~ 선을 그으면. 자식이 사업을 망해도 부모한테 달라 소리 안합니다. 늘 어려우면 줬기 때문에 부모가 나이가 80이 되도 거기 논 한마지기라도 있으면 그거마저 가져갈라고. 그래요. 그런데 그거 누구 잘못이오? 내 잘못이오. 그러니까 자식을 나무랄 필요는 없다. 왜? 내가 그렇게 키웠기 때문에.
그래서 지금이라도 자식이 나가라 그래요? 아버지가 잔소리를 하구나. 잔소리하면 싫지. 그러니까 이제는 살림을 따로 차리는 게 옳습니다. 딱 차리고 망하든지 흥하든지 나이가 50이 다돼서 맡기세요. 그런데 벌써 손자가 20살이 다 되가는데도 아직도 야~ 이 놈의 소상아 왜 일을 이러냐? 저러느냐? 이렇게 안 돼요. 그러면. 그래서 살림을 딱 가르고, 아시겠어요? 가르고. 그 다음에 두 분은 자기 인생살이만 생각하지 자식 걱정은 딱 끊으세요. 최선입니다.
그리고 절대로 내 말 안듣고 너 망했다 이런 말 헤도 안 돼요. 사람은 하다보면 망할 수도 있는 거예요. 또 일어나면 되요. 빚을 갚고 그러지 말고, 자꾸 그렇게 기대를 하면 안 돼요. 동생 빌려간 돈은 그 돈 없어도 동생은 지금 안 굶어 죽고 살고 있잖아. 놔두세요. 저거끼리 싸워도 엄마가 관여 안하면 되요. 형제끼리라도 어쨌든 네 돈, 내 돈. 싸워요? 안 싸워요? 싸우면 엄마가 아이고~ 동생인데 관둬라. 형 인데 관둬라 이런 말도 하지 마세요. 그러면 한 아들하고는 정이 되면 다른 아들하고는 인정을 빌어. 일체 거기는 관여를 하지 마세요. 다 컸기 때문에 저거끼리 얘기거든요. 그래서 냉정해야 된다는 거요. 관여를 안해야 되요.
자식도 부모가 늙은 70~80된 영감 할머니가 싸우면 자식이 관여를 해야 되요? 안해야 되요? 안해야 되요. 안 봐야 되요. 눈에 보이면 저 집 영감 할매 싸우고나, 하고 그래야 됩니다. 왜 그래야 되느냐? 70~ 80된 엄마 아버지가 내 말한다고 들어요? 안 들어요? 안 듣지. 그러면 딱 안쳐다 봐버리면, 저 그야 싸우든지 말든지 나는 엄마하고 아버지하고 관계가 좋죠. 그러니까 나는 부모하고 관계가 좋습니다. 그런데 내가 그걸 관여해가지고 얘기를 하면 안 들으니까. 안 들으면 기분 나빠요? 안 나빠요? 나쁘니까 부모하고 내가 원수가 된다 이 말이오. 부모가 싫다 이 말이야. 이게 좋은 게 아니라는 거요.
마찬가지로 부모도 자식이 저 그 부부가 싸우든지, 형제가 싸우든지, 일체 안쳐다 보는 게 제일이에요. 왜? 내가 얘기해서 말 들을 애들 같았으면 벌써 들었지. 아직도 싸우겠나? 안 싸우겠죠? 그러니까 입 꾹 다물고, 귀 딱 막고, 눈 딱 감고, 일체 못본척 해야 되. 뭐라뭐라고 해도, 자꾸 와서 뭐라뭐라 하면. 뭐라고? 안 들린다. 그리고 말하지 마라. 난 듣기 싫다. 이러면 말하는 사람 심정 상하잖아. 그렇게도 하면 안 됩니다. 얘기하면 꾹 듣고, 다 듣고 나는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네. 안 그러면 아들 아이고 밥 먹어야지. 그래그래 알았다. 알았다. 밥 먹어야지 하고 밥하러 가 버려요. 안 들어야 되.
그런 식으로 해야. 이 남은 인간관계를 좋게 만든다. 한 아들 망하고, 한 아들 사업 성공해도 부모가 볼 때는 내 아들이지만은 저흰 딴 살림이에요? 아니에요? 특히 그 양쪽 마누라는 완전 딴 살림이에요. 그러니까 거기에 보태줘라. 빌려줘라. 이런 얘기하면 안 됩니다. 일체 관여안하고. 그저 가난한 아들도 부자아들도 똑같이 대해주고. 차별도 하지 말고. 간섭도 하지 말고. 이러면 내가 내 자식하고 관계를 눈 감을 때까지 좋게 가질 수 있는데. 거기 자꾸 누구는 이래라 저래라 하며 부모 자식간에 정을 빌게 된다. 안하느니 보다 못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