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륜스님/즉문즉설(2009)
이유가 결국은 칭찬 듣고 싶어서 그런 거 아니에요. 싫은 소리는 듣기 싫고 좋은 소리만 듣고 싶어서 그런 거 아니오. 힘들더라도. 그러니까 어떤 사람은 권력을 버리더라도 돈을 추구하는 사람이 있고, 어떤 사람은 돈은 버리더라도 권력을 추구하는 사람이 있고, 어떤 사람은 돈과 권력은 버리되 명예를 추구하는 사람이 있단 말이오. 어떤 사람은 명예 같은 그게 밥먹여 주나해서 버려버리고 돈만 추구하는 사람이 있단 말이오. 본인은 이 셋 중에 어디에 속하냐 하면 명예를 추구하는 사람에 속한단 말이오.
내가 힘이 좀 더 들고 내가 고생을 좀 하더라도 어쨌든 좋은 소리 듣고 싶은 거요. 그러니까 이것도 돈을 추구하는 사람이나 권력을 추구하는 사람과 똑같이 그냥 하나의 인간의 이기심에 불과합니다. 그러니까 돈을 추구해서 돈이 안 벌려서 고생인 사람이나, 권력을 추구하는데 출세를 원하는데 출세가 안 돼서 괴로운 사람이나, 지금 명예를 추구하는데 가끔 이런 비난의 소리를 듣는 것 때문에 괴로워하는 거나 마찬가지에요.
그러니까 이것이 이기심에 불과한 거다. 이게 뭐 대단한 게 아니다. 다만 어떤 사람은 김치 좋아하고 어떤 사람은 된장 좋아하고, 어떤 사람은 불고기 좋아하듯이. 음식의 취향이 다르지. 내가 뭐 김치 좋아하는 게 나는 채식이야. 대단한 것처럼 그렇게 생각할 필요가 없다. 그냥 내 식성에 불과하다. 이렇게 이걸 보편화 시켜야 되.
그런데 어떤 사람은 자기 식성 갖고 자기 굉장한 것처럼 이렇게 얘기한다든지. 이런 건 수행이 아니에요. 그냥 식성이야. 식생활 습관에 불과한 거요. 그것처럼 나는 부귀영화 중에 부귀명예 중에 명예를 주로 추구하는 사람이구나. 조선시대에 낳았으면 선비 같은 상이란 말이오. 그럼 이걸 고귀하다 하지만은. 이걸 세속에서는 이 주로 재물과 권력을 추구하는 세상에서는 이걸 소중하다 하지만은. 수행의 관점에서 볼 때는 동일한 거요. 동일한 거요. 내가 추구하는 것이 안 얻어져서 괴로운 것뿐이에요.
돈을 원하다가 안 얻어져서 괴로우나, 출세를 원하는데 안 돼서 괴로우나, 인기를 원하는데 안 얻어서 괴로우나. 다 똑같은 거 일 뿐이에요. 그러니까 그런 소리를 듣는 거를 지금부터 연습을 하셔야 되. 아까도 본인이 알았잖아. 본인이 해결책이 있는 게. 어느 정도 그 사람은 그 사람 입장에서 하지 나를 비난하려고 하는 건 아니고, 나 괴롭히려고 하는 거 아니고, 자긴 자기 성질대로 하는 거란 말이오. 자기가 그렇게 느꼈기 때문에 그렇게 말하고 그렇게 생각했기 때문에 그렇게 말하는 거 아니오. 그죠?
그럼 그걸 듣기 싫어하는 거는 본인만 그런 게 아니라 나도 그래요. 오늘 이렇게 법문 잘 했는데 나가면서 무슨 그걸 법문이라고 하고 있어. 이렇게 얘기하면 기분이 좋겠어? 나쁘겠어? 기분 좋을 리 없지. 이건 모든 사람이 다 그래. 그런데 아~ 기분 좋다. 이런 사람은 없다니까. 그러나 기분이 나쁠 때 그걸 내가 어떻게 받아들이느냐? 기분이 나빠서 뭐라고? 너 법문듣고 와서 그럴 수가 있어. 이렇게 하면 내가 경계에 끄달린 거요.
그렇게 하고 나가는 사람의 얘기를 듣고 내가 기분이 나쁜게 일어난 건 우리 업식으로부터 무의식적으로 일어나는 거요. 내가 안 일어나겠다 한다고 안 일어나는 게 아니오. 그냥 기분이 나빠. 그러나 기분이 나쁜 게 일어나지만은 내가 금방 이건 내 업식이라는 걸 알아차리게 되면 그냥 일어나는 것도 일어나면서 그걸로 끝나버려. 그런 사람도 있는 거니까.
그런데 본인은 일어나는 즉시 알아차리고 내려 놔 버리는 게 아니고. 어떻게 네가 나를 욕할 수 있어 해서 이걸 움켜쥐고 꼭꼭 누르고 있다가 이제 터뜨린단 말이오. 그 사람한테 가서 막 항의를 해야 되는데. 그 사람한테 못하니까. 애꿎은 남편한테 막~ 하니까 남편은 듣기 싫단 말이오. 내가 저지른 것도 듣기 싫은데. 남 저지른 것까지 나한테 와서 얘기하니까. 내가 뭐가 듣고 싶어? 안 그러겠어? 그러니까 듣기 싫다고 얘기하는 거 당연하다.
그래서 알아차림이 중요한 이유는 이런데 있는 거요. 그 사람이 나를 비난할 때 내가 싫은 마음이 일어나는걸 내가 알아차리지만은. 이거는 그로부터 오는 것이 아니라. 내 이 업식, 이 명예를 소중하게 생각하는, 내가 항상 좋은 말을 듣고 싶다고 하는 이 내 업식으로부터 일어나는 것일 뿐이다.
그러니까 그것의 책임을 상대에게 돌리면 상대를 탓하게 되고, 내 업식을 알아차리면 그냥 아~ 내 업식이 이런 거구나. 내가 여기에 너무 집착 돼 있구나. 이렇게 알아차리는 거로 끝내면 되지. 이걸 없앤다. 나는 욕해도 괜찮아야지. 이렇게 생각하면 이거 굉장히 고치기 힘드는 일이지만은. 아~ 내가 칭찬받고 싶은 마음이 여기에 반응을 해서 일어나구나. 아~ 내 업식은, 나는 여기에 좀 집착돼 있구나. 그냥 이렇게 알 뿐이에요. 이걸 없애겠다든지. 그 사람보고 욕하지 마라고 해야겠다든지. 이거 둘 다 안 돼.
그 사람보고 욕하지 마라는 거는 그 사람의 인생인데 내 말 듣고 쉽게 그러겠어요? 안되지. 또 나보고 그런데도 나는 끄떡없어야 되. 하지만, 오랜 습관이 되 있기 때문에 이게 저절로 일어나는데 그걸 내가 통제할 수가 없단 말이야. 그러니까 다만 오~ 내가 또 내 업식이 일어나구나. 또 내 칭찬 듣고 싶은 마음에서 여기 또 반응을 하구나. 그리고 알아차리고 놔버리고, 알아차리고 놔 버리고. 그렇게 시간이 흐르면 덤덤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