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륜스님/즉문즉설(2012)
아이고 살기 힘들다. 예. 이 천하에 제일 바보가 있다. 누굴까? 남의 애 키워주는 할머니. 천하에 제일 바보요. 제 애도 하나 못 키워가지고 아들 며느리 저 꼬라지 만들어놓고 그 주제에 손자 키워? 에이고~ 바보 멍청이 참. 이건 첫째 내가 바보고. 두 번째는 모든 어린아이는 권리가 있다. 자기 엄마 품에서 엄마의 사랑을 받고 자랄 권리가 있어요. 그런데 이유야 어떻든 손자는 그 권리를 할머니 때문에 뺏긴 거요. 이건 손자에 대한 사랑이 아니고, 손자의 권리를 박탈한 거에 속합니다.
두 번째 잘못이오. 세 번째 애가 나중에 이렇게 커서 원망이 들면 며느리로부터 무슨 소리 듣는다? 할머니한테 자라가지고 버릇이 못돼서. 이 소리, 원망 듣습니다. 천하 바보요. 아직도 이런 사람 많아? 또 이런 사람 자원하는 사람 많아. 스님이 늘 얘기하죠. 내 아이를 키우는 것은 나의 권리이자 의무다. 애를 안 낳으면 몰라도 낳으려거든 3살 때까지는 직장도 그만두고 최선을 다해서 아이를 돌봐라. 남한테 맡기고 그러지 마라.
애가 18살 20살이 넘거든 더 이상 돌보지 마라. 냉정해야 한다. 냉정한 것이 진정으로 사랑이다. 세 살 때까지는 엄마가 모든 것을 버리고 애를 돌보는 게 사랑의 표현이고, 스무 살이 넘으면 냉정하게 끊어서 아이를 자립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게 엄마의 진정한 사랑이다. 늘 이때는 팽개치고, 성년이 되면 아직도 그 품에 넣어놓고 있으려고 그러고. 이건 사랑이 아니고 뭐다? 집착이다.
그러니까 이 고통은 며느리 때문에 온 것도 아니고, 아들 때문에 온 것도 아니고, 손자 때문에 온 것도 아니고, 내 어리석은 집착 때문에 고통이 생기는 거다. 죽을 때까지 벗어날 수가 없고. 이렇게 살면 다음 생에도 똑같이 되풀이된다. 악담을 좀 해야 되겠습니다. 이렇게 살면 세세생생, 이 틀에서 못 벗어납니다. 어떻게 해야 되느냐? 오늘 이 법문 듣는 즉시 딱 끊어야 돼. 오늘 당장 가서 안녕히 계십시오. 하고 딱 끝내버려. “어디로 갑니까?” 정토회로 빨리 들어오세요. “아이고 그래도 뭐 챙겨와야지 그냥 오면 됩니까?” “아무것도 안 가져와도 돼. 그냥 아예 오늘부터 안 가버리든지. 이 자리에서.”
그런데 아들한테 “나는 집 떠난다. 안 온다.” 이런 말도 하지 마라 이거야. 그런 말 하면 못 갈 확률이 높다. 그냥 “나 저기 어디 절에 가서 기도 며칠하고 올게.” 이거로 끝내버려. 그러고 한 달도 안가고, 두 달도 안가고, 일 년도 안가고, 이년도 안가고. 간다 온다 말할 필요도 없습니다. 이것이 자식이 잘되는 길이고 내가 잘 되는 길이다. 절에 와서 기도나 하고 밥이나 하고, 방 청소나 하고, 그냥 이렇게 편안하게 살면 돼.
대신 새벽에 4시에 일어나야 되고, 절에 사는 동안은 고기도 못 먹고, 용돈도 안 주고, 그렇게 살아야 됩니다. 있는 것만 먹고, 주어진 대로 자고, 그렇게 살면 돼요. 대신 딴 세속적인 거 탁 버려야 돼. “안녕히 계십시오.” 못하고 집에서 살려면 어떻게 해야 되느냐? 이거는 손자를 위해서 하는 것도 아니고, 며느리를 위해서 하는 것도 아니고, 아들 위해서도 하는 것도 아니고, 여기 있는 이유는 누구 때문에 있다? 나 때문에 있다.
내가 어리석어서, 내가 집착을 못 끊어서 있는 거니까, 셋 다 비난하는, 비판하는 생각, 원망하는 생각은 지금 이 순간에 딱 끊으셔야 됩니다. 어디 가서 일하려고 그래도 어디 가서 살아도 잘난 방세 줘야 돼? 안 줘야 돼? 줘야지. 밥값 줘야 돼? 안 줘야 돼? 줘야지. 그러면 아들네 집에 살려면 첫째 방세 내야지. 그죠? 방세도 안내고 밥값도 안 내니까 대신 뭘 해야 된다? 설거지라도 하고 애라도 돌봐줘야 되겠지. 딴 집에 가서 그렇게 있어봐. 누가 그렇게라도 해 주는 사람 있나? 없나? 없어. 아무도.
지금 용돈 주고 안 주고 이런 소리, 자기가 돈을 안 내고 있는 것만 해도 미안하게 생각해야지. 이렇게 생각을 확~ 바꿔버려. 남의 집에 와서 사는 걸로 완전히 생각을 바꾸면서, 아이고 그저 잘 방이라도 주고, 밥이라도 먹여주니 얼마나 고맙나. 아이고, 내가 청소라도 해야 되겠다. 아이고 내가 설거지이라도 해야 되겠다. 아이고, 내가 밥이라도 해야 되겠다. 그러니까 주인 섬기듯이 섬겨라. 이 말이야. 가정부가 밥을 해놓고 주인보고 안 먹는다고 신경질 내나? 안내나? 안내지.
가정부할 일은 어떻게 하면 된다? 밥만 해놓으면 되지. 먹고 안 먹고는 누구 문제다? 자기 문제요. 먹고 가든지 말든지. 딱 끊어야 돼. 집에 살더라도. 그럼 아무 문제가 없어져. 청소 딱 해놓고, 밥 딱 해놓고. 지야 늦게 들어오든지 일찍 들어오든지. 주인 부부야 싸우든지 말든지, 아시겠어요? 저그야 밥을 먹든지 말든지, 남으면 어떻게 하면 된다? 버려버리면 되고, 정토회에서 못 버리게 하니까 어떻게 하면 된다? 그걸 갖고 거름을 만들면 돼. 이렇게 딱 끊어야 돼.
그러면 이런 문제 아무 문제 없어. 금방 풀립니다. 집에 있어도 해결하는 길이고, 집을 떠나도 해결하는 길이고. 그럼 이게 안 되면 이렇게 되는 마음, 기도를 열심히 해야 된다. 이게 안 되면 수행자라고 할 수도 없다. 절에 오래 다니는 거, 오래 다닌다고 공부 잘되는 거 아니에요. 학생이 가방 크다고 공부 잘하는 거 아니에요. 경전 많이 읽는다고 수행 잘되는 거 아니에요. 염불 많이 한다고 잘 되는 거 아니에요.
바로 여기에 집에 있어도 집착을 놔야 되고, 남의 집에 있다고 생각해야 돼. 그러고 아니면 아들네 집을 떠난다. 이런 생각하지 마라. 이 중생의 인연의 고리를 끊는다. 이렇게 생각해야 돼. 종살이 이제 그만한다. 이렇게 생각하고 탁~ 놔야 돼. 그래야 미련이 없어. 못살겠다고 나와서 또 며칠 있으면 어때요? 아이고 손자 생각나고, 아들이 밥은 제대로 먹고 가는지 안 가는지. 생각해서 또 가. 가서 또 며칠 있다 못살아가지고 또 보따리 싸가지고 와. 맨 가출하는 거야.
그래서 며느리한테도 권위가 안 서는 거요. 한번 탁 나가면 와서 싹싹 빌고 그냥 해도 어때요? “어 괜찮다.” 이래야 나중에 큰소리치지. 그지? 꼭 애들 이렇게 하면 “밥 안 먹어. 집 나갈래.” 엄마들 성질나면 뭐래? “먹지 마.” “가.” 이러잖아. 그죠? 그반 난다 이거야. 맨날 이런 소리 하면. 그렇게 정신을 좀 차리고 사셔야 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