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생각관찰명상 두 번째 시간입니다.
오늘은 ‘생각에 속지 마라’는 주제를 가지고
이야기를 풀어가려고 합니다.
왜냐하면 많은 사람들이 생각을 다룰 줄 모르고
생각 때문에 고통을 받고 살고 있기 때문입니다.
생각과 현실을 구분하지 못하고
생각에 속아서 마음의 고통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스트레스를 받는 것이나 화가 나거나 우울하거나 두려움을 느끼는 것도
모두 생각과 깊은 관련이 있습니다.
생각을 컨트롤 할 줄 알면 어지간한 마음의 병은 치유됩니다.
마음의 평화를 지키고 행복하게 살려면 생각을 다스릴 줄 알아야 합니다.
우리는 하루 종일 이 생각 저 생각을 하면서 살아갑니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면서 웃기도 하고 울기도 합니다.
좋았던 일을 생각하면서 행복해하기도 하고
나빴던 일을 생각하면서 불행을 느끼기도 합니다.
우리는 늘 생각 속에서 살아갑니다.
명상을 하거나 어떤 일에 집중하기 전에는
단 한순간도 생각을 멈추지 못하고 살아갑니다.
생각은 끊임없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계속해서 일어나기 때문입니다.
어떤 사람과 다투었던 일을 생각하면 화가 치밀어 오르고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졌던 일을 생각하면 슬퍼집니다.
개에 한 번 물렸던 사람은 개만 생각해도 무서워지고
자동차 사고를 경험한 사람은 그 자동차를 생각하면서 공포를 느낍니다.
생각에 따라서 마음이 들뜨기도 하고
가라앉거나 슬프기도 하고 불안하거나 두렵기도 합니다.
이렇게 우리는 생각에 따라서
마음이 춤을 추고 희로애락 속에 깊이 빠져듭니다.
그것은 우리가 이런 자신의 생각을 다룰 줄 모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이렇게 생각 속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실제처럼 느끼고
진짜라고 철석같이 믿고 살아갑니다.
오렌지 한 개를 입속에 넣고 깨무는 생각만 해도 입안에 침이 고입니다.
이것은 우리의 뇌가 진짜와 가짜를 구별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생각은 사실이 아니라 허구입니다.
생각은 진짜가 아니라 가짜입니다.
자, 마음속으로 사과 한 개를 떠올려 보세요.
사과는 모양이 둥글게 생겼고 익으면 붉은색을 띤 맛있는 과일입니다.
우리는 이렇게 사과를 생각할 수는 있지만
지금 당장 그 사과를 만지거나 먹을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생각은 사실이 아니라 허구인 것입니다.
생각으로 떠올릴 수는 있지만 먹을 수 없는 사과는
진짜 사과가 아니라 가짜 사과입니다.
그런데 생각 속에 빠져 있을 때는
그 사과를 실제처럼 느끼고, 진짜처럼 여기면서
자기 생각에 속게 됩니다.
공포영화를 본 사람은 혼자서 어두운 밤길을 걸어가면서 무서움을 느낍니다.
언젠가 영화 속에서 본 귀신이 앞에 나타날 것 같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귀신 생각을 하니까
그것을 사실처럼 착각하면서 공포를 느낀 것입니다.
실제로 귀신이 있어서 나타난 것이 아니라
무의식에 저장되어 있는 귀신의 영상을 떠올리고 무서워하는 것입니다.
이처럼 귀신에 대한 공포는 자신의 생각에 속아서 일어난 현상입니다.
예전에 중학생 딸을 가진 엄마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딸이 사고로 죽고 말았습니다.
딸을 잃은 그 엄마는 몇 년간을 정신적인 고통에서 헤어나지를 못했습니다.
괴로움을 이겨내기 위해서 무진 애를 쓰다가
결국은 못 먹던 술까지 먹게 되었습니다.
술을 먹고 미친 듯이 이리저리 돌아다니다가 지쳐서 공원에서 쓰러져 잠이 들기도 했으며
신고를 받고 찾아온 경찰에 의해 여러 차례 실려 가기도 하였습니다.
그렇게 힘들게 산 그 엄마가 어느 날
초라하고 무기력한 모습으로 명상을 배우겠다고 찾아왔습니다.
그래서 상담을 해봤더니 아직도 죽은 딸을 마음속에 품고 있었습니다.
그 엄마는 명상을 통해서 차츰 마음의 안정을 찾아가는 듯했지만
여전히 딸의 문제에서 헤어나지를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그 엄마가 생각관찰명상을 시작하면서 변화하기 시작했습니다.
‘나는 이제 딸을 보내주어야 한다’고 말을 했습니다.
마음속으로 붙잡고 있는 딸을 놓아주어야
마음이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말해주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그렇게 하려고 해도 자꾸 딸에 대한 생각이 떠올라서
어쩔 수가 없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나는 단도직입적으로 말을 했습니다.
“당신의 마음속에 있는 딸은
당신의 진짜 딸이 아니라 가짜입니다.”
그랬더니 그녀는 이렇게 따져 물었습니다.
“그게 무슨 말이에요?
왜 그 딸이 내 딸이 아니고 가짜라는 것입니까?”
그래서 나는 이렇게 가르쳐 주었습니다.
“당신의 딸은 이미 몇 년 전에 죽어서 이 세상에 없습니다.
지금 당신이 마음속으로 붙잡고 있는 딸은
진짜가 아니라 헛깨비입니다.”
그랬더니 그 엄마는 거기에서 깨어났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말하면서 한바탕 눈물을 쏟았습니다.
“그러고 보니 내 마음속에 품고 있는 딸이
진짜 내 딸이 아니었군요.
진짜 딸은 이미 죽고 없는데
내가 진짜 딸이 아니라
내 마음속에 있는 가짜 딸을 가지고 힘들게 싸우고 있었네요.
제가 참 어리석었어요.”
그런 일이 있은 후, 그 엄마는
오랫동안 자신을 힘들게 했던 죽은 딸에 대한 망상에서 벗어나게 되었고
잃어버렸던 평정심을 되찾게 되면서
어두웠던 얼굴빛도 밝아졌습니다.
또 어떤 사람은 술을 마시다가
옆 사람과 시비가 붙어 싸움이 벌어졌다고 했습니다.
결국은 서로 감정이 격앙이 되어
큰 소리를 지르고 욕설을 주고받았다고 합니다.
그 일이 있은 후 그 사람은
나이 어린 사람에게 욕 먹었던 일을 생각을 하면서 속을 끓였습니다.
그는 며칠 동안 그 일을 생각하면서 속상해하였습니다.
그 사람도 그날의 일을 생각하면서
그 일을 사실로 받아들이고 있었습니다.
그 사람은 사실 그 사건 때문에 괴로운 것이 아니라
그것에 대한 생각 때문에 속상하고 괴로웠던 것입니다.
그 사건을 생각을 하니까 화가 나지
생각하지 않으면 화가 나지 않고 마음이 괴롭지도 않았을 것입니다.
생각과 감정은 불가분의 관계입니다.
가만히 살펴보면
화가 날 때는 반드시 화나게 하는 생각이 일어나기 때문이고
마음이 우울한 것도 우울하게 하는 생각을 하기 때문이고
마음이 불안한 것도 불안하게 하는 생각 때문에 생겨난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마음속에서 일어나는 생각을 알아차려야 합니다.
생각에 속지 말아야 합니다.
자신의 생각에 속아서 속상하고 고통받지 않으려면
생각은 생각일 뿐 사실이 아니고
진실도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생각은 사실도 아니고 진짜도 아닙니다.
생각은 지금 경험할 수 있는 진짜가 아니라
마음속에 입력되어 있는 과거의 기억의 파편입니다.
생각은 조건에 따라 떠오릅니다.
생각이란 무의식 속에 뿌리박은 과거의 기억과 경험에서 비롯됩니다.
생각은 무의식 속에 잠재해 있다가
조건이 성숙하면 밖으로 튀어나옵니다.
그래서 깨어 있지 않으면 무의식의 장난에 놀아나게 됩니다.
이처럼 생각에 깨어 있지 못하면
생각이 온갖 근심, 걱정과 여러 가지 번뇌, 망상을 만들어 내서
나를 점령해 버립니다.
우리 마음속에서는 하루에도 수만 가지 생각이 일어났다가 사라집니다.
그 생각의 대부분은 쓸데없는 잡생각들입니다.
마음의 평화를 유지하려면
수시로 생각을 살펴보아야 합니다.
자신의 생각에 속고 있지는 않는지 살펴보아야 합니다.
그래야 자신을 괴롭히고 해치는 생각에 빠져서 놀아나지 않게 됩니다.
남에게 무시당한 일을 경험했던 사람은
무시당했던 일 때문에 화가 나는 것이 아니라
그 일을 생각하기 때문에 화가 난 것이고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진 사람은
헤어진 일 때문에 슬픈 것이 아니라
그것을 생각하기 때문에 슬픈 것입니다.
이렇게 알고 보면
그 사건 때문에 괴로운 것이 아니라
그 사건을 생각하기 때문에 괴로운 것입니다.
그 생각을 떨쳐버리면 즉시 괴로움도 사라집니다.
따라서 생각에 속지 말아야 합니다.
생각은 실제가 아니고 현실도 아닙니다.
생각은 가짜입니다.
그러므로 생각을 알아차려야 합니다.
수시로 마음을 어지럽히는 생각을 살펴보아야 합니다.
생각에 감옥에 갇혀 있지 말고
현실 세계로 나와서 살아야 합니다.
어두운 생각의 터널에서 빠져나와
지금, 이 순간 오감으로
생생하게 경험하는 현실 세계를 살아야 합니다.
그것이 진짜 삶이고 참된 삶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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