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리나라의 핵융합 실증로인 KSTAR가
세계 최초로 1억도의 초고온 플라스마를 8초간 유지를 하면서
세계 신기록을 세웠는데요.
핵융합 반응이 일어나기 위해서는
중수소와 삼중수소를
장시간 안정적으로 1억도의 온도를 유지해야 하는 만큼
핵융합 발전의 놀라운 성과라고 볼 수가 있습니다.
그렇다면 핵융합은 무엇이고 어떻게 에너지를 만드는 걸까요?
하늘에 떠 있는 태양은 G형 주계열성에 해당하는 항성으로
인류가 현재까지 만들어낸 모든 에너지보다도
훨씬 더 많은 에너지를 매 초마다 생산해내고 있습니다.
심지어 이런 생산력을 약 50억 년 동안 유지해 왔다는 것이고
앞으로 70억 년간 계속해서 이런 엄청난 에너지를
계속 생산해 내게 될 것입니다.
태양이 이런 에너지를 낼 수 있는 비밀은
바로 핵융합 현상에 있습니다.
태양의 경우, 양성자 간 연쇄 반응인
photon-photon 체인 리액션 반응을 이용해서
에너지가 생산이 됩니다.
쉽게 이야기해서
양성자끼리 융합하는 과정에서
일부 양성자가 중성자가 되고
중성자와 양성자 간에는 질량의 차이가 있기 때문에
사라진 질량이
E=MC^2의 공식에 따라서 에너지로 변환됩니다.
참 쉽죠?
조금 더 쉽게 얘기하자면
상대성 이론에 의하면
에너지와 질량은 서로 변환될 수 있습니다.
시공간상에서 모든 물질은
동일하게 광속을 지니고
질량이 사라지는 것은
그래프상에서 시간 축에서 광속으로 이동하던 속도가 사라졌으므로
공간상에서 질량 곱하기 광속의 제곱 형태로
에너지를 방출하게 됩니다.
이와 관련된 내용은
제 채널 이전 시리즈, 상대성 이론 시리즈를 정주행하면 알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핵융합 과정에서 분명히 질량이 사라지면서
광자와 뉴트리노
그리고 감마선을 방출한다는 사실입니다.
이때 사라진 질량은
정확하게 아인슈타인의 E=MC^2의 공식으로 유도되는
에너지량으로 변환이 됩니다.
빛의 속도는 엄청나게 빠르기 때문에
이론상 아주 작은 질량만 사라져도
엄청난 에너지가 됩니다.
우리 주변에서 이런 현상을 볼 수가 있는 건
원자력 발전과 수소 폭탄입니다.
원자력 발전의 경우엔
핵분열 반응으로
불안정한 방사성 원소를 핵 분열시키고
그로 인해 질량이 소실이 됩니다.
이때 사라지는 질량은
핵융합에 비해서는 극도로 낮지만
엄청난 에너지를 만들어냅니다.
그리고 수소 폭탄은
원자폭탄을 기폭제로 해서
짧은 시간에 순간적으로 핵융합 반응이 일어나게 설계되었습니다.
핵융합 반응을 일으키는 원자폭탄은
폭발 시 순간적으로 엄청난 에너지로 열이 발생하는데
이때의 온도가 핵융합 반응을 일으키기에
충분하다는 데서 착안했습니다.
우라늄-238을 연쇄 반응을 일으키고
중수소와 삼중수소가 초고압에서 핵융합을 하도록 설계된
이 인류 역사상 가장 강력한 무기는
수소 핵융합 폭탄이라고 불립니다.
이때 사라지는 질량은
전체 질량의 0.5%도 안 되지만
상상을 초월하는 엄청난 에너지를 만들어냅니다.
하지만 태양은 이런 핵융합을
중수소 삼중수소 반응보다 훨씬 더 효율이 좋은
양성자 간의 연쇄 반응을 활용하기 때문에
굉장한 효율로 에너지를 만들어냅니다.
인간이 이 정도 효율의 에너지를 인공적으로 만들어내지는 못하지만
좀 더 쉬운 핵융합 반응인
중수소, 삼중수소 핵융합 반응을
인공적으로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에서 출발한 것이
인공태양이라고 볼 수 있는 핵융합 발전입니다.
핵융합 반응이 일어나려면
쿨롱의 힘을 이겨내고 양성자들이 결합할 수 있어야 하는데,
이 조건을 달성하려면
엄청난 에너지로 양성자 간의 충돌이 있어야 합니다.
그 이야기는 양성자들이 초고온 초고압 상태에 있어야 한다는 것이죠.
태양은 지구보다 부피가 100만 배나 큰 거대한 물체이고,
이런 엄청난 크기의 질량이 중심으로 눌러대는 압력은
너무나도 엄청나서
태양 중심의 압력은 상상을 초월합니다.
인공적으로 태양과 같은 압력을 만들 수는 없기 때문에
인공적인 핵융합을 달성하는 건 불가능에 가까운 과제입니다.
그래서 결국 불가능할까요?
이제 슬슬 소름 돋는 얘기를 하자면
인공적으로 태양 같은 압력을 달성을 할 수는 없지만
대신에 온도는 태양보다 높게 만들 수가 있습니다.
그리고 양성자 간 연쇄 반응보다
중수소 삼중수소 핵융합 반응은
훨씬 더 쉬운 조건에서 핵융합이 일어납니다.
실제로 준항성이라고 불리는 갈색왜성은
별이 되기에는 질량이 너무나도 작지만
중심부에서 중수소 삼중수소 핵융합이 가능하기 때문에
에너지를 방출하고 있습니다.
물론 대기압에서 중수소 삼중수소 핵융합 반응을 일으키기 위해서는
섭씨 1억도 이상의 온도가 필요하다는
그런 사소한 문제가 있습니다.
이런 사소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의문이 들 수 있지만
이미 다양한 방법으로 핵융합이 시도가 되고 있습니다.
한국과 유럽 국가들에서 주로 시도하는 토카막 방식과
미국에서 시도하고 있는 ICF(관성 봉입 핵융합) 같은 방법들이죠.
참고로 ICF는
영화 <스타트랙>에서 엔터프라이즈호가 사용하고 있는 발전 방식입니다.
이 외에도 다양한 방법이 있는데
현재 가장 앞서 나가는 건 토카막 방식입니다.
토카막은 간단히 설명하면
진공 용기에 자기장을 이용해서 플라스마를 가둬두고
플라스마의 온도를 높여서 1억도의 온도를 달성을 합니다.
문제는 이런 방식으로
1억도의 온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굉장히 정밀한 기술이 요구가 되는데
이번에 우리나라의 KSTAR에서
세계 최초로 1억도를 8초 동안 유지하는 데 성공하면서
상용 핵융합 발전에 한걸음 다가간 것입니다.
그러면 핵융합 발전을 하면 뭐가 얼마나 더 좋을까요?
앞서 말한 것처럼 핵융합은
효율이 굉장히 좋습니다.
우주에는 수소가 풍부합니다.
지구에서도 물을 분해하면 수소가 나오고
굉장히 작은 양의 수소로도 핵융합만 성공하면
엄청난 에너지가 발생합니다.
우주의 혜성이나 위성들에도
수소는 풍부하기 때문에
핵융합 발전은 자원 고갈에 걱정도 없습니다.
또한 기존의 원자력 발전에서는
엄청난 양의 방사능 폐기물의 처리가 문제가 되는데
핵융합 발전은 기존에 비해서 훨씬 적은 양의 방사능 폐기물이 나오고
이 또한 삼중수소의 경우
반감기는 고작 12.3년이기 때문에 처리가 비교적 쉽습니다.
수십 년만 존버하면 유해성이 사라지기 때문이죠.
핵융합 발전은
일명 꿈의 에너지라고 불립니다.
물론 현재는 1억도 달성을 고작 8초간 할 수 있는 정도의 효율을 보이고 있지만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1억도 달성 자체가 어려웠다는 점을 생각해 보면
이미 굉장한 도약입니다.
또한 인류 최대의 프로젝트라고도 불리는
세계 핵융합연구소 ITER가
본격적으로 가동이 되면
실제 핵융합으로 에너지가 생산이 되는 걸
목격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과학자들의 예상은 2050년이면
핵융합이 상용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만큼
어쩌면 우리 생애의 핵융합 발전을 볼 수도 있습니다.
거기다가 핵융합 발전이 상용화가 되면
우주 자원 개발도 본격화할 것으로 생각이 됩니다.
핵융합에 사용될 삼중수소는 너무나도 귀해서
현재 1g에 수천만 원에 달합니다.
하지만 삼중수소를 대체할 수 있는 자원인 헬륨-3의 경우
지구에는 없지만
대기가 없는 달에는 대량으로 존재할 것으로 추정이 되므로
달탐사가 본격화될 수도 있습니다.
대기가 없는 달은
태양면 폭발로 나온 헬륨-3가
그대로 표면에 축적이 될 수 있기 때문이죠.
...
그럼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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