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이 대화의 자리는 너무 이렇게 부담 갖지 마시고. 군인이라는 생각도 좀 내려 놓고. 신도라는 생각도 좀 내려 놓고. 스님이라는 생각도 좀 내려놓고. 그냥 사람과 사람이 만나서 친구끼리 만나서 우리가 얘기하듯이 ‘야~ 나 요세 이런 고민이 있는데 이거 어떻게 하면 좋겠노. 내 이런 게 좀 궁금한데 이게 뭐꼬?’ 이런 좀 가벼운 마음으로 그렇게 대화하는 자리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네. 앉으세요. 참 다른 사람 있는데 꺼내놓기 어려운 얘기죠. 무기명으로 질문을 해도 되는데 그래도 무기명으로 얘기하는 것보다. 어렵기는 하지만 이렇게 직접 일어나서 질문을 하면 더 좋아요. 왜냐하면 글만 보고 제가 느끼는 거하고 떨리는 목소리 얼굴표정 이걸 제가 보고 느끼는 거 하고는 좀 차이가 있거든요. 그래서 오늘 이렇게 용기를 내서 질문 한 게 이미 해결의 반은 넘었다 이렇게 말 할 수 있어요. 이걸 말 못하고 끙끙대고 혼자 안고 있으면 사실은 이게 큰 사고로 이어질 위험이 있는데. 본인이 이렇게 많은 대중 앞에서 이걸 들어 내 놨다. 이거 자체만 갖고도 이미 벌써 위험의 고비는 넘겼다. 스스로 이미 넘겼다. 이렇게 볼 수가 있어요.
그런데 우리 정신 작용에 대한 이해가 좀 필요합니다. 정신작용. 어떤 사람이 꿈속에서 강도를 만났다고 합시다. 그럼 그 사람은 두려우니까 도망을 가겠죠. 강도는 쫓아오고 이 사람은 도망을 간다 이 말이야. 그러면서 이 사람은 ‘사람 살려라. 나 살려달라 하고 아우성을 치고. 불교신자라면 ‘부처님 관세음보살님 나 좀 구해주세요.’ 기독교 신자라면 ‘하느님 나 좀 구해주세요.’ 이러겠죠. 이렇게 막 아우성을 치면 그게 때로는 목소리가 돼서 바깥으로 나오기까지 합니다. 그런데 깨어있는 사람이 그 사람의 이런 아우성을 들으면 어떨까요? 이걸 뭐라고 해요? 잠꼬대한다 이러죠. 보통 쓰는 말이 잠꼬대한다. 또 다른 말은 뭐요? 헛소리 한다. 이렇게 말하잖아요. 본인은 괴로워서 막 진짜 죽느냐 사느냐 하는 순간에서 아우성을 치는데. 다른 사람은 나를 보고 뭐라 그러냐? 헛소리 한다. 잠꼬대 한다. 이렇게 말한다 이 말이오.
그럴 때 그 말이 나에게는 들리지 않는다. 잠꼬대 그만해라. 헛소리 그만해라. 아무일 없다. 이렇게 해도 이 잠자는 사람에게는 그때 귀에 들리지 않는다. 분명 귀도 있고 살아있는데도 그게 안 들린다 이 말이오. 그래서 깨어 있는 사람이 볼 때는 아무 일도 아닌데 꿈속에 있는 꿈을 꾸고 있는 사람한테는 그게 엄청난 큰일이다. 그러면 이 꿈을 꾸고 있는 상태가 어떠냐? 그러니까 뇌리 속에서 영상을 보고 있는 거에요. 이것은 꼭 꿈속에서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고 여러분들이 TV연속극을 골똘하게 볼 때도 똑 같은 현상이 일어납니다. 그러면 어떤 영화나 연속극을 골똘히 볼 때 거기에 누가 헤어지거나 누가 죽거나 하면 눈물이 납니까 안 납니까? 눈물이 나죠. 그런데 사실은 스위치만 딱 꺼버리면 거기 뭐가 있어요 없어요? 아무것도 없어요. 거 시커먼 기계만 하나 있어요.
그런데 왜 울까? 이거요. 왜 눈물이 날까? 이게 이 영상 거기에 집중 되어 있는 순간, 이것을 사로잡힘 상태다 그래요. 용어를 쓰면 마음이 사로잡혀있는 상태. 그 마음이 사로잡혀있는 상태는 아까처럼 꿈과 똑 같은 증상이 나타나요. 그러니까 지금 본인은 계속 애인을 생각하고. 내가 잘못했다고 생각하고. 내가 요렇게 했으면 되지 않았냐? 이렇게 되지 않았냐? 그 생각에 계속 빠져 있다 이거야. 그래서 그 생각이 본인에게는 현실이 되어 있다는 거에요. 그러니까 오늘 스님을 만났으니까 얘기 듣고. 이게 사로잡힌 상태다 깨지는 못하더라도 이게 사로잡힌 상태다. 여기서 깨야지. 여기서 깨야지. 안 깨지더라도 자꾸 이렇게 지금부터 되 뇌야 되요. 아~ 이거 깨야 된다. 이거 사로잡힌 상태다. 이 만약 계속 사로잡힌 상태로 가면 이게 내가 정신 적으로 어려움에 처한다.
여기서 눈 떠야지. 깨야지. 깨야지. 이렇게 계속 지금부터 빨려 들어가지 말고. 그러니까 그 생각이 떡 떠오르면 어떻게 하냐 하면. 어 고개 흔들고 내가 또 꿈속으로 빠진다. 이렇게 하면서 마당에 나가지고 뜀뛰기를 한다든지. 운동장을 돈다든지. 안 그러면 친구들 하고 얘기를 한다든지. 목욕탕에 가서 샤워를 한다든지. 그 생각에 끌려 들어가지 말라는 거요. 애인을 잊어라. 이런 얘기가 아니에요. 그 생각을 자꾸 하지 마라. 그게 마치 늪하고 똑같애. 늪에 자꾸 움직이면 자꾸자꾸 빠져들어 가듯이. 들어가니까 거기서 자꾸 고개를 흔들고. 어. 하고 놔버리려고 자꾸 해야 돼. 아 이건 사로잡힘이야. 아 이러면 늪에 빠져들어 깨야 돼. 이렇게 자꾸 하면 눈뜨는 쪽으로 가게 돼. 겉으로 웃고 속으로 울더라도 어쨌든 그래서 생각이 거기에 빨려 들어가는. 이 굉장한 흡입력을 가지고 있거든요. 빨려 들어 가는 데서 내가 어쨌든 내가 한 발을 벗어 나려고 해야 되. 그렇게 애를 쓰면 이게 조금씩 조금씩 개선이 되요.
절에 나옵니까? 그러면 절에 나오면서 자꾸 생각이 나면 절을 하면 자꾸 그 생각을 하게 되거든요. 그래서 그 생각을 하지 말고. 자꾸 떠올리지만 안 하려고 한다고 안 떠오르는 게 아니오. 내가 떠오르고 싶어서 떠오르는 게 아니라 저절로 떠오르는 거니까. 그러니까 자꾸 꿈 깨야지. 아 이건 사로잡힌 거야. 깨어나야 돼. 깨어나야 돼. 깨어나야 돼. 이렇게 자꾸 자기 암시를 줘야 되. 그렇게 하면 조금씩 조금씩 좋아지고. 어느 순간에 이렇게 맑아지는데. 만약에 이대로 되면 환영 속에 살기 때문에. 어느 순간에는 나를 자학하게 되면 나같은건 죽어버려야 돼. 이렇게 생각이 확 사로잡히게 되면. 예를 들면 보통 우울증에 빠지게 되면 방에 있다 갑자기 ‘아~ 나같은건 살 필요가 없어. 죽어야 되’ 이렇게 순간적인 생각에 떠오르면 사로잡혀서 아파트 창문 열고 뛰어내어 버린다든지 이런 일이 생긴단 말이오. 예를 들어서.
그래서 수련을 먼저 하고 정진을 해서 자기 내면에 있는 상처를 먼저 치유를 해야 됩니다. 이 치유를 해 버리면 어떤 결과가 되냐 하면. 이 여자분과의 관계를 통해서 내가 상처를 치유했기 때문에 이 여자분하고 새로운 관계를 맺을 때도 지금처럼 이렇게 막 밀착하고 싸우고 밀착하고 싸우고 이런 관계가 아니고. 진짜 좋은 관계로 맺을 수도 있고. 또 이 여자분하고 헤어져도 크게 상처가 안되고. 또 딴사람을 사귀더라도 이런 것을 반복 안 할 수가 있게 된다. 그러니까 이걸 지금 이 사건을 불행으로 생각하지 말고. 내 속에 있는 어떤 그런 편협증, 어떤 한 쪽으로 치우치는 그런 성격이 있다는 것을 내가 자각하고. 앞으로 어떤 일이 있을 때 이렇게 갈 때는 ‘아 또 빠지면 내가 또 고통을 겪는다. 머리를 흔들고 내가 사로잡히지 말아야지.’ 이렇게 수렁에서 빠져 나올 수 있는. 한 번 수렁에 빠져 봄으로 해서 내가 수렁에 빠질 수 있는 소질이 있다.
그래서 내가 수렁에서 벗어나야 되겠다 하는 좋은 계기로 삼아라 하는. 이렇게 삼으면 뭐라 한다? 전화위복이라 그래요. 도로 이것이 나한테 복이 된다. 그런데 이것을 상처로 만들어 버리면 어떠냐? 이것이 앞으로 인생살이에 큰 나의 삶에 장애가 된다 이런 얘기요. 그래서 이번에 이것을 좋은 군대 옴으로 해서 이런 일이 생겼잖아요. 밖에 있었으면 그걸 안고 죽을 때까지 살았을 텐데. 이런 사건이 생기는 것을 내가 긍정적으로 받아들여라. ‘아 나를 아는 계기가 됐다.’ 이렇게 해서 조금 더 얼굴에 지금 우수가 많이 들어있는데. 조금 더 밝게 생활을 하세요.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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