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륜스님/즉문즉설(2023)

법륜스님의 하루_ 기후 위기를 막으려면 청년들이 행동에 나서야 할까요? (2023.08.19.)

Buddhastudy 2023. 11. 16. 19:14

 

 

정토회가 수행공동체이기 때문에

수행과 전법을 기반으로 해서 여러 가지 실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2차 만일결사부터 청년전법과 세계전법을 화두로 해서

문명전환을 꾀한다는 목표를 듣고 무척 가슴이 설레었습니다.

그런데 불교대학을 중심으로 해서

전법을 해나가는 것도 너무 중요하고 필요한 일인데

환경 위기는 시간이 무한정 기다려주지 않다 보니까

마음이 조급해지고 빨리 대사회적인 운동을 해야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청년들이 기후 위기를 막기 위해

적극적인 행동을 할 필요가 있는지

스님의 조언을 듣고 싶습니다//

 

 

좋은 문제 제기라고 생각합니다.

우선 전체를 봐야 합니다.

지구적으로는 환경 위기가 도래하고 있고,

인류적으로는 절대빈곤과 빈부격차가 커지고 있고,

나라 사이에 갈등이 커지면서 전쟁의 위험도 고조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사람들 개개인은 물질문명에 중독되거나

마약, 알코올, 성에 노출되어 점점 자아를 상실해 가고 있습니다.

이 중에 어느 것이 가장 심각한 문제인가 하는 것입니다.

 

제일 심각하고 광범위하게 일어나는 문제는 자아상실입니다.

지금 우리 사회에서도 갑작스러운 교사의 죽음,

묻지 마 살인 사건 등 과거에는 보지 못했던 사건들이 나날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자살률도 높고, 사람들의 방황도 심합니다.

그래서 사실은 자아상실이 가장 큰 문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자아상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토회가 하고 있는 일이

바로 정토불교대학과 행복학교를 확산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정토회는 수행을 가장 중심에 놓고 가야 됩니다.

수행을 중심에 놓고 가면

환경 운동도 동시에 해결이 될 수가 있습니다.

환경운동을 하는 많은 활동가들이 개인의 삶은 변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민주화 운동을 하고 있는 단체에서 그들의 내부 의사결정 구조는 비민주적이라든지

환경 운동을 하고 있는 단체에서 그들의 개개인은 소비주의에 물들어 있다든지

이런 경우는 모순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수행적 관점을 가지게 되면

결과만이 아니라 과정도 모범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는 청년들이

불교대학을 광범위하게 확산시켜 나가면서

동시에 환경 실천을 적극적으로 해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환경 실천은 누군가가 모범을 보여주면서

강력하게 밀고 나가야 성공할 수 있습니다.

 

지금 유럽에서는 고등학생들과 대학생들이

기후 위기를 막기 위한 실천 활동을 굉장히 적극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부모가 아무리 옷을 사준다고 해도 옷을 새로 사지 않고,

아무리 운동화를 사준다고 해도 운동화를 새로 사지 않는

물건 안 사기 운동을 하고 있는 청년들이 유럽에는 많습니다.

 

이렇게 검소하게 살기 운동이 수행과 관계없이

이미 기후 위기에 대한 대응 차원에서 진행이 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젊은이들은 아직 그런 의식이 없습니다.

 

일부 환경 의식이 있는 청년들도

투쟁하는 운동에 참여하는 정도이지

자신의 생활 속에서 환경 실천을 하고 있지는 않아요.

 

그래서 저는 청년들이야말로

수행과 환경 실천을 결합해서 해보면 좋겠어요.

소비주의에 물든 청년세대가

기성세대보다 더 참여를 안 할 것 같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부처님 당시에도 많은 청년들이 쾌락에 빠져서 방황하고 있었지만

그들이 가장 먼저 부처님 법에 귀의하여

적극적인 실천 활동을 해나갔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청년들이야말로

기후 위기에 대응하는 적극적인 행동을 해보면 좋겠어요.

수행을 제외한 채 기후 위기에 대응하는 방식은

환경운동 단체를 하나 더 만드는 것밖에 안 됩니다.

아무런 특색도 없고 우리의 장점도 살려질 수 없어요.

후발주자에 불과해지는 겁니다.

 

그래서 수행에 바탕을 두고

기후 위기에 대응하는 행동을 적극적으로 해가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청년들은 눈치 보지 말고

불교대학에서 배운 내용과 깨달음의 장에서 자각한 내용을

삶 속에서 바로 실천하는 운동을 전개하면 좋겠어요.

그렇게 정체성을 분명하게 가져야

오히려 청년들이 모입니다.

물에 물탄 듯 술에 술탄 듯하면 청년들은 안 모입니다.

이상을 위해서 한번 살아보자하는 제안을

청년들에게는 해볼 만하다고 생각해요.

 

그런 면에서 기후 위기와 수행을 따로 생각할 필요가 없습니다.

자아 상실을 극복하는 수행 운동을 바탕에 두고

환경 실천을 해나가는 게 더욱 효과적입니다.

 

검소하게 사는 운동 속에는

수행과 환경 실천이 모두 겸해질 수 있습니다.

그런 관점에서 통합적으로 보면 좋겠다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