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마인드·드러내야산다

[뉴마인드] 낮과 밤, 시계가 없으면 시간을 어떻게 느낄까? I 뇌과학

Buddhastudy 2023. 12. 11. 19:45

 

 

당신은 지금 깊은 동굴 속에 있습니다.

시계도 휴대폰도 없어

시간을 전혀 확인할 수가 없습니다.

빛 온도 습도도 모두 일정해서

낮과 밤도 전혀 감지할 수가 없습니다.

당신은 이런 상황에서 과연 시간을 어떻게 느낄까요?

 

실제 실험이 있었습니다.

실험이 이루어진 곳은

유럽에서 가장 긴 동굴 중 하나로 알려진

프랑스의 롬브리브스 동굴입니다.

 

실험을 위해 보석 세공사부터 간호사, 수학 교사 등

다양한 직업을 가진 8명의 남성과 7명의 여성 참가자들이

무려 40일 동안 시간과 단절된 생활을 했습니다.

시간을 느끼는 감각이 모두 차단된 그곳에서

사람들은 오로지 자기만의 리듬에 따라 생활했습니다.

 

실험이 끝난 후에 결과는 놀라웠습니다.

사람들의 시간 개념이 변화한 것입니다.

실험 참가자들은 평균적으로 32시간의 하루를 보내기 시작했고

평균 수면시간은 12시간이 있으며

20시간은 깨어 있었습니다.

가장 충격적인 결과는

무려 60시간의 하루를 사는 사람도 있었다는 것입니다.

 

동굴에서의 실제 시간은 40일이었지만

23일 밖에 보내지 않았다고 여기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즉 모두가 실제 시간보다 시간을 느리게 느끼고 살았던 것입니다.

 

인간은 두 가지 방식으로 시간을 측정하고 인식합니다.

첫째는 시계로 측정하는 클록 타임인데

이는 모두가 알다시피 지구가 자전하는데 걸리는 약 24시간이 기준입니다.

 

물론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에 따르면

모든 시간은 상대적이지만

최소한 지구상의 생활에서는 모두 비슷합니다.

 

둘째는 우리가 느끼는 시간입니다.

비록 시계의 시간은 일정할지 몰라도

우리는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가에 따라

어떤 기분 상태에 있는가에 따라

시간이 빠르거나 느리다고 느낍니다.

예를 들어

어떤 사고를 당하는 순간 같은 경우에는

시간이 슬로우모션처럼 느리다고 느낍니다.

 

그리고 어린 시절에는 시간이 길게 느껴지는데

나이가 들면 몇 년이 눈 깜짝할 사이 지나가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왜 나이가 들면 이렇게 시간이 더 빠르게 느껴질까요?

심리학자 피터 망간은

사람마다 시간을 다르게 인식하는 현상을 알아보기 위해

각기 다른 연령의 사람들에게

3분을 세어 보라고 요청했습니다.

 

19세에서 24세 사이에 젊은 사람들의 경우

놀랄만큼 정확하게 3분을 세었는데

60에서 80세 사이의 참가자들은

3분을 세었을 때 실제 시간은 평균 340초를 가리켰습니다.

즉 시간이 1.22배나 빠르게 같다고 느낀 것입니다.

 

그리고 경험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어린 시절의 1년과 나이가 들었을 때의 1년은

큰 차이가 느껴진다고 말합니다.

 

학자들은 이것은 나이가 들면서

전체 살아온 인생에서

1년의 비중이 적어짐에 따라

1년의 시간이 점점 덜 중요하게 느껴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합니다.

 

다시 말해

5살에서 10살이 되는 시간과

40살이 80살이 되는 시간이 같은 속도로 느껴진다는 뜻입니다.

 

나이가 들면 시간이 더 빠르게 느껴지는 이유에 대한

또 다른 설명은

바로 기억 때문입니다.

 

경험이 적은 어린 뇌는 세상의 일들이 모두 신기하고 새롭습니다.

일상의 거의 모든 경험들이 새로운 자극들이 때문에

뇌는 그 모든 것을 기억하려고 합니다.

그런데 나이가 들면

일상의 경험들이 더 이상 크게 새롭지 않기 때문에

뇌는 반복되는 일상을 기억하려고 하지 않습니다.

 

새롭거나 신기한 상황이 적어지고

새로운 기억도 줄어들면서

체감하는 시간의 속도가 빨라지는 것이죠.

 

실제로 동굴 실험 참가자들의 MRI 스캔에서

단기 기억에 크게 관여하는 해마와 같은 뇌 영역이 줄어드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동굴이라는 특수 환경에서

바깥세상에서 보다 기억해야 할 정보들이 적어지자

결국 참가자들은 동굴 안에서의 시간이 더 빠르게 지나가는 것처럼 느꼈습니다.

 

이것은 우리에게 큰 교훈을 줍니다.

나이가 들수록 너무 같은 일상을 반복하고

비슷한 생각과 같은 경험만 하는 것은

우리에게 시간을 더 빠르게 느끼게 하고

기억해야 할 부분을 적게 만들어

뇌의 기억력을 감소시킬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크게 일상을 바꿔야만 하는 것은 아닙니다.

단지 일상에서의 작은 변화들이

뇌에게 좋은 자극이 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같은 길로만 출퇴근한다면

여러 다른 길로도 출퇴근을 해보고

비슷한 음식만 먹었다면

새로운 음식도 먹어보고

책을 읽거나 새로운 악기나 언어를 배우는 등

창의적인 활동을 조금씩 늘려보는 것만으로도

시간에 대한 인식을 늦추고 뇌를 더 활성화시킬 수 있습니다.

 

당신의 삶이 뇌 과학적인 조금의 환경의 변화를 통해

훨씬 길고 선명하고 귀중한 시간들로 채워지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