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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마인드] 뇌에서 성적 매력은 어떻게 만들어지나? I 인간 페로몬의 진실 I 뇌과학

Buddhastudy 2023. 12. 19. 19:54

 

 

사랑과 매력은 대부분의 사람에게 삶의 큰 부분을 차지합니다.

그렇다면 성적 매력을 결정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페로몬이 그중 하나라는 주장이 있어 왔고

이미 세계적으로 많은 업체들이

페로몬, 향수 같은 제품들을 사용하면

이성에게 매력적일 수 있다고 광고합니다.

 

페로몬은 동종의 동물들 사이에서

신호를 전달하는 화학적 메신저입니다.

여러 종류의 메시지를 전달 할 수 있으며

종종 짝짓기에 관여합니다.

어류, 곤충, 포유류에 존재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는데

이는 짝짓기 욕구를 불러일으키기도 하여

인간에게도 페로몬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어 왔습니다.

 

 

정말 인간에게 페로몬이 있을까요?

인간에게 페로몬이 있다는 주장에

가장 많이 인용되는 티셔츠 연구가 있습니다.

 

1990년대 생물학자 클라우스 베데킨트가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실험을 수행했습니다.

그는 한 무리의 남학생들에게 티셔츠를 지급하고

탈취제나 향내 나는 제품을 사용하지 말고

이틀 밤동안 입게 한 다음

이 티셔츠를 한 무리의 여성들에게 제시하고

각각의 향기가 얼마나 매력적인지 평가해 달라고 했습니다.

 

분석 결과 연구팀은

여성들이 자신과 다른

주조직적합복합체 MHC를 가진 남성을

일관되게 선택한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MHC는 병원체를 탐지하고, 면역계를 활성화하는 데 관여하는 유전자 집합으로

부모로부터 자손에게 전달됩니다.

가장 건강한 자손을 갖고 싶다면

커플의 MHC에 포함된 유전자가 서로 달라져야 합니다.

그러면 근친 교배도 피할 수 있는데

유사한 MHC를 가진 사람들은 친척일 가능성이 더 높기 때문입니다.

 

MHC의 결합된 작은 단백질 조각은

체액을 통해 지속적으로 방출되는데

이것들은 피부의 세균에 의해 분해되어

각 동물의 고유한 냄새를 부여합니다.

 

베데킨트의 이 실험을 토대로

MHC가 인간에게 효과가 있다는 아이디어가

큰 선풍을 일으키면서

체취에 이끌려 이성을 선택한다는 생각이 널리 퍼졌습니다.

 

하지만 사실 다른 연구팀이 재현 실험을 했을 때는 엇갈리는 결과가 나왔고

일부 연구에서는 사실 무근인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채취가 성적 매력의 결정한다는 생각은 퍼져나갔습니다.

 

 

이후 1939년 노벨 화학상을 수상한 독일의 화학자 아돌프 부테난트가

수컷 누에나방을 암컷에 유인하는 분자가 무엇인 알아내고자 했습니다.

수컷 나방을 이용하여 짝짓기 욕구를 나타내는 물질을 찾는 것을 목표로

암컷 나방의 땀샘에서 화학물질을 추출하여 분석했습니다.

 

15년 넘게 걸려 성공했고

연구자들은 그 누에나방의 분자를 봄비콜이라고 불렀는데

이는 전달된 흥분이라는 뜻의 그리스어에서 유래하는

신호용 페로몬이 있습니다.

 

곤충 페로몬 발견은 매우 훌륭하게 평가되었지만

인간에게서도 페로몬이 있다는 증거는

놀랍게도 거의 없습니다.

 

 

많이 인용되는 또 다른 티셔츠 연구에서

여성들이 특정 남성들의 티셔츠를 후각만으로 찾아내기도 해서

그것이 페로몬이 아닐까 추정했지만

이것은 페로몬이 아니라 개인의 냄새였습니다

페로몬이라면 다른 구성원들 사이에서도 같은 신호로 통용되어 합니다.

 

다시 말해 티셔츠 연구에 참가한 남성 중 한 명이

저항할 수 없는 페로몬을 생성했다면

연구에 참가한 모든 여성이 그의 향기를 선호했어야 하는 것이죠.

그러나 이런 현상은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페로몬에 대한 또 다른 논점은

인간이 과연 페로몬을 감지할 수 있느냐 하는 문제입니다.

대부분의 동물은 두 가지 후각을 보유하고 있는데

-하나는 냄새를 감지하는 주후각계이고

-다른 하나는 페로몬을 감지하여 행동을 유발하는 서골비기관입니다.

 

만약 서골비기관이 손상되면

수컷 생쥐는 발정난 암컷의 오줌에 관심을 보이지 않고

암컷은 짝짓기 자세를 취하지 않습니다.

 

수컷 햄스터의 경우 연구자가 발정난 암컷에 페로몬을 뿌리면

자기들끼리 교미를 시도합니다.

인간이 서골비기관을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는지

만약 가지고 있다면 여전히 기능적인지에 대해 논쟁이 있습니다.

 

진화의 역사에서 우리는 한때 서골비기관을 가졌던 것으로 보입니다.

사실은 그것은 배아에서 발생하기 시작하지만

이윽고 퇴화합니다.

연구에 따르면 일부 성인에게 서골비기관의 잔재가 존재하지만

기능을 발휘하지 않는 것으로 보입니다.

 

뉴런이 거의 없는 데다

발견된 뉴런조차 연결되어 있지 않아

페로몬을 감지하거나 뇌의 행동을 제어하라는

신호를 보낼 방법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네 가지 분자

안드로스테논, 안드로스테놀, 안드로스타디에논, 에스트라테트라놀이

인간 페로몬이라는 주장이 널리 퍼져있습니다.

그리고 이 분자들은 판매되고 있는 페로몬 분무제에서 발견됩니다.

이중 안드로스테논과 안드로스테놀은 실제로 페로몬입니다.

돼지에게는 말이죠.

 

그래서 인간의 겨드랑이에서

이 화합물들이 미량 검출됐을 때

몇몇 과학자들은 이들이 인간의 페로몬일 것이라는 확신에 찬 결론을 냈습니다.

 

그러나 인간의 페로몬이라는 증거는 축적되지 않았고

결정적 인간 페로몬은 아직까지 명확히 밝혀진 바가 없습니다.

 

 

일부 사람들이 페로몬에 열광하는 이유는

아마도 그것이 성적인 매력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일 거라는 추측 때문일 것입니다.

 

하지만 인간의 성적 매력은

여러 가지 요인에 의해 결정됩니다.

일단 동물들은 테스토스테론과 에스트로겐이라는 호르몬에 좌우됩니다.

 

이들은 평소 관심이 없어 보이는 상대에게도

번식기가 되면 짝짓기를 하게 하는 것으로 보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동물들과는 다르게

인간은 번식기와 크게 상관이 없습니다.

한 달 내내 아무 때나 흥분할 수 있고

아기를 만들 수 없는 사람들 사이에도 얼마든지 끌릴 수 있습니다.

매력이 단순히 이 호르몬들에서만 영향을 받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매력적이라고 여기는 사람을 볼 때

광범위한 뇌 영역, 특히 보상회로의 일부와

편도체 같은 정서적 영역이 관여합니다.

 

그런데 편도체는

평범한 얼굴보다 매력적인 얼굴을 볼 때 활성이 증가하지만

매력적이지 않은 얼굴을 볼 때도 증가합니다.

뇌의 어느 특정 영역이

항상 매력에 관여한다고 할 수 없이 복잡한 것이죠.

 

 

한 연구에서는

매력적인 얼굴의 사람이

실험 참가자를 직접 바라보는 경우에만

뇌의 보상 시스템의 일부가 활성화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마음에 드는 사람과 눈을 마주치면 도파민이 방출되고

외면받게 되면 도파민이 감소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문제는 이런 실험에서 매력적인 얼굴이 정의 되는 방식입니다.

 

매력적인 얼굴은 주관적이고

사회 문화적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한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도파민이 매력에 관여한다고 결론 내기도 어렵습니다.

 

한 연구에서 생쥐의 도파민 상승제를 투여해도

의미 있는 행동 변화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뇌의 보상 시스템에서 도파민보다

아편유사제가 더 중요할 수 있음을 시사한 연구도 있었습니다.

인간 지원자에게 모르핀을 투여하면

매력적인 얼굴을 더 매력적으로 평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반대로 아편유사제 시스템을 차단하면 정반대의 효과가 나타났습니다.

 

그런데 매력 향상은 가장 매력적인 얼굴에 대해서만 발생했습니다.

연구팀이 아편유사제 시스템을 아무리 조작해도

중간 이하의 매력적인 얼굴을 더 예뻐 보이게 만들 수는 없었습니다.

 

참가자들은 모르핀을 투여받은 후

가장 덜 매력적인 얼굴을 더 빨리 외면했습니다.

아편유사제 시스템도

매력적 얼굴에 대한 욕구와 애호에 관여하지만

그 메커니즘이 복잡하다는 의미입니다.

 

 

진화심리학자들은 대칭적 파트너, 특정한 외모를 선택한 사람들이

유전적 적합성을 높여

후손의 생존 가능성을 높이는 성선택이라는 메커니즘을 진화시켰다고 봅니다.

예를 들어

남성은 젊어 보이는 외모, 큰 가슴, 잘록한 허리를 가진 여성에게 매력을 느끼는 경향이 있는데

폐경 후에는 여성의 에스트로겐 수치가 떨어져

허리라인이 사라지는 경향이 어느 정도 있습니다.

 

이를 두고 허리 대 엉덩이 비율이 0.7이 가장 이상적이라고 선전되었고

이에 가까운 여성은 다산 가능성이 더 높아

남성들의 선택을 받는다는 주장이 제기되었습니다.

 

설득력이 있어 보였던 이 주장에도

근본적인 문제가 있습니다.

상당수의 연구에서

엉덩이 대 허리 비율을 이미지 조작할 때

비만도를 나타내는 BMI 지수가 더 중요하다고 결론이 나기도 했고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훨씬 더 극적인 비율인 0.5

남성들이 더 선호하기도 했습니다.

진화적 관점에서 방어하기 어려운 결론이었던 것이죠.

 

 

또한 비교 문화 연구는

성적인 매력 선호도가 사회마다 다르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이것은 진화심리학에서 제시되는

채용에 대한 보편적이고 선천적인 선호가 존재한다는 이론에

의문을 제기합니다.

그리고 시대적으로 미인상은 변해왔기도 합니다.

 

만약 특정 체형에 대한 선호가

생존 및 유전자 대물림상의 이점 때문에 진화했다면

전 세계 방방곡곡에 존재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는 것은

환경적 요인을 암시하는 것입니다.

 

 

개인의 취향과 경험에 따라서도 성적 매력에 대한 선호도는 달라집니다.

어떤 여성은 보디빌더 같은 남성을 선호하고

어떤 여성은 순정만화 주인공 같은 마른 남성을 선호합니다.

 

성적 매력에 관한 모든 요인들은

어느 한 가지 요소라고 결론 내리기 어렵고

유전, 환경, 사회 문화, 개인적 요소가

모두 복합적으로 작용한다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우리의 뇌를 적시는 화학물질은 이처럼 유연성을 허용합니다.

 

한 사람만 선택하는 사람도 있고

항상 새로운 관계의 흥분에 이끌리는 사람도 있습니다.

 

게다가 사랑에 빠진 초창기에 휘몰아치는 감정은

시간이 흐르면서 희미해지는데

그 이유는 장기적 유대관계를 담당하는 호르몬

옥시토신이 바통을 이어받기 때문입니다.

 

이 옥시토신도 자동적으로 생기지 않으며

능동적 과정을 통해 육성됩니다.

과학에 따르면 옥시토신은

당신이 파트너와 섹스나 포옹을 통해

신체적으로나 정서적으로 친밀감을 느낄 때 생성됩니다.

 

파트너가 서로 바쁜 생활을 하면 관계가 멀어지기 쉬우며

그에 따라 옥시토신 수치가 떨어질 수 있습니다.

능동적 노력을 통해 친밀감을 수년 동안 유지하는 것이

관계를 유지하는 열쇠입니다.

 

충동에 따라 행동하는 것도 선택이고

충동에 저항하는 것도 선택입니다.

우리의 뇌는 어느 쪽이든 반복적으로 선택하면

그쪽으로 행동하도록 변화할 것입니다.

 

이기적 유전자의 리처드 도킨스는 말했습니다.

이기적인 유전자의 폭정에 반항을 있는 것은

지구에서 우리뿐이다.”

 

관계는 어디까지나 선택이며

계속 해서 만들어 가야 하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