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륜스님/즉문즉설(2024)

[법륜스님의 하루] 법사의 역할을 어떻게 해야 할까요? (2024.05.19.)

Buddhastudy 2024. 5. 28. 19:30

 

 

제가 느끼기에는 회원들이 법사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한편으로는 법사가 상담을 자주 하는 것이 꼭 좋은 것만은 아닌 것 같아요.

회원이 법사에게 의존하게 되는 측면도 있는 것 같아서요.

그래서 어떻게 중도적 관점에서 법사의 역할을 해야 하는지 궁금합니다.

 

전법회원에서 일반회원으로 이동할 때

법사와 상담을 해야 하는 절차가 있습니다.

본인이 상담을 꼭 원해서라기보다

할 수 없이 그런 시간을 가지는 경우가 있어요.

제가 힘이 부족해서 그런지, 의무적인 상담이라서 그런지

이미 일반회원이 되겠다고 마음을 굳힌 사람들의 생각을 바꾸기는 어려웠습니다.

법사가 상담을 해주겠다는 듯이 비치면

듣는사람 입장에서는 내키지 않는 마음이 들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오늘 토론 내용에 대한 발표를 들으면서도

많은 법사님들이 상담해 줄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다고 느꼈습니다.

그러나 회원들이 꼭 상담받고 싶어 하지는 않을 때

어떤 관점을 가지면 좋을지 질문드립니다.//

 

 

이미 전법회원을 그만두겠다고 마음을 먹은 사람이

법사님과 상담 한 번 한다고 마음을 바꾸기는 어렵습니다.

누가 상담한다고 그 마음이 쉽게 바뀌겠어요?

열 명 중의 한 명, 10% 정도는 바뀔 수도 있겠죠.

 

공동체에 출가한 행자들 중에서도

10, 20년을 살다가 나가겠다고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때 법사가 상담한다고 그 마음을 바꾸는 경우는 드물어요.

수련을 하거나 깊이 있게 상담을 하다가

생각을 바꾸는 경우가 간혹 있기는 했습니다.

 

법사가 상담을 하는 이유는

혹시 그가 활동가들 사이에서는

파악하기 어려운 문제나 서운함 때문에 그만두는 건 아닌지

점검을 하기 위한 거예요.

 

정토회에서는 봉사를 하다가 언제든지 그만둘 수 있습니다.

이야기를 들어보고 크게 문제가 없으면

그렇게 하라고 얘기해 주시면 됩니다.

 

만약 수행적인 문제라면

생각을 좀 바꿔보면 어떻겠느냐?’ 이렇게 얘기해 볼 수 있어요.

본인이 수용을 하면 활동을 계속할 수도 있겠죠.

상담을 하라는 것은

그의 상황을 한 번 점검하라는 의미입니다.

법사가 그 사람의 생각을 바꿔야 한다고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러면 법사들의 책임이 너무 무거워지니까요.

 

전법회원이 활동을 그만두고 싶다고 할 때

너무 행정적으로

, 그만두세요.’ 하는 것보다는

그래도 법사가 그의 사정을 한 번 들어보고

격려라도 한 마디 해주는 게 좋습니다.

그래, 그동안 수고했습니다.

앞으로 일반회원 하시다가 다시 형편이 되면 전법회원을 또 하셔도 됩니다.’

이렇게 한마디 해 주라는 거예요.

 

일반회원으로 활동을 하다가

필요하면 다시 또 생각을 바꿀 수도 있으니까요.

공동체도 회향을 하려면 반드시 입승법사와 먼저 상담을 해서

입승법사의 승인을 받아야 법사단에 회향 안건이 올라옵니다.

 

그리고 정승도 저하기 싫으면 어쩔 수 없다라고 하잖아요.

또 요즘은 상대가 싫어하는데

두 번, 세 번만 얘기해도

스토킹이니, 추행이니, 잔소리니 온갖 얘기가 나오는 세상입니다.

본인들이 원하면 상담을 해주거나 여러 가지를 도와줄 수 있죠.

그러나 본인들이 원하지 않으면 방법이 없는 거예요.

아무리 내가 해 줄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하더라도

본인이 원하지 않으면 해 줄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본인들이 아무리 원해도

내가 시간이 없거나 능력이 안 되면 또 해줄 수가 없어요.

 

정토회에서 법사가 효율적으로 쓰이지 않는다고 판단이 되면,

전국 법사단 회의를 해서 다른 역할을 만들어 해도 됩니다.

법사들이 해야 할 일이 사실 굉장히 많잖아요.

 

법사가 해야 할 일이 별로 없다면

신규 법사를 배출하기보다

지금 있는 법사들이 일을 잘 나누어하도록 배정을 해도 됩니다.

 

먼저 우리가 우리의 역량을 평가해야 해요.

지금 법사들이 지칠 정도로 일이 많다면

신규 법사를 더 배출해야 합니다.

법사들의 역량이 남는다면

정토회 활동 중에 대중이 지금 감당을 못하고 있는 역할을 법사단에서

새롭게 개척할 수도 있습니다.

 

법사가 너무 대중의 일에 간섭을 하면

대중의 주체성이 상실되고,

반대로 대중과 너무 멀어지면

오히려 역할 분담이 안 됩니다.

 

법사가 너무 대중과 분리되어 있다고 생각하면

역할을 조금 더 하고,

지나치게 간섭한다고 하면

조금 자제하면 됩니다.

 

대중이 또 너무 법사들의 역할을 배제한다면

대중부에 이야기해서

정토회를 더 발전시키려고 법사와 행정의 역할을 나눈 것이지

네 일, 내 일을 구분하기 위해 나눈 것이 아니다.’라고 설명을 하고

역할을 부드럽게 나누면서도

전문성이 살려지도록 해나가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대중부와 법사단이 한 번 합동 회의를 해야 합니다.

각 지부별로 지회장과 지부 법사님들이 회의를 하고,

전국 법사단과 전국 지부장도 회의를 해야 합니다.

 

대중에게 법사가 어떤 부분을 도와주면 좋을지,

아니면 법사가 너무 간섭하는 것이 있는지

이런 것들을 서로 마음 나누기를 하면 소통이 잘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오늘 법사단연수에서 제안된 내용도

대중부와 함께 나누는 시간이 없잖아요.

연수원에서는 이런 것을 고려해서

다음 정일사 때는 상호 간에 소통하는 장을 만들어줘도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