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륜스님/2001년 그 시절

[2001년 그 시절 젊은 법륜스님의 즉문즉설] 기도를 잘못하고 있는 걸까요?

Buddhastudy 2024. 7. 9. 19:14

 

 

 

스님,

저에게는 고3 아들이 있습니다.

100일 기도 입재 들어가서

50일쯤 기도하고 나니까

아들이 재수를 하겠다는 거예요.

남편도 100일 기도 입재를 했는데

마침 대전 지사로 발령이 났어요.

근데 본인이 너무 불만족스러워 해요.

어떻게 기도가 잘못된 걸까요?//

 

 

이럴 거고 남편 이럴 거예요.

기도하고 연관을 시킬 필요는 없어요.

그러면 이런 질문 안 할 뻔 했구나.

 

기도를 해도 이 세상에 온갖 일이 일어나고

기도를 안 해도 이 세상에 온갖 일이 일어나는 거예요.

온갖 일들은

기도한다고 일어나고, 기도 안 한다고 안 일어나고

이런 게 아니야.

 

기도라는 거는

이미 일어난 일을 어떻게 내가 바라보느냐?

이 문제라니까.

 

이 일이 왜 일어났느냐?’

이런 게 아니라

이런 일이 일어났을 때

기도를 하는 사람은, 수행자는

이것이 도리어 나에게 도움이 되는

이걸 이겨낼 수 있는

이게 별거 아닌 걸로 받아들여지는 사람이 되고

 

수행을 안 하는 사람은

큰일이 되고 괴로움이 된다.

그 차이뿐이에요.

기도하고는 아무 관계가 없어.

 

근데 본인의 얘기를 들어서

지금 질문의 내용을 굳이 봐서 말한다면

본인은 기도를 안 하고 있는 사람이 속해.

 

이런 문제를 기도하고 연관시켜서 본다는 거는

기도를 하면

바깥에 있는 어떤 일이 좀 좋게 됐으면 좋겠다

이런 관점으로 지금 기도를 하고 있단 말이야.

 

이 바깥 사물에 일어나는 사건은

좋은 것도 아니고 나쁜 것도 아니에요.

그냥 일어나.

 

교통사고가 일어났다. 그래서 반드시 나쁘다 이렇게 보면 안 돼.

시험에 떨어졌다, 나쁘다 이렇게 보면 안 돼.

 

그건 지금의 내 생각이고

그런 일은 하나의 현상이란 말이야.

그건 좋은 것도 아니고 나쁜 것도 아니고.

 

물음에 대해서 답하는 게

좋은 것도 없고 나쁜 것도 없어.

그냥 그거야.

그걸 어떻게 내가 보느냐에 따라서

좋은 게 되기도 하고 나쁜 게 되기도 해.

 

그런데 수행을 안 하면

그 좋고 나쁜 거에 맨날 끌려가

괴로워하고

수행을 하면 어떠냐?

보통 사람이 나쁘다고 하는 것도

자기는 좋은 점을 거기서 발견하게 되기 때문에

문제가 별로 안 돼.

 

내가 사는 둥게스리 지역에

총을 들고 강도가 가끔 나타나서

사람들이 죽고 우리도 피해를 보고 이러니까 나쁜 거지.

 

근데 그게 꼭 나쁜 것만 아니야.

그런 사건이 안 일어나면

그 지역이 처음에는 무서운 지역인데

우리가 들어가서 이렇게 살기 때문에

거기에 부동산 투자를 하거나

외국에서 절 지으려거나

이런 게 엄청나게 들어오려고 밑에서 하는데

강도 사건이 한 번 날 때마다 겁을 내고 못 들어오거든.

 

그러니까 그것이 교통을 불편해 하고

우리가 거기에 저녁마다 보초를 서야 하는 불편이 있는 반면에

이거는 우리가 감내할 수 있는 일이지만

그런 도시에 있는 사람들이 몰려오거나 외국인들이 몰려와서

중구난방으로 개발하는 건 우리가 막을 수가 없는데

그런 사건들이 그걸 지금 막아주고 있어.

 

그러니까 그게 반드시 나쁜 게 아니에요.

그걸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서 다른 거야.

 

그러니까 그런 것이 나쁘다, 이런 관점에서

사건이 안 일어나면 좋지만

사건이 일어나면 그것도 좋은 측면도 있기 때문에

우린 다만 우리를 보호하는 데만 염려하지

그걸 두려워하거나 그걸 갖고 못 살겠다거나 그렇지 않단 말이야.

 

내가 재수를 하겠다 하면

큰일 난 줄 아는데

수행하는 사람은 아니지.

 

그럼 재수를 왜 하려고 그러냐?

이렇게 애들하고 충분히 대화를 해가면서

학과를 조금 낮춰서 가는 길을 찾을 수도 있고

정말 본인이 원한다면 재수시킬 수도 있고

그게 아무 큰일이 안 된다는 거야.

 

그럼 남편이 어떻게 하겠다? 이것도 마찬가지

전에 같으면 이래야 된다 저래야 된다.

이래 안 되면 큰일나고 이러지만은

서로 의논해서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 생긴 일이잖아.

행복한 길을 찾는 거야.

 

돈에 집착하면

우리가 다른 걸 잃을 수가 있어.

이 경우에 남편이 하는 게

내가 보기에 조금 단결이다 싶으면

내 의견을 충분히 의견 내서 합의 볼 수도 있고,

또 내가 생각을 버리고 남편의 의견을 따라서 또 그렇게 살아보는 길도 있어.

 

중요한 거는

인생이 살면서

매일매일 보람 있고 자유롭고 행복한 거지.

돈은 그거에 의한 하나의 필요에 조금 있을 뿐이지

그게 중요한 거는 아니에요.

 

시험도 시험 걸리는 게 부모가 볼 때는 중요한 것 같지만

그게 중요하지 않아.

지금 우리 국회의원 되고 정치인 된 사람들 중에도

옛날에 막 감옥 갔다 오고 그런 사람들도 많이 있잖아. 그지

 

그 부모들이 볼 때는 그 감옥 가고 뭐 한 게 큰 실패한 것 같지만

감옥 본 덕택에 어때요?

별 덕택에 높은 사람이 되는 사람 많잖아.

젊은 나이에 국회의원 되는 사람 많잖아.

그게 뭐 밑에부터 순서 밟아가 되려고 그랬으면

나이가 40이나 50 돼야 되는데

스물몇 살에 되는 사람도 있잖아.

 

그러니까 그건 어떤 건 좋다, 나쁘다고 보면 안 돼.

정진하는 사람은 사물을 그렇게 본다는 거야.

그렇게 보기 때문에

딱 자기 기도만 하고, 조용히 사물을 보면서

그 대화를 나누고

어떤 일이 벌어졌을 때 가족이 다 큰일이라 해도

거기에 유리한 점이 어떤 게 있는지를 살피고

이렇게 해 나가는 힘을 키우는 거다.

 

부처님의 가피가 그런 겁니다.

부처님이 나에게 그렇게 힘을 주시는 겁니다.

부처님이 걸리게 해주고, 떨어지게 해주고

이런 힘을 준다.

이렇게 생각하지 말아요.

그건 아주 부차적인 일이다.

 

됐어요?

결론 내줘야 돼?ㅎㅎ

여기까지 하지.